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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그리움인가, 사랑인가?
목 차
<백해무익한 벗>
<결국은 한이 되어>
<연민인가 봅니다>
<돌아올 수는 없는가요>
<언제 오시렵니까?>
<잠 못 들게 만듭니다.>
<애증(愛憎)은 추억이 되고>
<나는 목이 마릅니다>
<그리움인가, 사랑인가?>
제11장 그리움인가, 사랑인가?
<백해무익한 벗>
천생의 연을 만나지 못한 인간의 허전한 마음은 그 누구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가슴 스미는 그리움을 하게 되는 것이 인간 태초의 본능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움의 끝, 그것은 초연하는 것이며, 하늘의 끝에 닿는 그것이 사랑입니다. 사람은 살면서 만남을 갔습니다. 만남에 아름다운 사람은 그 사람에게 향기가 느껴집니다. 그 향기로 오랜 여운을 남기기도 하고, 그 여운의 그리움으로 행복해, 할 수 있으며 그 그리움은 마음에 담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리움의 끝은 어디입니까? 못 견디게 그리울 때까지 참고 또 참아서 견딜 수 없을 만큼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람, 그 그리움의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견뎌 보도록 합시다.
보고 싶은 사람 보지 못하고 만지고 싶지만 만질 수 없는 그 안타까움, 그래도 참아야 한다면 참고 또 참아 봐야 하겠지요.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의 끝이 보일까요, 그대가 그리워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떠난다는 것은 그리움이라는 사실 하나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질 때, 즈음 혼잣말로 늘 만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보고 싶다. 어느 날은 밤이 무척 길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늘 나와 마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 같은 그리움입니다.
그 그리움을 붙잡고 있으면 오래된 사연 하나가 생각납니다. 보고 싶다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어도 그대가 그리워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당신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합니다. 몹시도 가슴 시려오는 계절이 되면 오랜 세월 마음속 깊이 간직해온 사랑의 흔적들이 보고 플 때마다 그리울 때마다 하나둘씩 고이 꺼내서 마주 대하며, 당신의 부드러운 눈길 속에 오래 머물러 당신의 따뜻했던 향기 속에 안기겠습니다.
가슴 속 깊이 혼자 홀로 오래도록 간직해 온 사랑은 오로 시 그대로 제 몫입니다. 그리운 사람 보고파서 가슴 저리고 보고픈 사람 못 만나서 마음이 괴롭습니다. 아아! 이 그리움의 끝은 어디에서 멈추게 되고 이 보고픔의 끝은 어디에서 마침이 될까요. 유난히 오늘은 오랜 세월이 쌓여 진 그리움들에 가슴 시리고, 흘려보내지 못한 보고픔에 목이, 매입니다.
언제가 돼야, 모두 멈추게 될까요. 아직도 그대를 향해 눈물이 흐르는 것은 그대를 향해 다 흘려보내지 못한 나의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그대를 향한 서러움이 흐르는 것은 그대 모습을 내 가슴속 깊이에서 풀어 놓지 못한 까닭입니다.
언제가 돼야 이 눈물들이 모두 멈추게 되고 언제쯤에야 이 서러움들이 모두 그치게 될까요. 서러움에 오래 젖어진 눈물이 바람을 타고 흘러갑니다. 그대 때문에 웃고 그대 때문에 울 수 있다는 것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으로 즐겁고 당신 때문에 우울한 날이 되는 것은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사랑은 나 아닌 그 사람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바라볼 사람이 없고 찾아갈 집이 없고 머물 방이 없을 땐 떠나야 하듯이 이제 곧 우리에게도 영원한 로그아웃을 해야 할 때가 다가옵니다. 모든 것이 빠져나간 빈자리 엔 한때 내가 사랑했던 것들마저도 모두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떠날 때를 몰랐기에 여태까지 그리움에 주절대고 살았나 봅니다.
삶에 있어 이별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다시 태어남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인연에 있어 이별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다시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운명은 잡는 자의 것이며, 스스로의 선택이라 합니다.
하지만 그리움은 남겨진 자의 영원한 몫인가 합니다. 헤어졌다고 그리움이 없어집니까? 그대가 떠난 후 내내 어둠만 찾아, 다녔습니다. 회상의 언덕을 넘나들며 일상은 놓아버렸습니다.
어둑어둑 새벽을 알리는 기적소리 공연히 들창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 아픈 만큼 무거운 빗소리가 돌아섰다고 들리지 않겠습니까? 사랑의 속삭임이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데 안녕을 고하던 울음이 아직도 가슴을 헤집고 있는데, 잊겠다고 해서 그리움이 놓아 집니까? 그대를 그리는 이 마음 오늘 뜬 저 달이 어제 달과 같지 아니하고, 오늘 핀 저 꽃이 어제의 꽃과 다르니, 꽃은 변하고 달은 바뀌지만,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은 여전히 새롭기만 합니다.
달 속에 그대 얼굴 비취고 꽃 속에 그대 향기 가득하니 달을 타고 꽃길 따라 그대 머문 곳 찾아볼까, 깊어가는 가을밤 그대를 그리는 이 마음 다함이 없습니다.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도 쓸쓸한 일입니다. 가슴속까지 뻔히 들여다보고 물살처럼 빠져나가는 외로움을 작은 가슴 하나로 받아 내는 일은 때론 눈물에 겨운 일입니다.
하염없이 흐드러지며 눈앞을 나 뒹구는 햇살 몇 줄기에도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무심코 불어오는, 찬바람에도 몸서리치게 추운 것이기에 어쩌면 세상을 혼자 산다는 것은, 무모한 오만인지도 모릅니다. 그리워할 수 있을 때 그리워해야 합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합니다. 다하지 못한 말, 언저리 깊게 배어 내어 주절주절 뱉어도 내어야 합니다. 가슴 시리도록 허전해 오면, 목 놓아 이름도 불러 보고 못 견디게 보고픈 사람은 찾아도 보아야 합니다. 가끔은 무작정 달려가 부둥켜안아도 보고, 그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느껴도 보아야 합니다. 그립다는 건 아직 잊혀, 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그리워할 수 있는 마음에 차라리 감사합니다. 곧 그리움마저 잊혀, 질 테고 진실이라 믿었던 순간들마저 사라지는 시간이 오면 그리워할 수 있는 마음조차 없어질 테니까요.
그리워할 수 있는 지금, 이 마음에 감사합니다. 사랑은 믿음입니다. 그리움도 이와 같다고 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잘못된 거라는 것을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알았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살기 위해서 변해야 하니까 변해야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평생, 함께 하자던 옛 맹서는 옛, 맹서인 것을 나는 미련하게 평생을 달고 살려고 했습니다. 평생, 함께 하자던 친구는 이미 떠나고 없었습니다. 사람이 변하면 사랑도 변하고, 사랑이 변하면 사람도 변합니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법칙입니다.
하긴 뭐 놓아준다고 가고 붙잡는다고 아니 가던가요? 올 때는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던 사람들이 떠날 때는 언제 정중히 말하고 떠나던가요? 지구는 돌고 돕니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습니다. 이런 세상에 그대로인 것이 있겠습니까? 변하는 게 세상 맞고요, 돌아서는 게 사람 맞습니다. 시간이 항상 그때 그 자리에 서 있던가요? 그러나 세상이 다 변해도 변치 않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한때는 우리의 배부름으로 다가오더니 어느새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처럼 처치 곤란하게 남아버린 빡빡 문질러 씻어도 혓바닥의 백태처럼 쓸모없이 먹은 흔적과 지난 시간의 흔적만 남기는 몹쓸 놈의 그리움입니다.
사실 이놈은 예고 없어 어느 날 비와 바람이 불면, 커 가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 모르게 쌓여가는 어디에도 쓸데가 없는 백해무익한 벗인가 봅니다.
<결국은 한이 되어>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임은 쉽게 떠나도 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랑하던 임이 떠난 후에도 혹시나 하는 기다림은 계속되는 것이며, 이러한 기다림이 그리움을 낳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다림의 세월 동안 그리움은 점차 원망으로 바뀌게 되고, 이 이별과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과 원망은 결국 한이란 정서를 생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사랑으로 인한 맺힌 한이 셜온님 보내노니 가시는 듯 도셔 오쇼서로 애원하는 심정으로 그리고 떠난 임을 그리워하며, 언약도 없이 돌아올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속에서 맺혀진 외로움과 고통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라, 다짐하고 맹서 했지만 어찌할 수 없이 떠난 임을 그리워하고 원망하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것이 정한(情恨)의 눈물인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민요 <강원도 아리랑>과 <정선 아리랑>을 중간에서 따 만든 <한오백년>의 가사를 보면 이러한 한의 정서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임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 백사장 세모래 밭에 칠성단을 보고 임 생겨 달라고 비나이다. 청춘에 짓밟힌 애끊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리. 한(恨)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나는 못 살겠네.
꽃답던 내 청춘 절로 늙어 남은 반생을 어느 곳에다 뜻 붙일꼬. 살살 바람에 달빛은 밝아도 그리는 마음은 어제가 오늘. 나리는 눈이 산천을 뒤덮듯 정든 임 사랑으로 이 몸을 덮으소.
지척에 둔 임을 그려 살지 말고 차라리 내가 죽어 잊어나 볼까. 으스름달밤에 홀로 일어 안 오는 임 기다리다 새벽달이 지샜네. 기구한 운명의 장난이런가, 왜 이다지도 앞날이 암담한가.
첫째 연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임아, 정(情)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나네에서 우리는 한국적 연정의 절정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나버렸을 때 당분간 실의에 빠졌다가도 그것을 결과로 받아들이고 다른 연인을 찾아보려는 것이 서양문화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방식이라면, 정의 문화 속에서 과정을 중시하는 한국인은 이별을 결과로 받아들이지를 못하고 그리움의 눈물로 세월을 지새우게 됩니다.
임이 떠난 것은, 하나의 단면적인, 사건이고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일 뿐이며,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순간까지 쌓아온 정인 것입니다. 정은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에게 연정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기까지 함께 해온 희노애락의 역사를 대표하는 것인 만큼, 임과 이별하였다고 해서 당장 없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입니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통해서 쌓아온 정은 이성과 합리성 그리고 현실을 초월하는 힘을 가진 듯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정은 사람으로, 하여금 감성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정의 속성이 바로 지척에 둔 임을 그리며 살지 말고 차라리 내가 죽어 잊어나 볼까 하는 마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입니다.
떠난 임을 오랫동안, 길게는 평생을 그리워하고 못 잊어, 하는 것이 한국적 사랑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리움은 한이라는 또 다른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연민인가 봅니다>
보고 싶다. 너무나, 너무나 보고 싶다. 너무나 보고파서. 가슴이 미어질 듯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미치도록 보고 싶은 밤이면 여태껏 씩씩하게 참았던 눈물마저 흘러내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보고 싶습니다. 미치도록 보고 싶어 죽을 만큼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생각만 해도 그리운 사람 바라만 봐도 행복할 것 같은 그 사람, 연인 같은 친구이고 친구 같은 연인이고, 싶습니다.
기쁜 일이 생겨도 슬픈 일이 생겨도 제일 먼저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 가까이 있으면 뜨거운 포옹을 하고픈 사람 언제나 다정한 미소로 내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은 사람, 내가 힘들 땐 다정한 음성으로 다가오는 친구 같은 인연, 오늘은 더 보고파지는 이 마음 그대를 생각하며 좋아할 수 있다는 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왜 그럴까?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리움이 밀려듭니다. 기다림이 너무 길면 가슴에도 비가 내립니다. 다 잊은듯한 기억 속에 추적추적 비가 내립니다. 잠 못 이루는 날 슬픔의 무게에 짓눌리며 심장이 젖어 듭니다. 무슨 놈의 사랑은 같이했던 날보다 헤어진 후 그리운 날이 더욱 많은 것입니까?
기다림은 사랑보다 깊은 아픔으로 밀려듭니다.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 걸어 두었는데 돌아보면 반나절 같은 인생 아침 햇살 같은 눈부신 사랑들이 저녁노을처럼 불 그래 빛바래지는 해, 지난 시절 바라보면 까닭 없이 가슴이 미여 옵니다.
때때로 텅 빈 들판에 홀로 걷는 사람이어라. 한때는 동행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끝내는 홀로 먼 길을 가고 있음이라,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음이라. 손등에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혼자 울고 싶었음이라.
나이, 값도 해야지 이 나이에 노숙해질 때도 됐는데 아직 더운 눈물이 남아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다니, 사랑이란 말 가시덤불 속에 핀 한 송이 찔레꽃의 한숨이어라!
이글은 내가 생애에 최초로 사랑에 버림받은 경험담을 적고자 함입니다. 지금에야 생각하면 나는 모솔이 확실합니다.
이 나이 될 때까지 연애 같은 연애 한번 해 본 기억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2~3년 전에 나는 집 앞 복지관에 실버댄스 교실 초급반에 등록 했습니다. 처음 걸음마를 배울 당시 상대는 키가 적당히 어울리고 학습 진도도 비슷하고 내가 모자라면 그가 리드하고, 건전한 방향에서 그가 부족한 부분은 내가 도움을 주고 그렇게 해서 그해 연말에 짝지가 되어 시민회관 합동 경연대회에 나는 수줍음에 주춤하게 있을 때, 그녀가 나를 추천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참가했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짝지가 되어 약 10개월 정도 노래방에도 가고 당일치기 관광도 다녀봤고, 댄스 교실 수강생 합동 콜라택도 둘만의 짝지로 즐겁게 놀기도 했습니다, 서로 손은 잡았고 입맞춤까진 못했지만 한 이불 덮는 내 아내보다 더욱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시민회관 공연을 끝낸 뒤 매정하게 나를 뿌리치고 그 분야에 당시는 나보다 월등히 잘하는 족속과 보란 듯이 노닐고 다닙니다. 나는 그녀와 바깥에서 2개월에 한 번 정도 외식을 했다면 그들은 구내식당도 다니면서 점심을 매일같이 먹는다고 합니다. 연애질의 캐리어도 내 보다는 성숙한 게, 사실인가 봅니다. 그렇다고 그 여인이 내게 무슨 감정이 있은 것도 아닌데 헤어져야 하는 이유도 일언반구 말 한마디 없이 나를 보란 듯이 뿌리치는 것입니다. 이들이 내 눈에 보이질 않으면 쉽게 잊혀, 질 것도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피해 복지관을 안 갈 수도 없고, 내가 그녀를 뿌리쳤다면 또 모르겠지만 상대가 내를 싫다 하며 갔는데, 왜 이렇게 내 삶의 자존감을 망가뜨리는 것입니까? 내가 보는 앞에서는 더욱 보란 듯이 촐랑댑니다. 가소롭고 괘씸하고 무식한 연놈들 아주 저주스럽습니다. 퉤!, 퉤다! 야이, 연놈들아! 하며 팡 개를 치고 싶지만, 신사 체면에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1년 넘게 저주하며 세월을 보냈습니다. 차츰 내 삶이 성숙해 졌는지 요즘 들어서는 연민의 정이 싹 터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내가 사교댄스를 배워서 사람에게 버림받은 첫 번째 경험입니다. 댄스 세계가 그러한 곳임을 알고 못난 이 글을 적어 봅니다.
내가 스스로 상대가 잘 되기를 바란다 해도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 사랑은 짝사랑에 불과 한 것입니다. 나와 같은 이런 일들이야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찬바람을 맞은 당사자의 감정은 몹시 씁쓸하여 처음에는 견디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상대의 의사가 그렇다면 깨끗이 보내주는 신사도를 보여줌이 옳을 것임에도 감정정리 하기가 쉽지가 않은 것입니다. 나는 사춘기 시절에 느꼈던 옛사랑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나는 짝사랑을 그리며, 이 밤에도 노래를 합니다. 내 사랑하는 그대여! 그대에게 가는 길이 험하고 멀어, 내 발은 부러 터고 내 눈과 귀는 그대 향해 열려있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돌아와 주오. 말할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 없이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버리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내 가슴에 머물 사람, 이쯤에서 다시 돌아와 주오. 찬 이슬에 젖은 잎 새가 더욱 붉듯이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말갛게 우러나와 고운 빛깔로 변했음이라. 함께한 세월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음이라. 가고 오지 않는 연민의 정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좀 더 기다려보리다. 더 많은 짝사랑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더 오랜 짝사랑이 수치도 아닙니다. 그대가 먼저 손 내민 기억은 나지 마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그댈 지키고 싶습니다.
끝도 알 수 없고 크기도 알 수 없이 커가는 그리움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마주침만 있다 해서 가까워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살다 보면 느낌이 좋고, 생각하면 웃음 나고 그런 그리움이 목덜미를 간지럽힙니다,
이제 모든 껍질 훌훌 벗어내고 정직하고, 진실하고, 솔직하게. 그대가 묶어놓은 끈들 하나씩 하나씩 풀어 보오, 이쯤에서 다시 돌아와 주오. 비, 개인 뒤, 햇살, 눈부시오, 창틈으로 솔솔 드는 바람 싱그러워 당신 생각 더욱 간절하오. 바라보는 시선 항상 생기 있는 당신 그런 당신이 내 옆에만 있으면 좋으련만, 가슴으로 토해내는 이 열정 모두 당신 것이길 바라면서, 심장을 후벼도 웃으며, 떠나는 당신을 위해 축배를 들어줄 여유가 내겐 없었습니다, 행복 하라며, 손 흔들 수 있는 여유도 없었습니다, 사랑은 변하고 환상은 깨어지고 비밀은 폭로되는 것, 그것이 인생의 세 가지 절망입니다,
묵은 수렁에서 거듭거듭 깨어나면 홀로 사는 즐거움도 있지 않으리까? 내 곁에 그대 없음이 서러워 걷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이맘때가 되면 지팡이 들고 석양 길 따라, 나섭니다. 이것이 그리움의 연민인가 봅니다.
<돌아올 수는 없는가요>
헤어진 옛, 여친이 보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게 전 여친 입니다. 우리가 전 여친을 보고 싶을 때는 이 밤이 너무 외로운 것입니다.
어디 연락할 곳도 없고 술김에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예뻤던 전 여친의 얼굴이 생각나기 시작하는 순간에 연락을 시작합니다. 카톡프사가 바뀐 걸 보았는데 전 여친의 셀 카가 너무 예쁜 것입니다. 이렇게도 예뻤었나 싶기도 하고 뭔가 살 빠지고 더 괜찮은 사람으로 달라졌을 때 전 남친 들은 갑자기 아쉬운 마음도 들고 이런 여자를 내가 놓치다니! 하는 생각을 하며, 후회하게 되는 것입니다. 집에 있는데 갑자기 연애할 때의 물건이 나왔거나 방치된 지갑을 정리하는데 전 여친의 사진이 나왔거나 기념일에 선물 받았던 물건들을 보았을 때 갑자기 보고 싶어지는 것이 전 연인들입니다.
전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는데 현재 연인과의 관계도 잘 되질 않고 할 때, 과거 연애를 비교하면서 그때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순간, 전 여친이 보고 싶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아무리 전 여친이 보고 싶다 해도 지금은 아무 때나 만날 수 없는 남이랍니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해, 라는 노래말이 생겼나 봅니다.
연애할 때 오만가지 감정이 생길 정도로 생각도 많아지고 그 사람에 의해 내 감정이 휘둘리게 됩니다. 사실은 연애가 마냥 좋지는 않은 것입니다. 행복할 때도 있지만 힘들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더 많이 좋아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우위에 있는 것처럼 이용하려는 사람이 나쁜 것입니다.
내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 자책하지 마십시오. 나는 진심을 다, 했고 감정 앞에 솔직했습니다. 내 밑바닥을 드러나게 만든 사람과의 인연은 아무리 힘들어도 끊어 내는 것이 옳습니다.
그 사람은 나를 아프게 할 존재이기 때문이며,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면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할 테고, 때로는 그 단점이 마음을 너무 힘들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돌아서지는 말 아야 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한번 신경 쓰기 시작하면 그 무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당장 지금이라도 헤어져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 잠깐의 순간만 잘 견뎌내면 다시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 단점을 모두 참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끝까지 노력해보자는 의미입니다.
서로를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후회만 남을 테니까 말입니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지금 저 여자는 사랑하고 있나 봐, 라고 누구나 느끼게 하는 그런, 여자이고, 싶습니다.
눈짓 하나, 얼굴표정 하나를 보거나 멀리서 바라볼 때나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섞여 있을 때라도 누가 봐도 사랑을 하고,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여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변함없이 사랑에 빠져있는, 여자의 느낌을 주고 싶고, 멋을 내었을 때나 집안에서 평상복을 입었을 때라도 마찬가지로 표정과 행동에서 그런 아름다운 생각을 하게 하는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을 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세요. 내일은 상상 속에만 있는 것이며, 아무도 내일의 사랑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세월이 가도 매일 오늘만 사는 것입니다.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습니다. 그 사람을 붙잡고 싶으면 잡을 수 있을 때까진 잡아야 합니다. 자존심도 없는 미련쟁이로 비칠 수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아직도 그 사람이 좋은데 말입니다. 미련은 미련하게 행동해야 완전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 끝이 비참하더라도 붙잡을 노력은 해봐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후폭풍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마십시오. 후폭풍이 왔다고 해서 더 많이 사랑하는 것도 아니며 후폭풍이 안 왔다고 해서 덜 사랑한 것도 아닙니다. 사랑의 크기를 재지 마십시오. 후폭풍과는 상관없이 당신은 당신대로 살면 되는 것입니다.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고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부터 깨달았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그대가 그리워 술 마시고 울면서 전화하면 당신이 싫어할까 봐, 밖에 나가 친구들도 만나고 밝게 지내면, 당신이 서운하다 할까 봐, 카톡에 밝은 노래를 올려놓으면 내가 당신을 잊었다고 생각할까 봐, 매일 잠도 못 자고 당신 폰 기다리는 거 알까 모를까 혼자 있으니 생각이 참으로 많아집니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보니 내가 참 불쌍해집니다. 내가 이렇게 힘들 때 기댈 사람을 생각하면 당신밖에 없을 것 같고 자꾸만 당신 생각만 나고 몸과 머리가 무거워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기분이 듭니다. 데굴데굴 굴러보아도 고독은 줄지를 않습니다. 아, 음, 하고 신음을 해 보지만 고독은 줄지 않습니다. 팔다리를 버둥거려 봅니다. 고독은 그래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기저기 무턱대고 폰을 누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밤에는 누구와 얘기를 하면 할수록 고독해진다는 걸 지겹도록 잘 알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방에서, 무심코 텔레비전을 켜는 바람에 요란한 소리가 쏟아져 나오면 더욱 고독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혼자라는 외로움이 당신을 만나 그리움이 되었고 나라는 존재가 당신이라는 의미를 알았을 때 우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늘 부족 했지만, 당신은 늘 내게 완전함을 채워 주었고, 당신과 내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불러 졌을 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께한 우리는 이미 서로의 그리움이 되어버렸다. 해서 아침에 눈 뜨기 전 늘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눈물이 흐르네요. 보내고 싶지 않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마지막 끝으로 당신 모습 보려고 비 오는 저녁에도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기 걸렸나 봅니다. 콧물이 나옵니다. 머리에 열도 나고 가슴도 끓어오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유 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 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 달라는 이 터무니없음을 용서하고, 돌아올 수는 없는가요.
<언제 오시렵니까?>
기억하십시오.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길이 너무 멀어 보일 때 어둠이 밀려올 때 모든 일이 다 틀어지고 친구를 찾을 수도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십시오. 내게도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웃음 짓기 힘들고 기분이 울적할 때 날아 보려 날개를 펴도 날아오를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십시오.
내게도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시간은 벌써 다 달아나 버리고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 버릴 때 조그만 일들이 당신을 가로막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때, 그때는 기억하십시오. 내게도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사랑하는 이가 멀리 떠나고 홀로 되었을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 혼자 있다는 사실이 한없이 두려울 때 그때는 기억하십시오.
꽃향기가 향기롭다고 그대보다 황홀할까요. 꽃잎이 폼을, 낸다고 그대보다 아름다울까요. 보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기억이 떠올라 희미하게 그려지는 얼굴이라도 내 생애 끝나는 날까지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잊은 지 오래지만 그래도 살아가노라면 영상처럼 떠오르는 내 곁에서 맴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발자국 자국마다 새겨지는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서 어두운 창가에 몸을 내밀고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로 그대 음성 들으려 합니다. 그런 한 사람이 있습니다.
잊혀, 질만 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 마치 끊어지지 않는 밧줄처럼 영원히 사랑, 해야 할 한 사람인데 떠나버린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내가 여기 우뚝 서 있습니다. 살아가노라면 너무나 가슴이 아파 두 눈이 멀어지는 고통 속에 미치도록 보고 싶어 하는 그런 한 사람이 있습니다. 추억을 먹고 그냥 떠나버린 사람이 오늘은 왠지 더 많은 그리움이 되어 그 사람 보고 싶음에 나를 더욱더 사무치게 물들이는 밤입니다.
보고 싶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차라리. 내 영혼마저 죽어 그 사람에게 갈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라도 날아가고 싶습니다. 보고픈 사람. 이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베란다에 기대어 있으면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오늘같이 때 이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야속한 사람. 그곳에서도 이 비가 오려나 빗소리에 같이 실려서 소식 있을 때도 되었는데,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당신이 나를 향해 쓰는 편지라면 우리만이 아는 글자 되어 한 줄 한 줄 읽어 보련만, 언제 오시렵니까? 하늘에 까만 구름이 걷히고 소란스런 빗소리가 그치면 오늘은, 꼭 오늘은 당신의 음성이 들릴 것만 같습니다.
<잠 못 들게 만듭니다.>
보고픈 당신에게 그립다고 말을 하면 더 그리워질까 봐 그저 미소만 짓 습니다. 보고파 한다 한들 마음 뿐이기에 무엇 하나 줄 것이 없습니다. 지나온 세월 동안 두 마음이 함께 함에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그저 생각과 느낌만으로도 만날 수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이 행복이라 여기며, 사랑하는 마음은 꿈만 같고 현실의 삶을 초월할 수 없으니 그리움 속에 담겨있는 당신에게 그저 행복한 미소만 보냅니다.
늘 내 마음속에 당신이 있어 내 삶이 향기롭고 새로운 마음입니다. 현실의 벽 앞에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음이 서러움을 가져다주지만 맑은 그리움 하나 품고 살아오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고운 인연으로 살아가렵니다.
당신을 소중한 존재로 느끼고 그리워하면서 너무 많이 보고파 하지 않으며, 그저 소중히 바라보며 아껴주고 서로에게 아름다운 사랑이고, 싶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만 사랑할 수 있기에 당신 보고픈 생각에 미소 짓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걱정과 아픔에 더욱, 집중합니다. 예전에는 내일은 어떤 재미난 모임을 만들어 볼까? 누구와 새로운 일, 벌려 볼까? 설렘 가득한 일상을 살았다면 지금은 하루가 그저 무사하기만을 바랍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편안히 하루가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각보다 커져 버렸습니다. 쉽사리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을 찾아 나서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잃어버리면 어른이 된 거라고 했는데, 나는 어른이 다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이 사라진 것보다 더 아픈 건 하루가 그저 조용히 흘러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저 내 주위의 누군가가 다치지 않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만을 바라는 것입니다. 일상이 꼭 신나는 일이 생겨야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별일 없이 지나간 하루 안에서도 행복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원합니다. 당신의 일상이 별일 없기를 당신의 하루에 걱정이 생기지 않기를 나는 믿습니다. 복잡하고 소란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당신의 하루가 편안하면 나도 편안할 거라고 나는 바랍니다. 일상 속에 주어진 아픔이 없기를 그렇게 당신의 하루가 무사하기를 언제나 당신이 무사하기를, 그럼 나도 무사할 테니까 말입니다.
이유 없이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서 있는 날 시선을 한곳에 두지 못하고 마음도 한곳에 두지 못하고 몸만 살아 움직인 날은 진짜 사람이 그립습니다. 가슴 속 뒤주에 꼭꼭 숨겨두었던 속내 깊은 이야기를 밤새 풀어놓고 마음이 후련해질 수 있는 그런 사람. 나 역시 누구의 눈물을 걸러 줄 그리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조금만 더 깊게 생각했다면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을, 조금만 더 신중했으면 실수하지 않았을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그때 진짜 내 인생을 살았으야 했는데 새로운 인생, 새로운 나를 찾는데 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 걸까요, 그렇다고 지금 늦은 것도 아니지요, 시작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으니, 인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니까 말입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아직도 내가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당신과 함께 나눌 수 없는 오랜 세월들을 서로 비켜, 살지만 지난날 당신과 같이 함께했던 모든 순간, 순간들 그 느낌들이 당신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아련한 추억 속에 그리움 되어 보고플 때마다, 그리울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나를 밤마다 잠 못 들게 만듭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아직도 내가 낮 설지 않은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비록 당신과 헤어진 지 수십 년이지만 날마다 매일, 마다 보고 싶어서 가슴 절절히 삼켜야 했던 긴긴 시간 들, 그것마저도 지금은 모두 애틋한 추억이 되어 고즈넉한 저녁 무렵 외로울 때마다 진한 그리움의 향기가 되어 우리 서로의 가슴속 깊이 세월을 거슬러 잔잔하게, 젖어오는 꿈을 꾸어봅니다.
<애증(愛憎)은 추억이 되고>
같은 감정을 대부분 오래도록 지속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에 대한 사람의 감정만큼 덧없는 것도 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전에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을 아직도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는지를, 사랑으로 결혼하여 곁에 있는 사람에게, 조차 사랑의 감정은, 항상 똑같은 크기와 부피로 유지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을 당했을 때의 감정은 어떠하겠습니까? 처음에는 배신에 대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폭력적이 거나,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부을 정도로 격앙된 채, 감정의 조절조차 쉽지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그 원망의 감정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한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너무나 슬퍼고, 슬퍼서 스스로의 삶을 포기할 정도로 아파도, 시간은 점차 그 슬픔도 옅어지게 만듭니다. 미친 듯이 거리를 쏘다니고 술을 마시고 해도, 그건 잠시의 위로일 뿐,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증오는 사랑의 크기만큼 원망하고 아파해야 비로소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증오가 크면 클수록 스스로의 사랑 역시도 그 크기만큼 진솔했음입니다.
미워하고 증오하는 감정 역시도 마음 안에서 삭아야, 추억으로 남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감정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문제는, 시간에 맡겨두는 것이 더 현명한 것입니다. 그저 물 흐르는 것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지켜보노라면, 정말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증오 역시 사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사랑이든 증오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처럼 감정이라는 것은, 시간이란 여과 과정을 통해 걸러졌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가진다, 할 것입니다. 아마도 사람이 이별을 경험할 때마다 겪는 아픔이라면 몇 번이나 죽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별에서 오는 증오라든가, 서운함이라든가, 또는 이로 인해 생기는 시련은 자신에게 손해만 끼치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이를 통해 자아의 성숙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 자신만의 가치를 정립하게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인생관이나 철학도 생기는 것이고, 사랑이나 행복에 대한 관념도 성숙 될 것입니다. 이렇게 세월은 사랑이나 증오마저 추억으로 만드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 부모나 스승에게 회초리를 많이 맞은 사람일수록 더 많이 그리워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운 정도 정이란 말과 같이 증오 역시도 사랑의 일종이기에, 대상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그리움으로 변해가게 됩니다. 그렇게 원망했으면서도 죽기 전에 한 번쯤은 꼭 만나보고 싶은 첫사랑처럼 말입니다. 기다림이 길수록 당신에게 가는 시간은 늘 목마름이 있습니다.
시리고 아픔 뒤에 저 혼자 커가는 길처럼 외로움은 더해가고 제 키만큼 다 자라지 못한 사랑이 눈부시게 남아 있습니다. 당신으로 인한 세상의 문이 열리고 푸름으로 다가와 앉을 때 아름다운 그리움도 잊지를 못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채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닙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말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이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지나갈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옆에 남는 것입니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을 다 쏟고 상처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 같은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비 바람불어 흙탕물을 뒤집어쓴다고 꽃이 아닙니까? 다음에 내릴 비가 그 흙탕물을 씻어줍니다. 잊지 마라.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다 지나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 아~~! 허전한 마음 이유 없이 화사하게 밀려드는 그리움 그대는 누구입니까? 쓸쓸함으로 풍요 속 빈곤이 버석거릴 때 내 맘을 읽어 주는 사람이 그립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엔 따뜻한 커피 한 잔 나누고 싶은 누군가가 몹시 그립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내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았습니다. 당신을 끝까지 사랑할 수 없었기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가 있습니다.
얼음보다 차가운 가슴이 되어도 불덩이로 살아 숨 쉬는 이여! 견고한 어둠으로 울타리 둘러도 환한 햇살로 비집고 오는 이여! 그대는 내게 누구입니까? 밉다, 밉다 수십 번 돌아서고, 잊자, 잊자 수백 번 멀어져도 자석 앞에 바늘처럼 당신 앞에 서 있는 나, 속일 수도 감출 수도 없는 정직한 사랑입니다.
특별한 의미로 오신 내 임아! 목숨조차 아깝지 않을 사랑 아! 모를 일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전생에 당신께 빚진 일 있더이까? 온 마음을 열어 사랑하게 하는 이여! 그댄 내게 무엇입니까? 그대여! 잠겨 죽어도 좋으니, 물처럼 내게 밀려오시오. 당신으로 인해 나의 밤은 동트는 새벽이 되었습니다.
언제쯤이면, 언제쯤이면 만날 약속이 필요 없이 늘 상, 당신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내가 무너진다 해도 그대와의 사랑이 높아진다면 한없이 기쁘고 흐뭇한 마음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입니다. 나는 그대를 알고부터 모진 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사랑 병을 앓고 있습니다.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합니다. 마땅히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입니다.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사랑,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길이 있었습니다. 늘 혼자서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쓸쓸했습니다. 길이 있었습니다. 늘 흔들리며 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눈물겨웠습니다. 애증(愛憎)이 첫사랑처럼 추억이 될 때 말입니다.
<나는 목이 마릅니다>
그리움이 하나 있어 내일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이 하나 있어 희망을 품어 봅니다. 그 희망 하나 있어 사랑의 꿈을 갖습니다. 사랑은, 그리움이요. 기다림이요. 희망입니다. 사랑은, 기쁨과 슬픔이요. 행복과 불행이요. 만남과 이별이며, 사랑은 눈물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눈물을 흘리옵니다. 밤새 지나쳐간 소나기처럼 금 새 마를 아픔이라면 이별도 견딜 만은 할 텐데, 밤새도록 흘린 내 눈물도 마를 수 있을 텐데, 아마도 사랑이란 끝이 없는 건가 봅니다. 다 주고, 다 버려도 다시 자라나, 내 안에 담아 두기에는 너무나도 커져 버린, 이젠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 이제 혼자는 너무 두렵기만 합니다, 이별을 처음 겪는 일도 아닌데,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담담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모든 걸 잊을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워 준다는 그 말을 믿고 싶었지만 시간은 어리석음을 애써 비웃듯 멈춰 있나 봅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닮은 사람을 보면 울컥하니 눈물이 흐릅니다.
먼 산을 초점 없이 긴 시간 바라보면 나도 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상념에 잠겨있다가 곁에 있는 듯 혼잣말을 하면 공허한 침묵만이 돌아옵니다. 하루 이틀 까만 밤 하얀 새벽이 되면 차가운 공기만이 피부에 닿는 듯합니다.
온종일 가슴이 먹먹하여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헤어날 수 없는 것들, 이 모두가 당신을 못 잊는 지독한 그리움입니다.
혼자라는 외로움이 그댈 만나 그리움이 되었고 나라는 존재가 그댈 만나 그리움이 되었고 나라는 존재가 우리라는 의미를 알았을 때 나는 늘 부족했지만, 그대는 내게 완전함을 채워 주었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을 때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함께 했던 우리는 서로의 그리움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침에 눈 뜨기 전 나는 늘 그대가 그립습니다.
떠난다는 것은 그리움이라는 사실 하나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질 즈음 혼잣말로 늘 만나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보고 싶다. 어느 날은 밤이 무척 길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늘 나와 마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 같은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을 붙잡고 있으면 오래된 사연 하나 생각납니다. 보고 싶다 보고 싶을 때 불 수 없어도 그대가 그리워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바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 솔로 이날 평생 살았습니다. 사랑했지만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 못한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더더욱 바보는 내 이런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그대였습니다.
사랑을 꼭 말로 표현해야 아십니까? 꼭 가까이 다가서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눈치챌 수가 있나요. 비록 내 마음을 전하진 못했지만, 한 발자국도 그대에게 다가서진 못했지만, 불타오르는 내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 그대는 나보다 더한 바보였습니다. 오늘은 온종일 어지럼증에 시달렸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이 어지럼 증세는 그대를 이별한 후 생겨난 것입니다.
이 고약한 어지럼증으로 인해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비틀거립니다. 식욕이 없는 건 둘째 치고라도 온몸에 힘이 빠져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런 나를 보고 주위에서 걱정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난 쓴웃음 짓습니다. 그대의 사랑 외에는 어디 따로 약이 있어야 말이죠. 그대를 보기만 해도 완전치유되는 병인 것을 말입니다.
떠나려는 사람은 강물에 띄워 보내듯 보내드려야 한다지요. 보내는 이 순간이야 한없이 쓰리고 아프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지요. 언젠가는 강물이 비구름 되어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내게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려야 한다지요.
마지막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설사 지금 떠나서 다시 못 본다고 해도 마지막이라는 말은 결코, 하지 않으렵니다. 우리 살아갈 날이 수없이 많이 남아 있으니 지금 섣불리 마지막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도 변할 수 있고 사랑도 변할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 공연히 마지막이라는 말을 해서 다음에 만날 수 있는 그 가능성마저 지워버리지를 말아야 합니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우리는 절대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쓰질 않을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무작정 역으로 나갔습니다. 오늘쯤 그대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예감만 믿고서 말입니다. 온종일 눈은 내리고, 내 슬픈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우리 사랑의 종착역은 어디쯤인지 나는 역대합실 출구 앞에서 소리 죽여 그대 이름을 불러 봅니다. 그러면 그대가 덩달아 내 이름을 부르며 나타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대는 기어이 오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빠져 나 왔는데도 그대와 닮은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대여! 아직도 기차를 못 탔다면 지금이라도 타십시오. 눈발이 한없이 쌓여 길을 막는 일이 있다 해도 나는 그댈 기다리겠습니다. 우리 사랑의 힘으로 끝내 기차는 도착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대와 나 서로의 손을 잡으며, 하나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대여! 빨리 오십시오. 그대가 그리움에 나는 목이 마릅니다.
<그리움인가, 사랑인가? >
터질 듯 부풀은 진달래 붉은 가슴, 더욱 수줍게 다가오겠지요, 진달래꽃이 다른 꽃들보다 더 대견하고 아름다운 것은 절망처럼 매서운 겨울을 끝내 이겨내고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못 견디게 보고픈 그리움도 목숨 걸만한 사랑도 오랜 기다림으로 버터야 비로써 진달래처럼 예쁘게 피어나는 것입니다.
매정한 당신, 그래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또 피 멍든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다림을 계속하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록 속에서 풀피리 불며 꽃다발을 엮습니다. 가슴에 행복감은 가득하지만 기다리는 마음이 너무 커서 보고 싶다는 투정만 늘어납니다. 꽃향기 코끝을 간지럽히는 풀밭에 누워서 야사시한, 목소리로 속삭이든 추억 속의 그리움이란 이름의 사랑 병을 앓습니다. 사람이 행복한 것은 그리운 곳과 보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밤새 갈바람 잠을 잔 듯 조용한 바람, 눈 감으면 임의 모습인가 향기인 듯 떠오르는 한 생각에 눈시울이 적셔옵니다.
이별이 아닌데도 임이 떠난 후 텅 빈 가슴 어쩔 수 없고, 견디기 힘든 아픔만 까맣게 태워버린 이 밤, 너무 허전합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길을 나서도 막상 갈 곳이 없습니다. 못다 준 사랑에 아쉬움이 가슴에 남아 있는데 오직 그대 곁에 머무는 사랑하는 내 마음입니다. 눈이 보이지 않았다면 차라리 그대를 모르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귀가 들리지 않았다면 차라리 그대를 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입이 아니었다면 행복한 줄 몰랐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대를 본 내 눈에 감사합니다.
그대를 들어준 내 귀에 감사합니다. 내 입에서 사랑해! 라는 말을 뱉는 순간 나는 사랑을 알았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사랑은 아픈 거라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고, 사랑이 있기에 이별도 있다고, 맞는 말입니다. 그대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나는 아픈 사랑을 해 보고 싶습니다.
아프더라도 죽고 싶더라도 아픈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아픈 사랑이 가고 나면 행복한 사랑이 오겠지요. 함부로 쓰지 말라고 했지요, 아무한테나 쓰지 말고 아끼고 아끼는 사람한테만 써야 한다고 근데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아끼면 결국은 그 사랑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아낌없이 표현해야 하는 게 사랑입니다.
어쩌면 보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나도 모르게 연락하고 싶을지도 모르고, 내 선택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와의 아픈 인연을 이제 내가 놓아야 하겠기에, 참으로 이상합니다.
나쁜 건 그대인데, 왜 이렇게 내가 그렇게도 아픈 것일까요. 바람은 볼 수 없어도 어디론가 흘러가는데 내 사랑 무엇이길래 찾을 수가 없는가요. 구름은 흘러가지만 어디선가 흩어지는데 그리움은 무엇이길래 변하지를 않나요, 당신 모습 찾을 길이 없어 헤매던 이 거리에, 아! 나만 홀로 서러워 눈물짓나니, 차라리 당신을 따라갈 것을, 당신을 따라갈 것을, 수많은 세월 수많은 날을 내가, 얼마나 지워지지 않는 가슴 속에 당신을 그리워했는지, 그 시간 들이 너무나 길고 길어서 내 가슴속엔 그리움에 못내 사무친 붉은 심장 꽃이 활짝 피어올랐고, 내 마음속엔 목이 멘 깊은 웅덩이가 깊고 깊게 패어 있는 것을 눈빛을 안고 숨소리를 안고 가슴에 분출되는 그리움을 안고 내 영혼이 내 가슴에 뜨거운 느낌으로 흐를 수 있도록 그대를 깊이 안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가도 그대를 현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가슴 으스러지게 안아보고 싶습니다. 사랑을 온몸으로 껴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삶의 목표인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습니다. 나에게 허락된 삶의 마지막까지, 나는 노력할 것입니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다 갈 수 있도록, 불덩이가 쏟아지는 듯 뜨거운 햇살과 광풍을 동반한 소낙비를 반복하는 여름을 밀쳐내고 가을인가 싶더니 슬며시 겨울이 숨어들었습니다. 지난가을 많은 힘이 들었습니다. 그전에도 힘들었던 때야 있었지만 늦게 철들어서 그렇게 힘든 적은 없었는데,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했고, 그래서 좋은 사람 알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부족함 때문에 모두 떠나보내야 했기에 가을 속에 겨울이 숨어들었습니다. 그 알싸한 겨울을 느끼며, 다시 힘들어하는 나를 돌아봅니다.
땅에 내리는 비가 마음을 적시는 이유를, 눈부신 하늘이 불현듯 비를 만들며 대지를 적셔야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습니다. 침묵이 무언의 그리움을 주는 이유를 잡힐 듯 몸부림치는 내 안의 그림자를 밟지도 쫓지도 못한 채 그저 바라보아야만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습니다.
내 심장에 뜨겁게 타드는 욕망을 차갑게 혈관을 얼려야 하는 이유를 사랑하나 내 맘껏 담아내지 못해 운명이라고 억지 부리며 싸워야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습니다. 내 안에 빈자리를 남겨둬야 하는 이유를 세월이 그 자리를 메워 없애버린 데도 다시금 죽을힘을 다해 다시 비워야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습니다. 그대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그대를 사랑해선 안 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습니다. 잔인한 달 5월도 아닌데 이 엄동설한에 찾아온 사랑 병을 어찌해야 합니까? 머리는 사랑해, 사랑해, 하는데 가슴은 우물쭈물 망설이고 있습니다. 머리는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하는데 가슴은 자꾸 엇나가기만 합니다. 머리는 괜찮다. 괜찮다. 하는데 가슴은 목이 터지라 울고 있습니다. 머리는 잊어라. 잊어라. 하는데 가슴은 잊을세라 끝없는 되새김질을 합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30 센티미터 밖에 안되는 거리, 왜 이다지도 먼 것입니까? 그리움인가, 사랑인가 많이도 해 깔립니다.
大尾 終....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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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기다리는 저녁 (권순자 시집)
이상 시집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밤은 책이다 (이동진 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안장혁 역)
이 별에서의 이별 (양수진 저)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김언 시론집)
그 외 다수
..................김판출 에세이제 3집 나는 모솔이다.
2019년 12월 31일 초판 발행 저작자 : 김판출 감 수 : 박종호 발행인 : 정경숙 발행처 : 효민사 파본은 교체해드립니다. ------------------------------------------------- 부산시 부산진구 가야동 459-16(상가30-1) 사업자번호 : 605-33-11353 ☎ 051-900-4567 FAX 081-895-3939 협찬 : 행복나눔협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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