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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전과 그 이후,
또 지금까지 정부여당과 국정원 저들의 행태를 보면서
그에 대응하는 한심한 민주당의 무능함에
열이 올랐다 내렸다...
때로는 얼토당토 않은 어깃장에 어이가 없어 픽 웃음이 나기도.
얼마 전 청문회 생방송을 보면서는 그야말로 외계인들을 보는 것 같았었는데.
올여름 그 무더위에도 광장을 수놓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수시로 나를 편치 못하게 했다.
내 발등에 떨어진 불도 제대로 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장의 촛불을 볼 때마다 울컥울컥 치미는 울분마저도 편치 못하였고
그 울분을 외면해야만 하는 내 상황이 또 편치 못하였고.
내내 편치 못해서 정말이지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촛불 때문에........
가 아니고 촛불을 보면서 드는 여러 생각들 때문에.
지금의 나로선 가당찮은 걱정이지...
아니야, 나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 걱정은 당연하지...
하여튼 현재 처해진 여러 상황들에서 멀리 멀리 떠나버리고 싶다 라는.
그 와중에 이석기의원 뉴스가 온통 떠들썩하다.
지랄.... 지난번 그 난리를 치더니 결국 일 저질렀네.
그런데 국정원은 왜 이 시점에서 또 지랄....?
단순무식한 내 사고중에 후딱 스치는 의문.
미친놈들~
삼년동안이나 내사를 해 왔다면서 왜 지금까지 가만 냅뒀대?
직무유기에 근무태만 아니냐?
하다못해 교통경찰도 요즘은 숨어서 단속 안해.
경찰차 지붕에 빨간불 뱅글뱅글 돌리면서 단속중이니 알아서 지켜라 이러지!
단속보다는 계도를 우선하는 시대가 된것이다.
대선 불법개입에 대한 물타기로 이석기 사건을 터뜨린 것은 타이밍은 절묘했으나
보여주기 위한 국정원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다.
흥분하지 말자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더 급하다.
지난 목요일,
지인으로부터 문자.
토요일에 봉하음악제 안갈래요 라고.
솔깃했고 가고 싶었다.
일단 알았으니 참석여부는 내일 알려주겠다 해놓고.
여름 내내 촛불을 보면서
어딘가를 갈 형편이 되면 꼭 한번 참석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으니
이참에 봉하보다는 서울로 가자 라고 결정.
드디어 토요일. (8월31일)
마침 서울역 광장 집회라 대전에 차를 세워두고 기차를 탈 계획으로 막 나서려는데
부동산 중개인 전화.
일의 우선순위는 “내 일” 로 순식간에 전환.
중개인과의 만남이 더 급했다.
하지만
중개인과는 별다른 결론없이 시간만 지체하고 쯧쯧...
서울로 출발.
대전역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기차표를 사러 가니
매표구마다 사람들로 북적댄다.
대구에서 열차 접촉사고로 모든 차량이 지체.
언제 탈 수 있을지 모른다나.
내가 맘먹고 하는 일이 늘 이렇지... 한숨.
늦어도 일단 가보자.
겨우 차례가 되어 표를 구입했는데
표를 손에 쥐고 카드를 지갑에 챙겨 넣으려는데 카드가 안보인다.
빽을 홀랑 뒤집어 탈탈 털어 보아도 카드가 안보인다.
어휴휴 내가 못살아 못살아~!.
딸래미한테 전화해서 분실신고 부탁하고
할 수 없이 환불 받아서 다시 집으로 가야지 뭐.
왜냐?
현금도 없고 카드도 없으니 서울 갔다가 내려 올 차표를 살 수 없으니 집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순간 찻 속에 천원짜리 비상금 생각이 나서 계산을 해보니
서울행 차표는 KTX로 카드결제를 했지만
내려 올 때는 밤차 삼등칸이건 입석이건 이돈으로 되겠다 싶어서 출바알~~!!
처음 타보는 KTX.
빠르다는 것 외에 뭐 그렇게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눈에 뛴 안내글귀 하나에 잠시 열을 받긴 했지만.
일반실 승객은 이어폰을 승무원에게 구매해 주세요 라고.
이어폰 비치를 일반실에는 못해준다고라... ?
치사하게 이어폰 한개로도 차별화냐?
열차안에서 봉하로 간 지인의 문자를 받는다..
정토원에서 점심 먹고 젊은이들과 토론중이란다.
내 답장은
“어쩌면 오늘 같은 날 봉하보다는 서울역으로 발길을 돌린 나를 노짱께선 더 기특하다 하셨을 듯...^^”
울 딸씨의 당부
“엄마 그xx들이 물대포 쏠지 모르니 비옷 준비 하고 손수건 말고 큰수건, 깔개 챙겨”
당부대로 꽁꽁 챙긴 빽을 메고 서울역에 내려 빠른 걸음으로 광장에 도착하니
이석기 때문에 썰렁할지 몰라 라는 내 생각은 기우였고 눈앞에 펼쳐진 촛불들과 마주치니
아... 그래 우리나라 대한민국, 이 사람들이구나.
가슴이 벅차 오른다.
한쪽 계단에 자리를 잡고 자유발언도 듣고 공연도 보고.
남녀노소, 그야말로 너나없이 한마음으로 함께 한다는 진정어린 마음들이 깊이깊이 느껴진다.
그렇게 감격에 젖어 앉아 있는 내 앞을 아는 얼굴이 촛불을 들고 지나가신다.
“어마나 회장님!” 하고 벌떡 일어나 인사를 했다.
“아니, 아니, 이게 누구요 김여사!?”
그 분은 팔순이 넘은 중소기업체 회장님이신데 그곳에서 老회장님을 만나다니....!
그 분 역시 깜짝 놀랐고 나도 정말 의외였다.
누구랑 왔소?
혼자... 왔어요.
그러자 그 회장님은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 여성분이 지리산 골짝에 사는데 대단하지요?
라고 자랑하시듯 큰소리로 알린다.
(아고고~~ 부끄부끄~~ !)
그렇게 인사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회장님께서 지갑을 꺼내더니
오만원 한 장을 주시면서 이시간에 식사도 그렇고 내려갈 때 차표 끊어서 가요 내 성의니.
극구 사양을 했지만 팔순이 넘으신 老회장님의 성의라는데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주변분들도 막 웃는다.
어쩌면 훈훈한 장면으로 비쳐줬으리라.
시간은 어느듯 9시 가까이 되었고
사람들은 흩어져 가고 젊은이들은 쓰레기를 모우기 시작한다.
그 때 또다시 들리는 비명.
언니이~~!!!
너무 오랜만이라 쉬이 알아 볼 수 없는 후배.
얼굴 본지가 팔구년은 족히 된 후배다.
지리산에 살적에 왔다 간 후배이니.
물론 그간에 안부전화나 카톡으로 근황은 주고 받았지만.
반가워서 팔짝팔짝 뛰는(아니지 오십중반의 여자가 팔짝팔짝은 좀 아니지)후배는
내 손을 잡고 서울역 뒤편에 감자탕 집으로 가잔다.
그래 그러자 우선 차표부터 사 놓고 가자!
매표소로 가서 가장 늦게 출발하는 하행선을 차표를 사려고 하니
KTX 11시 30 분이란다.
아까 그 老회장님께서 주신 오만원이 이렇게 또 쓰일 줄이야~
삼등차표라도 살려고 마음먹었던 대전에서의 상황에서 갑자기 부자가 된 것이다.
오만원의 위력과 회장님의 선견지명에 잠시 감탄 또 감탄^^
서울역 뒤편 감자탕집들은 집회를 마친 사람들의 한잔 술자리로 만원이다.
그래... 가끔은 이런 호황도 집회장소에 따라 한번씩 돌아가며 누려야 하지.
11시30분을 10분 남겨놓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니... 정말 이게 얼마만이고 또 여기서 만날 줄이야...
거듭거듭 되뇌이는 후배의 반가움을 뒤로 하고 기차에 올라 나 역시 오늘의 서울행이 참으로 뿌듯했다.
이석기의원의 그 지랄 같은 사건 때문에 서울역 집회가 썰렁하면
거봐라~ 촛불은 드디어 사그러 들고 있다고 얼마나 그xx들이 떠들어 댈까
나 하나 촛불이라도 보태야지.. 이런 절실함과 위기감으로 서울역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여전한 촛불들과 아직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진정어린 걱정들이 함께 한다는 확인을 하고 돌아가게 되어
행복했다 정말.
내일 또 다른 내 일상과 부딪쳐도 좌절하지 말아야지...
라며 추스리는 나를 싣고 기차는 남으로 남으로 어둠속을 헤치며 달린다.
얼마쯤 지났을까.
천안아산역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천안 다음이 대전이니 나도 곧 도착하겠구나..그렇게 생각한 뒤 다시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
기차가 천천히 프랫폼으로 들어서자 곧장 내렸다.
대전역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 혹시라도 주차장을 못찾을까봐 2동광장 이라고 스마폰 메모장에 메모까지
해 둔터라 못찾을리 없지 라며 2동광장 입구를 찾아 주차장으로 가서 내 차를 찾는데 없다 나의 애마가!
이것이 무슨일인고?
다시 한바퀴 돌았다 없다!
차 키를 눌러봐도 삑 소리도 없고 드넓은 주차장엔 서너대의 차량뿐인데
나의 애마는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었다.
다시 또 택시 타는 곳으로 나와서 택시 기사들한테 2동광장 주차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내가 뱅뱅 돌았던 그곳이 2동주차장이라는 것이다.
혹시나 서광장을 내가 헛보았나?
분명 동광장이였는데...
택시 기사가 묻는다.
차가 무슨 차요?
코란도인데요.
코란도 같으면 누가 훔쳐가지도 않을텐데?
참나... 하긴 뭐...
그렇게 차를 찾느라 약 삼십여분을 헤맸다.
다시 택시 기사들 있는 곳으로 가서
분명히 여기다 세워두고 건널목을 건너서 올라갔거든요?
귀신곡할 노릇이네...
그 때 어떤 기사 한분이 여기가 오송역인데 오송역 주차장에 분명히 세웠수?
@#$%^&*&^%$#@
이게 무슨 날벼락 떨어지는 소린가?
뭐 뭐 뭐 라고욧???
여기 오송역이유~!
미쳐미쳐 내가 미쳐~!!!
허둥대는 내가 한심해 보였는지
기사 한분이 지금 택시 타고 조치원으로 가 보슈 혹시 오늘 열차 사고 때문에
늦게 지나가는 차가 있을지 모르니,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아니~ 그렇다면 조치원 역을 또 지나야 대전역이였더란 말인가?
나는 왜 천안아산역 지나면 당연히 대전역이라고 한치의 의문도 갖지 않고 내렸던 것이냐?
택시를 타고 조치원으로 내달리면서 천원짜리와 노회장님께서 주신 오만원으로 차표를 사고 남은 돈을
마구마구 더해 보았다.
“아저씨, 대전역까지는 요금이 얼마예요?”
“미터기대로 가면 약 육만원...정도?”
“헉?”
만원짜리, 천원짜리 몽땅 긁어모은 돈을 손에 쥐고
지갑속에 작은 지퍼 주머니를 혹시나 하고 손가락을 찔러 보았다 정말 그냥 아무 기대없이 그냥...
그런데 그때 손가락 끝에 닿는 묘한 느낌, 지폐???
이것이 또 무슨 횡재냐?
만원짜리 한 장이 우표만하게 접혀져 그안에 살아 숨쉬고 있었던 것이였다.
아... 이래서 사람은 평소에 착하게 살라는 것이구나!
이렇게 돌봐 주시는 것을~!
기사님, 저... 대전역까지 오만원에 좀 가 주시면 안될까요?
그래요 뭐... 선심 쓰듯 오케이다!
그렇게 또 한고비를 넘기고 대전역에 당도해 갈 무렵,
아... 또다시 밀려드는 한가지 걱정.
대전역에 차를 세운 주차장은 카드전용 주차장.
카드분실을 했으니 주차비는 호출벨을 눌러 현금을 줘야 막대기가 올라 갈텐데 이일을 어쩐다....?
머리를 굴려봐도 뾰족한 수를 떠 올리지 못하고 대전역 주차장 도착.
몆시간동안 겪은 좌충우돌을 짐작도 못한 채 드넓은 주차장 가로등 아래 나의 애마는 의연히 서 있었다.
눈물겨운 상봉도 잠시, 이 주차장을 어떻게 빠져 나갈것인가?
지갑속에 남은 동전과 천원짜리 두장,
차에 올라 포켓을 뒤지기 시작.
너덜너덜한 천원짜리 네장, 오백원짜리 백원짜리 동전 탈탈~
모자라면 우쨔... 두근두근.
막대기 앞에 가서 호출벨을 눌렀다.
마이크에서 기차표를 전자판에 대란다.
7000원이라고 빨간글자가 나타난다.
카드가 없어요 라고 소리를 지르니 쏜살같이 나타난 아저씨.
돈으로 드릴께요 카드를 잃어버려서...
막대기가 스르르 올라간다.
지옥속을 빠져 나오듯 주차장 탈출.
그리고 달리고 달렸다.
집이 가까워진다.
집 떠나와 보낸 오늘 하루 서울행이 꿈만 같다.
그런데....
나의 시련은 끝이 아니였던 것이다.
서상 톨게이트가 가까워지자 퍼뜩 머리를 스치는 톨게이트 비!
낮에 대전톨게이트에서 교통카드 남은 액수가 2천원이 되던가 안되던가?
아.... 미치겠다 정말.
그래서 평소에 착하게 살라는 것이구나.
착하게 살지 않으면 시련은 언제 어디서 닥치게 될지 모르는것이라구!
앞으로 착하게 살겠습니다 제발 톨게이트 무사통과 시켜주세요!
드디어 톨게이트.
티켓과 교통카드를 포개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밀고 요금표시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삐익~!
으휴휴... 올것이 또 왔네.
“사백원 부족입니다!”
“저기.... 이백원 밖에 없는데....요 카드를 잃어버려서 오늘 좀...사정이”
서상 톨게이트는 낯익은 직원들이 제법 있는터라 그 직원분이 웃는다.
그리하여 새벽 3시 30분 집 도착.
* 이실직고
실은 서울행 작정하고 많이 망설였다.
서울역광장에서 보자~! 라고 번개를 칠까?
나 지금 서울 가는 중~! 카톡을 보낼까?
있잖아 나 지금 서울 가는 기찻간이다~! 라고 전화를 할까?
정겨운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 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를 고수한 원인에 대해 굳이 그 원인을 캐자면 이유가 없을리도 없겠지만
내게 주어진 한정된 공간속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사는 소시민의 합당한 소망들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는 현실에 대해 나의 태만이나 혹은 소심과 묵인들이
어쩌면 박근혜 정권이 불변의 장치를 하는데 일조를 하게 되는건 아닌지...
무슨 일에 있어서건 구체적인 것을 필요로 한다는 결론으로 서울을 다녀왔다.
가을 문턱을 넘으며 무심한 듯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이 비는 왜 이리도 애절하게 다가오는것인지....
지금 내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지금 환멸인지 격분인지 분간이 안된다.
양면의 모순된 감상에서 허우적거린다.
웬만하면 뚜렷하고 견고하게 정립이 된 뚜렷한 실체와 맞딱드려 보고싶다.
필력이 모자란다는 것을 오늘 같은 날 또 절감한다!
첫댓글 와 기~~~ㄹ 다
그런데 난 어떻게 단숨에 읽었징?
촛불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