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노트 55
< 수행 노트는 1996년도부터 미얀마 마하시 명상원의 수행지도 스승과 한국인 수행자들의 수행면담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참고는 수행자를 돕기 위한 묘원의 글입니다. >
질문 : 정신과 물질이라고 할 때와 오온은 어떻게 다른가요?
답변 : 정신과 물질과 오온은 같은 뜻이다. 정신과 물질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눈 것이 오온이다. 오온은 다섯 가지 무더기의 모임이라는 뜻이다. 오온은 색온, 수온, 상온, 행온, 식온으로 다섯 가지의 무더기가 결합된 것을 말한다. 색온은 몸 전체를 의미하는 물질이다. 수온은 몸과 마음의 느낌으로 마음과 함께 있는 마음의 작용이다. 즐겁고 괴롭고 덤덤한 것이 느낌이다. 상온은 기억하는 기능으로 마음과 함께 있는 마음의 작용이다. 행온은 노력하고 준비하는 행위로 마음과 함께 있는 마음의 작용이다. 식온은 아는 마음이다.
< 참고 >
정신과 물질을 오온(五蘊)으로 분류한 것은 부처님께서 최고의 지혜로 분석한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은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실재에 관한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본적은 구성을 아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부처님의 분석은 치유에 목적을 둔 분석입니다. 이 치유는 어리석음에 대한 치유입니다. 오온의 실재를 알아야 비로소 존재의 성품을 아는 통찰지혜를 얻습니다.
오온(五蘊)은 인간의 정신과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무더기입니다. 오온은 색온(色蘊),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薀)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색온은 몸을 뜻하는 물질의 무더기입니다. 수온, 상온, 행온은 마음과 함께 있는 마음의 작용의 무더기입니다. 식온은 대상을 아는 마음으로 마음의 무더기입니다. 오온의 온(蘊)은 무더기를 뜻하는데 모음, 무리, 쌓임이라는 존재의 요소들을 말합니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무더기는 여러 가지의 요소들이 결합하여 구성되어서 무더기라고 합니다. 가령 색온 수많은 장기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수온, 상온, 행온, 식온도 여러 가지의 요소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마음의 작용과 마음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온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오온은 다섯 가지의 무더기들의 결합입니다. 자동차의 부속들이 모여서 하나의 자동차가 되듯이 물질도 여러 가지의 장기들이 모여 하나의 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마음과 마음의 작용도 수많은 정신적 요소들이 모여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몸이나 마음은 수많은 요소들의 결합이기 때문에 이 중에 어느 것 하나가 주도적으로 이끌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정신과 물질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각각의 작용을 해서 실재하지 여기에 나라고 하는 자아는 없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의 결합은 조건에 의해서 일어나고 사라지므로 이것을 주도하는 실체가 없어 무아입니다
둘째, 오온에서는 물질 외에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분류한 것이 특징입니다. 오온은 마음인 식온과 마음의 작용인 수온, 상온, 행온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기능을 하지만 마음과 함께 있는 느낌과 기억과 의도가 앞서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은 이처럼 여러 가지의 기능이 모여서 마음의 역할을 합니다. 주석서에서는 오온에서 식온을 왕이라고 하고 수온, 상온, 행온을 신하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실제 일을 하는 것은 수온, 상온, 행온이고 식온은 이것을 아는 기능을 합니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분석 중에서 오온은 마음과 마음의 작용을 자세하게 분류합니다. 하지만 십이처는 물질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해서 오온과 차이가 있습니다.
셋째, 오온은 함께 일어나서 함께 소멸합니다. 이들 다섯 가지의 요소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해서 정신과 물질이 기능을 합니다. 이 중에 어느 것 하나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모든 것을 이끈다고 하는 것은 연기법의 원인과 결과에서 마음의 기능을 말한 것일 뿐입니다. 마음이 이끈다고 해서 마음 혼자서 모든 것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온은 매순간 똑같이 일어나서 똑같이 사라집니다. 함께 일어나서 함께 사라지는 것을 구생법(俱生法)이라고 합니다.
넷째, 오온을 근본법(根本法)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근본이 되는 법을 빨리어로 빠라마타 담마(Pramaṭṭha Dhamma)라고 합니다. 이는 더 이상 다다를 것이 없다는 뜻에서 궁극적 진리라고 합니다. 또 최고의 법이라는 뜻에서 최승의법(最勝儀法)이라고 하며, 절대적 실재라고도 합니다. 절대적 실재는 세간의 관념이 아닌 출세간의 있는 그대로 보는 실재를 말합니다. 이렇게 관념이 아닌 실재를 볼 때만이 무상, 고, 무아를 알 수 있습니다. 근본법은 네 가지가 있는데 마음, 마음의 작용, 물질, 열반입니다. 오온과 열반을 합쳐서 근본법이라고 합니다. 열반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번뇌가 불탄 것을 말합니다. 오온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수행을 해서 통찰지혜가 나면 집착이 끊어져 연기가 소멸하여 열반에 이릅니다. 이것이 윤회가 끝나는 해탈의 자유입니다. 인간에게 오온 말고는 다른 것이 없으며 오온의 완성이 열반입니다.
다섯째, 오온의 실재는 무상, 고, 무아입니다. 정신과 물질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 특성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상입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우주는 진동하며 인간의 몸도 끊임없이 진동합니다. 이때의 진동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무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두려움입니다. 얻지 못해서 괴롭고 얻은 것이 사라질까봐 괴롭습니다. 이 불만족이 괴로움입니다. 이것을 체험하는 몸과 마음은 있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내가 소유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무아입니다. 존재의 성품인 무상, 고, 무아를 알려면 오온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서 오온을 집착하여 오취온(五取蘊)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오온을 집착하여 오취온이 되면 윤회의 사슬이 끊어지지 않아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