연장전 치른 4명 포함, 8위까지 태극군단이 독식
최나연(23. SK텔레콤)이 드디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10차례 대회에서 우승 없이 4번의 '톱 10'을 기록한 최나연은 이 대회에서 결코 쉽지 않은 마수걸이를 했다. 하지만 이날 연장전을 펼친 최나연을 포함한 4명의 선수가 모두 한국 낭자군이었고, 이들 외에 톱텐 중 8위까지를 한국 낭자군이 차지했다는 점에서 한국 골프팬들은 가장 극적인 이벤트를 전혀 부담없이 지켜보는 특권을 누린 셈이었다. LPGA에서 공한증이 어떤 반작용을 가져올 지 진짜 심각하게 걱정해야 할 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GC(파71. 641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 클래식 최종라운드에 챔피언조로 나선 최나연. 잔날 3라운드까지 1타차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최종일 경기에서 이븐파에 그친 최나연은 김인경(22. 하나금융그룹), 김송희(22. 하이트),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26. 한국명 김초롱) 등 3명의 추적자들에게 동 타를 허용하면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마쳤다.
그리고 연장전을 벌이는 우여곡절 끝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냥 동 타를 허용한 것이 아니라 이날 경기결과만 놓고 보면 역전을 허용하며 끌려 다니다 극적인 따라잡기에 성공한 뒤 재역전한 셈이었다. 이날 라운드는 그만큼 극적이었다.
이날 최나연은 퍼팅에 애를 먹으며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한 반면, 김인경과 김송희, 크리스티나 김, 그리고 신지애 까지 무서운 기세로 추격전을 전개하면서 라운드 중반 역전을 허용해야 했다. 3김의 공동선두 그룹에 1타 차로 끌려가던 최나연은 마지막 홀에서 극적인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 들어간 최나연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3김을 따돌리면서 시즌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생애 통산 세 번째 우승이자 시즌 첫 승인 이날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 들어 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며 순항했던 최나연의 우승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쉽지도 않았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했으면서도 3명의 한국 낭자군에게 연장을 허용하여 한국 선수 4명이 연장전을 벌이는 극적인 이벤트를 연출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4명의 선수는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승부는 두 번째 홀에서 갈렸다. 17번 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전에서 4타 만에 홀을 빠져 나간 최나연은 나머지 3명의 선수들이 버디 추가에 실패하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은 이들 연장전을 펼친 4명의 선수 외에 신지애가 이들에 1타 뒤진 5위를 차지하는 등 1위부터 5위까지 한국낭자군이 독점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리면서 맹장수술 후에도 쉬지 않고 강행군을 불사하고 있는 신지애(22. 미래에셋)는 이 날만 7언더파를 기록해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단독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박인비(22. SK텔레콤)가 신지애에 한 타 뒤진 6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공동7위 그룹을 형성한 박희영(23. 하나금융그룹)과 이미나(29. KT)를 포함해 10위 내에 8명이나 포함되는 등 한국 여자골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떨쳤다. 1위부터 8위까지 LPGA 태극군단이 점령한 경악스런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