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콩밭을 제대로 가꾸지 못했다. 밭을 갈고 콩심을 요량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6월 중순에 파종했다. 앞동네 상철이는 날이 가물고 뜨거워서 오히려 늦게 파종하는게 좋다고 했다. 며칠 뒤 싹이 트자마자 멧비둘기들이 헤집어놓아, 대부분 제대로 발아하지 못했다. 내가 속상해하자, 상철이는 5월만 해도 비둘기 공격은 없었을텐데 라며 아무렇지않게 말한다. 밭에는 강아지풀을 위시해서 이름모를 풀만 잔뜩 자라고, 군데군데 콩도 자란다. 내년에 심을 콩을 이 밭에서 얻을 수 있으려나... 호박 모종 몇 개 심어둔 데서 어마한 호박줄기와 잎이 나왔다. 박 하나와 호박도 하나 캤는데, 막상 그걸로 뭘할지 몰랐다. 다행히 호박을 좋아하는 이구아나께서 계셔서 부담을 덜었다. 밤나무 밭에 풀을 예초기로 정리한 뒤, 밭도 정리하려다 포기했다. 두둑에 치이고 막자란 풀에 엉퀴고 칼날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작년이었다면 그래도 했을까? 해마다 힘이 쇠해지니, 이래저래 밭일이 부대낀다. 이제 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일주일 동안 주운 밤으로 한 포대 채워서, 수매처에 냈다. 며칠 뒤부터는 하루 한 포대씩은 나올 터, 대략 3주 정도 밤은 떨어질테지. 그렇게 올해 농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첫댓글 커다란 제초매트로 밭을 다 덮어 버릴까?
내년엔 힘내서 다시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