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8일 수요일
강아지 3
김미순
아빠는 보조 미용사가 셋이나 있는 유명한 미용실 주인이다. 침대가 다섯 개나 있는 피부샵도 있다. 엄만 맛집으로 소문난 한식 전문집미다.
집에 뭔 일 없난고 담임 정마리 선생님이 자주 물었다. 정마리 선생님은 엄마의 절친이다. 유치원 디닐 때부터 친구였다고 한다. 정마리 선생님은 누구든지 예뻐하시고 귀여워 하셨다. 시설로 봉사를 다니섰다. 나도 따라간 적이 있다. 금요일엔 카스테라와 바나나맛 우유를 우리 반 애든에게 나누어 주셨다. 서른 명이나 되는 애들어게 사 주려면 돈이 많이 들텐뎨~ 저번 달 운동회 때는 세 멍씩 피자 한판을 쏘셨다. 이유는 모른다. 애들 말로는 우리 엄마가 돈을 들였다는 소문이었다.
그렇게 잘 살던 우리집이 아빠와 엄마, 나와 동생으로 갈라져 산다는 것이다. 나와 엄미는 원룸에, 커피숍에서 저녁 늦게 들어온다. 아빠 미용실은 요즘도 삐까번쩍하게 잘나가고 있다.
일이 시작된 건 그때부터다
어느 토요일메 엄마와 백화점에 갔다. 갈아입힐 옷이 세 개나 되고 가발도 두 개나 있는 인형 세트를 사 주었다. 푸트 코트에서 블루베리 주스를 마시며 아주 조심스럽게 애기했다.
"루영아, 잘 들어. 엄마가 요가 배우러 인도에 가. 너도 요가 잘 알지?"
"요가 회원도 함께 가?"
"응, 십 개월인데 매일 전화할게"
"아빠는 안 가지?"
" 그렇지, 과외도 그대로 하고 가정부 아줌마도 같은 시간에 와"
나는 엄마가 올 때까지 참았다. 아빠가 예전처럼 무척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었다. 학교에서 마리선생님은 땉처럼 자상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점점 말이 없엊지고 표정도 어두워졌다.
막상 엄마가 왔을 때에는 아기를 안고 왔다. 오밀조밀하고 똑똑해 보였다. 아빠를 닮았다.
" 네 동생이야"
나는 아기의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름이 뭐야?"
아빠가 말했다.
" 아직 안 지었어?. 동생이름 우리 루영이가 지어 줄래?"
나는 갑자기 이름을 지어 주라는 말에 당황했다.
" 생각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 우리 반 남자 친구 중에 제일 앀씩한 영진이가 있긴 한데 ㆍㆍㆍ"
바로 엄마와 아삐는 동생을 영진이라 부르자고 랬다.
동생이 울어서 엄아가 안고 젖을 먹였다. 정말 신기학고 놀라울 뿐이었다. 가정부 아줌마가 조용히 하리며 밖에 나와 간식을 먹으라고 했다. 조그만 녹두잔이었다.
"루영아. 엄마한테는 태반이란 게 있어. 모든 여자 한테 다 있는데 아기를 싸고 있어. 그런뎨 엄마 태반이 너무 약해서 십 개월 동안 병원에 있었대. 요가원에 간다는 말은 거짓말이었지. 중간에 잘못되면 상처 받을까 봐 아기 가졌다는 말은 못했어"
가정부 아줌마가 아빠랑 아기 물품을 사러 갔다. 젖을 충분히 먹었는지 아기는 쌔근쌔근 잘 잤다. 엄마도 쿨꿐 잤다.
과외 선생님도 알고 있었다는 듯 조용히 하자며 작은 목소리로 공부했다. 큰소리로 따라하는 건 안하고 평시보다 일찍 수업을 마쳤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영진이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영진이가 울면 집안 식구들 모두 긴장하고 기저귀를 열어보고 서로 안고 얼르려고 했다.
내가 처음 아빠한테 서운함을 느낀 건 엄마가 잘 때 동생이 울었을 때다. 이미 젖을 먹은지 별로 오래지 않았는데 엉엉 울어서 옆에 있던 내가 동생 손을 잡고 얼렀다.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아빠가 들어왔다. 내 손을 때리더니
"손 치워. 더럽게"
아니, 나는 아빠의 차갑고 센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아기를 만질 때는 깨끗하게 먼저 손을 씻고 만지라는 엄마의 말을 잊은 건 아니지만, 가까이 있던 내가 손을 잡은 건 자연스럽게 만진 게 뭐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
나는 밖으로 나와 쇼파에 앉아 소리내어 울었다. 가정부 아줌마가 내 등을 두두리며 달래 주었다.
그날부터 나는 내 방에서 자고 학교 갈 때, 학교에서 돌아몰 때만 엄마를 만나고 동생은 만지지 못했다. 아빠는 영진이만 사랑하는 것 같았다. 밥을 먹을 때도 영진이를 씻길 때도 곁에 오지도 못하게 했다. 나는 내 방에서 영진이의 울음소리만 들었다.
"으구 으구, 아빠야 엄마민 좋아하지 마. 아빠 직장에 갔다 올거니까. 엄마랑 잘 놀아 ."
아빠가 나가고 나면 급히 엄마 방에 달려가 영진이의 손을 잡고 내 품에 안아쥬기도 했다. 엄마는 나를 꼭 안이주고 요즘 공부 열심히 하고 있지, 마리선생님은 잘있지 하며 더 깊이 안아주었다. 나는 그래서 아빠보다 엄마를 더 좋아한다.
영진이가 조금 자라 이유식을 먹을 때 주방 식탁으로 왔을 때 아빠는 나에게 영진이가 다 먹으면 나오라고 했다. 배가 고파도 할 수 없이 참아야 했다. 영진이가 없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건데ㆍㆍㆍ
나는 그때부터 시간만 나먼 영진이 손을 꼬집어 떼고 비틀고 멍이 들 정도로 상처 입혔다. 엄마는 그러지 말라고 꾸짖었다. 저녁에 아빠가 오면 나는 그때부터 팔이며 다리에 시퍼런 멍이 들 정도로 매를 맞았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울지도 않았다.
다음 날 나는 학교에 가지 못했고 엄마는 선생님한테 사정을 얘기하고 상처가 다 나으면 보내겠다고 사정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아빠가 나를 때릴 때마다
" 누구 씨를 닮아서 이렇게 흉악하냐?"
그럼 나는 아빠 씨가 이니란 말인가
엄마는 아무런 말이 없다. 아빠도 아무런 말이 없다.
내가 아빠한테 세 번째 맞은 날 저녁에 여전히 내가 소퍄에 있는데, 엄마가 나욌다.
"루영아, 우리 짐 싸자"
마리선생님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지금 원룸으로 이사했다.
그런데 엄마가 오기를 기다리며 학교 숙제를 하고 있는데 벨이 울렸다. 찾아올 사람이 없을텐데 누구지?
엄마와 똑같이 닮은 할어니가 커다란 인형세트를 가지고 들어왔다.
" 네갸 루영이 맞지?"
" 네 맞는데요. 근데 할머니는 누구세요?"
" 응, 나는 엄마를 잘 아는 사람이야. 너 인형 좋아하지?"
그러고는 바로 가 버렸다.
그날 밤 엄마에게 물었다. 그 할머니가 누구냐고. 글쎄, 엄마도 모르겠는데 ㆍㆍㆍ
그런데 일주일 쯤 흘렀을까? 또 그 할머니가 또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엔 할아버지도 함께였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 할아버지가 내 입에 파란색 테이프를 붙이고 밖에 나갔다. 할머니도 빠르게 2층 계단을 내려갔다. 할아버지가 택시를 몰고 나는 할머니랑 뒷좌석에 앉았다. 아주 세게 나를 안았다. 정말 무서웠다. 5층 원룸에 갔다. 우리집과 비슷했다. 나는 할머니에게 안겨 엄머에게 전화했다.
" 엄마, 할아버지 바꿔달래."
" 어이 , 루이, 내 목소리 기억하지? 지금 루영이랑 같이 있어. 같이 살고 싶으면 당장 천 만원 보내"
어떻게 내가 엄마한테 왔는지 자세히 모르나 나는 바로 다음 날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엄마에게 물엇다. 엄마는 담담하게
" 할머니야. 할머니가 몹쓸 병에 걸렀다나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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