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5년 10월 17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백무동탐방지원센터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일출봉 - 연화봉 - 촛대봉 - 세석평원 - 가내소 - 원점회귀
o 산행거리: 18.3km
o 소요시간: 7시간 40분
o 지역: 경남 함양
o 일행: 나홀로
o 산행정보: 지리산
오늘 산행지는 지리산이다. 10월초 가을 설악산을 다녀온 후, 늦기 전에 지리산의 가을을 찾은 것이다. 지난 여름 주능선종주 당시 안개와 우천으로 지리산의 제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기대가 크다.
아침일찍 익산에서 남원을 거쳐 산행들머리로 가는 도로가 온통 짙은 안개다. 100미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이런 상태라면 이번에도 눈앞의 지리산만 보게 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난다. 다행이 짙은 안개는 남원을 지나고 백무동으로 접어들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백무동탐방지원센터 앞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차비 5천원)....등산화를 조여메고 출발~
▼ 백무동탐방지원센터
백무동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는 서울과 대전에서 백무동까지 왕복하는 시외버스가 있다. 거의 한시간에 한대꼴... 궂이 자가운전을 하지 않고도 비교적 편하게 지리산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 눈길이 간다.
[백무동 이야기] 백무동은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조그만 마을로 여름철의 계곡산행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는 한신계곡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위치해 있다. 현재는 지리산 주능선으로 가는 세석과 장터목으로 길이 이어져 항상 등산객으로 분주하지만 오래전에는 천황봉에서의 기도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무당들로 붐비던 곳이라 하며, 백무동이라는 이름은 '백명의 무당이 살았다' 는 뜻의 百巫였다가 후에 이곳에 터를 잡은 전주 이씨에 의해 百武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안내판)
백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약 0.5km 올라가면 장터목대피소 방향과 세석대피소 방향의 갈림길이 나온다. 나는 정터목대피소 방향으로 올라가서 하산은 세석대피소 방향에서 할 계획이다.
들머리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는 5.8km의 거리다. 등산로 대부분이 잘 정돈된(?) 돌계단이다.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중간중간 있지만 비교적 무난하다. 그래도 오르막 길이라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 온몸에 땀이 돋기 시작한다.
들머리로 부터 약 1.8km 정도 올라오면 하동바위가 있다. 등산로 옆의 큰 바위덩어리인데....글쎄 무슨 사연(Story)이 있는 것인지...
하동바위 아래로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 하동바위
다시 돌계단을 따라 약 1km를 올라가면 참샘이다. 옆으로 제법 널찍한 공터가 있어 산객들의 휴식처로서 안성마춤이다. 나도 여기서 갈증을 조금 덜어내고...
▼ 참샘
백무동과 장터목대피소의 절반 정도를 지나면 오르막의 경사가 다소 누그러진다. 지금까지는 등산로가 숲길이라 별다른 조망이 없었지만 중간을 지나면서 좌우로 조망포인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단풍색도 더 화려해지고......
백무동에서 장터목산장 방향으로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많다. 아직 오전 이른 시간인데.... '극기훈련 지리산 등정'을 나선 청소년 단체팀도 우루루 내려오고,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을 한 듯한 산객도 있고..
어느듯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다. 장터목대피소의 해발고도가 약 1650m, 백무동의 해발고도가 약 550m 정도이니 약 1100m를 올라온 셈이다.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올라왔다. 선선한(?) 날씨 탓인지 갈증도 커지 않고....
▼ 장터목대피소
이제는 제석봉을 거쳐 천황봉으로 가야 한다. 제석봉까지는 0.6km, 천왕봉까지는 1.7km의 머지 않은 거리다. 장터목대피소에서 제석평원까지 약 2~300m 는 깔딱고개다. 지난 여름 주능선종주시 이 구간이 얼마나 힘들었든지...... 이 깔딱고개를 넘으면 하늘을 맞닿아 있는 광활한(?) 제석평원이 펼쳐진다.
▼ 제석평원 모습
▼ 제석봉 고사목
제석평원을 거의 다 지나면 제석봉 표지판이 있고, 바로 옆으로 조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 전망데크
▼ 전망데크에 있는 '선인유람길' 안내판
▼ 제석봉 표지판/이정표
제석봉에서 천왕봉까지의 1.1km는 비교적 다이나믹하다. 등산로도 오르내림이 많고 암릉구간도 있다. 천왕봉으로 가면서 돌아보면 진행방향에는 천황봉이, 동쪽에는 중산리가, 서쪽에는 마천마을이, 그리고 서남쪽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동남쪽으로는 삼신봉 능선이 아담하고...
▼ 삼신봉 능선, 그 뒤는 형제봉, 형제봉 뒤(오른쪽)는 백운산(?)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통천문을 통과해야 한다.
천왕봉 정상은 호락호락하게 허락하지 않는다. 정상을 앞두고 다시 깔딸고개다. 마지막 정성을 다하여.....
드디어 정상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천왕봉에는 이미 산객들로 만원이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는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대기줄은 중산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 저 아래까지 늘어서 있다. 지난번 주능선종주때도 그랬었는데.... 시간상, 여건상 포기하고, '꿩대신 닭'이라고 정상석을 약간 뒤로 두고 인증샷을 찍었다. 이렇게 찍는 것도 정상석의 '천왕봉' 글자가 가리는 경우가 많아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겨우 성공했다. 인증샷의 주인공이 누구라고 해야 할지....헐~
▼ 지리산 천왕봉 인증샷
▼ 천왕봉에서는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 지리산 주능선 파노라마
▼ 천왕봉 아래에서 휴식을 즐기는 산객들. 단풍만큼 울긋불긋하다.
▼ 천왕봉 동북쪽으로 보이는 웅석봉과 황매산. 웅석봉은 지난 여름, 황매산는 봄에 다녀온 곳이다.
천왕봉 아래에서 지리산의 기운을 한껏 마시고..... 오늘 면접시험 보는 우리딸에게도 지리산 정기를 듬뿍 보내고..... 이제는 다시 장터목대피소를 지나 세석대피소로 가야 한다.
▼ 천왕봉을 배경으로....
▼ 천왕봉에서 내려가는 길목
천왕봉에서는 어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모두 한폭의 그림이다.
▼ 뒤돌아본 천황봉 하단의 암릉과 중산리 방향
▼ 천왕봉에서 내려가는 길. 뒤로 지리산 주능선이 장쾌하다 (중간 맨뒤가 반야봉, 반야봉 왼쪽 뒤가 노고단)
▼ 내려다 본 마천 방향. 단풍이 산 허리를 덮었다.
▼ 내려다 본 중산리 방향. 어느 방향의 단풍이 더 고울까??
▼ 제석봉에서 바라본 주능선 (왼쪽 뽀족한 암봉이 연화봉)
장터목대피소까지 되돌아온 후 세석대피소로 향한다. 세석대피소까지는 3.4km의 거리다.
▼ 장터목대피소
[장터목]이란 명칭은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 팔던 곳' 에서 유래되었다. 장터목 대피소는 1971년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지리산 산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1986년 80명, 1997년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 되었으며, 현재 자연자원의 보호와 탐방객의 편의 및 안전을 제공하기 위하여 운영되고 있다 (안내판)
장터목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 사이는 일출봉과 연화봉 및 촛대봉이 자리잡고 있다. 지리산에서 기암괴석의 많은 곳이다. 특히, 연화봉은 봄에는 야생화와 기암괴석, 가을에는 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풍광지역이다. 설악산의 천화대와 지리산의 연화봉 일대를 비교하기도 한다.
장터목대피소를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면 곧바로 일출봉이다.
▼ 일출봉에서 뒤돌아본 천왕봉
일출봉에서 다시 약 0.4km를 더 가면 연화봉이 이어진다.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연화봉(오른쪽)과 촛대봉(왼쪽 뒤)
▼ 연화봉 표시판/이정표
▼ 연화봉 주변의 기암괴석들 (뚜꺼비 두마리?)
▼ 촛대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연화봉(왼쪽)과 천왕봉(연화봉 오른쪽 뒤)
연화봉에서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참 멋있어 보인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트래킹코스가 아닐지.... 장터목대피소에서 약 2.7km의 거리에 촛대봉이 있다. 촛대봉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0.7km.
▼ 촛대봉 모습
▼ 촛대봉에서 내려다 본 촛대봉 하단부
▼ 촛대봉에서 내려다본 세석대피소와 세석평원
넓은 세석평원에 단풍 불이 붙었다. 역광이라 핸드폰카메라로 담기에는 한참 역부족이다.
▼ 세석평전 습지. 가뭄과 계절(가을)탓에 습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세석대피소 바로 위에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다. 동쪽으로 가면 거림방향 이다. 여기서 백무동까지 6.5km의 마지막 하산길만 남았다. 화이팅~
세석갈림길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약 2km는 제법 경사가 있는 너덜길이다. 이 코스로 올라오면 레알 고생할 것 같다. 하산길은 숲속길이라 조망은 없다. 절반 정도를 지나면 계곡을 끼고 내려가게 되는데, 여기가 한신계곡이다. 한신계곡에 물이 차오르고 물위로 단풍이 흐르니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니겠는가.....
백무동을 약 1km 남겨둔 지점에 가내소 폭포가 있다.
▼ 가내소 폭포 전경
[가내소 폭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먼 옛날 한 도인이 이곳에서 수행한 지 12년이 되던 어느날, 마지막 수행으로 가내소 양쪽에 밧줄을 묶고 눈을 가린채 건너가고 있었다. 그러나 도중에 지리산 마고할매의 셋째딸인 지리산녀가 심술을 부려 도인을 유혹하였고, 도인은 그만 유혹에 넘어가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도인은 "에이~, 나의 道는 실패했다. 나는 이만 가네" 하고 이곳을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가내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 마천면 주민들은 심한 가뭄이 들면 이곳 가내소를 찾아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 등산로 옆으로 너덜겅이 있는데, 너덜겅의 비밀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다.
한신계곡 계곡물에도 단풍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다시 백무동탐방지원센터로 원점회귀하면서 오늘의 지리산 산행을 완성하였다. 지리산은 가능하면 매 계절마다 한번씩은 와야 되지 않을까..... 내년에는 화대종주도 한번 도전해봐야 하고....
▼ 함양의 8경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