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157-158p_2021년 11월 13일(토)
"K 460," shouted Priakhov. The Moldavian, who had buried himself deep in the column, drew in his breath and went over to the right of the corridor. [영문판_126p, He was still hanging his head and his shoulders were hunched. "Come here," Priakhov ordered, gesturing for him to walk around the column. The Moldavian did so. He was ordered to stand there, his arms behind his back. That meant they were going to charge him with attempting to escape. They'd put him in the cells. Just in front of the gates, right and left of the "paddock," stood two guards. The gates, three times the height of a man, opened slowly. The command rang out: "Form fives!" (No need here to order the zeks back from the gates; all the gates opened inwards, into the zone. Let the zeks mass as they wished and push against the gates from within, they wouldn't be able to break out.) "First. Second. Third . . ." It was at the evening recount on their return through the gates that the prisoners, freezing and famished, found the icy wind hardest to bear. <K 460> 대열 한가운데 몸을 움츠리고 섰던 몰다비아인은 머리를 잔뜩 움츠리고, 한숨을 내쉬고는 목책 옆을 돌아간다. <이리 와> 프라하가 목책을 돌아오라고 손짓을 한다. 몰다비아인은 목책을 돌아서 옆으로 나왔다. 그대로 뒷짐을 진 채 그 자리에 서 있으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결국 그는 탈주를 기도한 것으로 결정되고 영창에 들어갈 판이다. 정문 바로 앞에 있는 목책 옆에 두 사람의 위병이 좌우로 갈라섰다. 이윽고, 서너 걸음 떨어진 정문이 천천히 열렸다. 명령이 떨어진다. <5열 종대로 정렬!>(여기서는 ‘문에서 물러섯!’ 하고 명령을 할 필요가 없다. 수용소 안에 있는 모든 문은 안쪽으로 열리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죄수들이 한꺼번에 안에서 문쪽으로 몰려온다 해도,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든 장치이다.) 1열! 2열! 3열!. . .저녁이 되어, 이 때쯤 여기서 인원 점겸을 받을 때, 그 다음 수용소 문을 통과하여 막사 안으로 돌아올 때, 죄수들에게는 이 때가 하루 중에서 가장 춥고 배고플 때이다.
A bowl of thin cabbage soup, half burned, was as welcome to them as rain to parched earth. They'd swallowed it in one gulp. That bowl of soup-it was dearer than freedom, dearer than life itself, past, present, and future. They passed through the gates, those zeks, like soldiers back from a campaign, brisk, taut, eager - clear the road for 'em. For a trusty with a soft job at staff quarters, those prisoners on the march must have been something to think about. 지금 같은 때는 맹물 양배춧국이라 해도 뜨뜻한 국 한 그릇이 가뭄에 단비같이 간절한 것이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담숨에 들이켜게 된다. 이 한 그릇의 양배춧국이 지금의 그들에겐 자유보다, 지금까지의 전생애보다 아니, 앞으로의 모든 삶보다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수용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이면, 죄수들은 마치 개선장군들처럼 위풍당당하게 손을 내두르며 행진해 들어온다. 기세가 당당하다. 본수 건물에서 멍하니 잔일을 하던 놈들은 이렇게 위풍당당하게 들어오는 죄수들을 보면 두려움까지 들 지경이다.
After the recount a prisoner became a free man again - for the first time in the day since the guards had given them the morning signal for roll call. They passed through the big gates (of the zone), through the small gates (of the intermediate zone), [영문판_127p, through two more gates (on the parade ground) –and then they could scatter where they liked. But not the squad leaders. They were caught by the officer who assigned them their work: "All squad leaders to the planning office." Shukhov rushed past the prison, between the barracks, to the parcels office. Tsezar, meanwhile, went at a dignified, even pace in the opposite direction, to where people were swarming around a pole with a board nailed to it. On it was the name of anyone for whom a parcel was waiting, written in indelible pencil. 그도 그럴 것이 이 때 인원 점검이 끝나면, 아침 여섯시 반에 작업 점호가 떨어진 이후 처음으로 자유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출입금지 구역의 큰 문을 지난다. 다시 조금난 문을 통과한다. 그 다음 중앙 통로 옆의 문 두 개를 지나면,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게 된다. 모두 뿔뿔이 흩어지지만 반장들에게는 작업 할당계의 명령이 떨어진다. <각 반방은 생산계획부로 집합!> 슈호프는 감옥 옆을 지나고 막사 사이를 지나 쏜살같이 소포 인도소로 달려간다. 한편, 체자리는 의젓한 자세로 천천히 다른 방향으로 간다. 저쪽 기둥 주위엔는 죄수들을 잔득 몰려와 았다. 기둥 위에 베이어판이 한 장 붙어 있고, 그 위에 먹물로 쓴 소포 수령자 명단이 붙어 있다.
Most writing in the camp was done on plywood, not on paper. It was surer, somehow, more reliable. The guards and turnkeys used wood, too, for keeping tally of the zeks. You can scrape it clean for next day, and use it again. Economical. Zeks who stay in camp all day can, among other odd jobs, read the names on the board, meet people who've got a parcel as they come in from work, and give them the number. Not much of a job, but it can earn you a cigarette. 수용소 안에서는 종이보다도 이렇게 베니어판 위에 쓰는 일이 더 많다. 베니어판이 더 강해 보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간수들이나 작업 할당계원들도 인원 계산을 할 때면, 이 베니어판을 사용한다. 썼다가 지우고 도 다음날 사용하면 경제적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수용소 안에 남아 있었던 놈들을 이런 벌이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포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미리 봐두었다가, 통로 근처에서 본인을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서 붙잡고 통고를 해 주는 것이다. 많은 보수를 바랄 수는 없지만 아무리 못해도 궐련 한 개비는 얻어 피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