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미국에서 기아자동차(오태현 전무)를 통해 아래 배 부분에 ‘京春鐵道期成會記念(경춘철도기성회기념)’이라는 글이 새겨진 황소상 사진이 전달되었다. 황소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Jack Aldrich가 1953년 귀국길에 기념품으로 구입해간 것으로 다시 한국에 가져다 놓겠다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하자, 아들 Tim Aldrich가 선친의 뜻을 받들어 반환 의사를 전한 것이다. 황소상은 지난 3월 10일 기증받아 박물관에 전시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찾아본 경춘선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 ★ ★ 경춘철도기성회의 흔적, 황소상 ★ ★ ★ 우리 역사 어느 곳에도 ‘경춘철도기성회’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은 옛 신문을 찾아보는 방법이었다. 경춘철도 착공(1936년 7월) 이전의 옛 신문을 찾아본 결과 예상대로 1926년 2월 7일자 동아일보에서 2월 3일 춘천번영회가 주축이 되어 경성~춘천 간 철도부설을 목적으로 경춘철도기성회를 조직했다는 자그마한 기사를 찾아냈다. 이어서 동아일보, 조선중앙일보 등에 ‘경춘철도 부설을 위하여 경춘철도기성회 진정인 대표 상경’, ‘기성회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경춘철도 부설 실현 가능’ 등의 내용을 비롯해 경춘철도기성회가 화천과 양구, 홍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 정거장기지 준비용으로 토지 15만 평을 매입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게재되어 있었다. 1936년 7월 21일자 동아일보와 매일신보에서는 조선인 주주가 다수 참여한 ‘경춘철도주식회사’ 창립 소식과 함께 경성을 기점으로 하는 최초의 사설철도 부설로 인해 강원도의 많은 미개발 광구(鑛區)를 개척하게 되었다는 자평, 경춘철도기성가는 경춘철도회사 창립축하회를 대대적으로 준비한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도 찾아볼 수 있었다. 결국 경춘철도기성회기념 황소상이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졌는지는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옛 신문 기사를 통하여 1926년 2월 3일부터 1936년 7월 20일 사이에 기성회의 주도로 제작되었음은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매일신보는 1939년 7월 22일 거행된 경춘철도 개통식 소개에 이어 개통 초일인 7월 24일 여객 1,400명, 수입 1,767원, 화물 111톤, 수입 555원으로 수입 합계 2,322원의 실적을 게재했다.
★ ★ ★ 명품철도 될 경춘선의 변화★ ★ ★ 1939년 7월 26일 발행된 조선총독부 관보(제3754호)에는 성동~춘천 간 93.5㎞의 사설철도에 대한 7월 20일부 운수개시 인가 내용과 함께 각 역명과 역간 킬로정이 게재되었다. 당시 관보에 게재된 각 역은 성동역, 고상전정류소, 월곡정류소, 연촌역(1963년 3월 5일 성북역으로 변경), 묵동정류소, 태릉정류소(1958년 1월 1일 화랑대역으로 변경), 갈매정류소(1974.8.15일 폐지), 퇴계원역, 사릉간이역, 금곡리역, 평내정류소, 마석역, 대성리역, 청평역, 상천간이역, 상색정류소(1978.8.8일 폐지), 가평역, 서천정류소(1958.7.10일 경강역으로 변경), 백양리역, 강촌정류소, 의암정류소(1974.2.5일 폐지), 신남역(2004.12.1일 김유정역으로 변경), 성산역(1940.4.1일 남춘천역으로 변경), 춘천역 등 24개역이다.
해방 전 경춘선을 이용하여 통학했던 이용구 철도선배님의 수필 ‘경춘선과 아버지 그리고 해방’에서 “경춘선은 서울 동쪽(현 제기동) 성동역을 떠나 춘천역까지 운행되었는데 단선으로 푸러형 기관차가 객차 3~4량을 끌고 다녔다. (중략) 물자난과 정비부족으로 연발 연착은 다반사였다.”는 표현에서 당시 상황이 대략 짐작이 된다.
1946년 5월 7일 발효된 재조선미국육군사령부군정청법령 제75호 ‘조선철도의 통일’ 제2조에 의해 경춘선은 국유철도로 편입되었으며, 현재는 복선전철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본래 2009년 개통 목표였지만 공사 지연으로 금년 중 개통이 예상되며, 직선화와 복선전철공사가 완료되면 수도권광역전철이 운행된다. 경춘선 시발역은 현재의 청량리역에서 신설 중인 상봉역으로 변경되며, 상봉역 다음 망우역과 퇴계원역 간에 신내역, 갈매역, 별내역이 신설되고, 상봉역에서는 7호선, 신내역에서는 6호선 전철과 환승이 가능해진다. 한국 최초의 2층급행전동차가 예정대로 운행되면 경춘선은 서울에서 호반의 도시 춘천까지 1시간 내로 오갈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품철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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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경춘선 개통기념 ‘주전자’ 첫 공개
무쇠 재질 높이 26㎝·폭 17㎝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과 지역 발전 전략 정책토론회 오늘 낮 12시40분 춘천역~서울 신상봉역 간 시승열차내
윤수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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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39년 경춘선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주전자. ‘경춘철도기성회기념’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 오는 21일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을 앞두고, 지난 1939년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경춘선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주전자가 국내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다. 황인규 춘천시 동면 향토사료 관장이 9일 본지를 통해 공개한 주전자는 무쇠( 주조) 재질로 높이 26㎝, 폭 17㎝ 크기이며, 실제 사용한 흔적이 있다.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이 주전자의 뚜껑에는 ‘경춘철도기성회기념(京春鐵道期成會記念)’이란 글자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이 주전자는 당시 경춘철도주식회사 기성회에서 소량으로 제작해 일본인 중심의 고위 인사들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황 관장은 “지난 20년 동안 수집한 1만5000여 점의 자료 중 가장 소중한 것”이라며 “춘천의 역사를 후손에 알리는 역사 박물관이 생긴다면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용 기자 | | |
첫댓글 춘천에는 귀중한 향토자료를 소장하고 계신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지역 외로 기증등의 형태로 유출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 춘천에도 아카이브박물관같은 박물관이 들어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춘천에는 귀중한 향토민속자료를 보관하는 기관이 없습니다. 화천만 하여도 '화천민속박물관'이 있어요.
춘천의 향토민속자료를 보존하는 '춘천민속박물관'이 설립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위의 글은 최근 모임에서 뵌 손길신 철도박물관장님이 쓰신 글임을 알려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