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을 안정시키고 기혈을 보충해 주는 불로초.
장마가 끝난 후 산들은 습한 더위 속에서도 상큼한 진초록으로 묻어난다.
비가 개인 뒤 오랜만에 산책삼아 병풍산을 올랐다. 그동안 보아 두었던 당귀, 흰바디나물, 솔나물, 천문동, 삽주 등을 돌아볼 요량으로 터덜터덜 숲길을 걷는다. 바람 한 점 없는 숲길에 숨이 턱턱 막혀온다.
좁은 소롯길을 따라가다 보니 참나무 그루터기에 환한 영지버섯이 손바닥만 한 큰 갓을 펼쳐 놓았다. 갓의 테두리가 아직 노란것을 보니 아직도 더 자랄 것 같다. 주변에 아직 갓도 올리지 못한 유균 버섯도 보인다. 영지는 표고와 다르게 따뜻하고 습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해마다 장마가 끝날 무렵부터 가을까지 볼 수 있다. 또 서식지 주변의 생육환경이 맞지 않으면 생각보다 일찍 퇴적해 버리기도 한다.
영지는 옛부터 십장생의 하나로 불로초라고 하였으며,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무병장수 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중국 고대의 의서인 신농본초경에 상약으로 기재되어 있다. 상약이란 독이없고 오래 복용하면 장수하는 약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영지의 다당체가 암을 억제하는 효능이 뛰어나다고 하며, 영지에 함유된 칼슘, 칼륨, 인, 불포화지방산 등이 고혈압, 당뇨, 중풍 등의 성인병 예방에 큰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영지는 오래 복용하면 위장기능을 강화하고 간염 등을 예방하는 간 보호작용과 해독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자양강장의 효과와 진해, 거담작용도 있다.
위의 소화작용이 약하거나 위산과다인 사람, 고혈압 또는 저혈압인 사람이 영지를 복용하면 정상적인 상태로 치유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영지는 허약자가 오래 복용하면 기혈을 보충하여 신경쇠약과 오래된 기침에 좋다. 영지는 차로 마시거나 술로 담궈 복용할 수 있는데, 심장병, 신경쇠약, 고혈압 등에 효과가 크다. 단 오랫동안 장복해야 된다.
올 여름에 영지차 마시고 다가올 겨울철 면역력 키워 건강하게 지내보자. 그때쯤이면 불로초 술도 잘 익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