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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여호수아 9장1~15절
제목 : 같은 소식, 다른 반응
여리고성과 아이성이 진멸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부분의 가나안 족속이 연합하여 대항하지만, 기브온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으려 합니다.
1. 가나안 민족들의 연합(1~2절)
1) 여리고와 아이에 대한 소식이 요단 서편의 가나안 전역에 퍼졌다(1절)
“[1] 이 일 후에 요단 서쪽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해 연안에 있는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 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모든 왕들이 이 일을 듣고”
요단 서쪽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해 연안. - 이 말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거듭 약속된 가나안 땅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편 여기서 '산지'(KJV, hills)는 에브라임과 유다의 산지(10:40;11:16)를 포함하여 가나안에 있는 전체 산지(민 13:17;신 1:7)를 가리키며,
'평지'(KJV, Valleys;RSV, lowlands)는 산지와 해변가 사이에 있는 낮은 지대, 곧 욥바로부터 가사에 이르는 대평원지대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레바논 앞 대해 연안'은 욥바로부터 두로에 이르는 지중해 해변을 가리킵니다(Keil, Lias).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 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 - 당시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여섯 족속을 가리키는데 여기에 '기르가스 족속'을 덧붙여 소위 가나안 후기 일곱 족속이라 합니다.
2) 이들은 동맹군을 형성하여 이스라엘에 공동 대응합니다(2절)
“[2] 모여서 일심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 맞서서 싸우려 하더라”
5:1을 보면, 요단 서쪽의 왕들은 이스라엘로 인해서 이미 두려움에 떨고 낙담해 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5:1절 “요단 서쪽의 아모리 사람의 모든 왕들과 해변의 가나안 사람의 모든 왕들이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셨음을 듣고 마음이 녹았고 이스라엘 자손들 때문에 정신을 잃었더라”
그 때문인지 그들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맞서서 대항 할 준비조차 하고 있지 않다가 여리고 성, 아이 성의 진멸 소식을 듣고서야 비로소 이스라엘에 대항 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즉 그들 가나안 족속들은 동맹을 맺어 남부 연합군을 조직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대항할 남부 연합군이 조직됨으로써, 지금까지의 성읍 단위 싸움에서, 이제 광활한 영토와 많은 거민들을 가진 가나안 족속들과의 본격적인 영토 전쟁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2. 기브온의 전략(3~13절)
1) 기브온 주민들도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에게 행한 일을 들었다(3절).
“[3] 기브온 주민들이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에게 행한 일을 듣고”
기브온 주민들 - 이들은 히위 족속(Hivites) 거민들인데, 히위 족속은 가나안 땅 도처에 집단적으로 흩어져 살던 가나안 일곱 족속중 하나입니다<서론, 가나안의 여러 족속들>.
여호수아 당시에는 이들이 기브온을 중심으로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 등지에 주로 거주하고 있었던 듯합니다(9:17).
*수9:17절 “이스라엘 자손이 행군하여 셋째 날에 그들의 여러 성읍들에 이르렀으니 그들의 성읍들은 기브온과 그비라와 브에롯과 기럇여아림이라”
특히 '기브온'(Gibeon)은 주변에 여러 소성(小城)들을 거느린 왕도(王都)로서 (10:2), 예루살렘 북서쪽 약 10km지점에 위치한 해발 722m 가량의 가나안 중부주요 성읍입니다.
후일 이곳은 베냐민 지파에게 분배되었고(18:25),
이어 레위 지파의 성읍으로 구별되었습니다(21:17).
2) 기브온 주민들은 꾀를 내어 먼 나라에서 여행을 온 사신들처럼 꾸몄다(4,5절)
“[4]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 그 발에는 낡아서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가 난 떡을 준비하고”
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 가나안 여러 족속들(1절) 가운데 히위 족속인 기브온 주민들은 연합군을 조직해 이스라엘을 격퇴시키자는 제의를 물리치고 단독으로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치밀한 꾀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 기브온 거민들은 비록 동맹을 맺어서 이스라엘과 대적한다고 하더라도,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의 멸망을 통해 볼 때 결코 승산이 없으리라는 냉철한 현실 판단을 내린 것 같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의 모든 족속들을 남김없이 멸절시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24절),
*9:24절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의 모든 주민을 당신들 앞에서 멸하라 하신 것이 당신의 종들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로 말미암아 우리의 목숨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같이 하였나이다”
그들로써 죽임을 당하지 않고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과 화친(和親)을 맺는 것이었고, 또한 화친을 맺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나안 땅에 살지 않고 먼 나라에서 온 사절(使節)인 것처럼 속임수를 쓰는 것뿐이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이 신 20:10-15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구절들에 따르면 가나안 족속에게 속하지 아니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족속에게는 화친을 맺어도 좋도록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신20:10~15절 “[10] 네가 어떤 성읍으로 나아가서 치려 할 때에는 그 성읍에 먼저 화평을 선언하라 [11] 그 성읍이 만일 화평하기로 회답하고 너를 향하여 성문을 열거든 그 모든 주민들에게 네게 조공을 바치고 너를 섬기게 할 것이요 [12] 만일 너와 화평하기를 거부하고 너를 대적하여 싸우려 하거든 너는 그 성읍을 에워쌀 것이며 [13]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성읍을 네 손에 넘기시거든 너는 칼날로 그 안의 남자를 다 쳐죽이고 [14] 너는 오직 여자들과 유아들과 가축들과 성읍 가운데에 있는 모든 것을 너를 위하여 탈취물로 삼을 것이며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적군에게서 빼앗은 것을 먹을지니라 [15] 네가 네게서 멀리 떠난 성읍들 곧 이 민족들에게 속하지 아니한 성읍들에게는 이같이 행하려니와”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가증한 죄악으로 인해 이미 진멸의 대상이 된 가나안 족속들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었고, 오직 하나님의 공의를 위해 모조리 멸절시켜야만 했습니다(신 20:16-18).
*신20:16~18절 “[16]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이 민족들의 성읍에서는 호흡 있는 자를 하나도 살리지 말지니 [17] 곧 헷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을 네가 진멸하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명령하신 대로하라 [18] 이는 그들이 그 신들에게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을 너희에게 가르쳐 본받게 하여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게 할까 함이니라”
한편 여기서 '꾀를 내어'는 원래 '벌거벗다', '매끄럽다'를 뜻하는데, 여기서는 '교활하다', '간계를 취하다', '술책을 부리다'등의 나쁜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해어진 전대...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기운 신...낡은 옷...곰팡이 난 떡. - 이러한 모든 복장 및 소도구들은 기브온 거민들이 마치 먼 나라에서부터 오랫동안 여행하여 이스라엘을 찾아 온 사신(使臣)들처럼 보이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철저히 위장하였음을 보여줍니다.
만일 자신들의 기만행위가 발각되면 죽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자명했기 때문에, 그들이 생사가 달린 이 일에 전력을 다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한편 여기서 '전대'(sack)는 중간을 막고 두 끝을 터서 그곳으로 돈이나 물건을 넣게 되어 있는, 허리에 두르거나 어깨에 메는 자루를 뜻합니다.
3) 기브온의 사신들은 먼 나라에서 왔다하며 조약을 맺자고 간청한다(6절)
“[6] 그들이 길갈 진영으로 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먼 나라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하니”
그들이 길갈 진영으로 가서. - 아이 성 정복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축복과 저주의 종교 의식을 집행하기 위해 세겜으로 갔었는데(8:30-35),
이제 다시 길갈 진으로 되돌아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길갈은 가나안 정복의 군사적 중심지였습니다.
우리는 먼 나라에서 왔나이다. - 기브온 거민의 사신(使臣)들은 마치 멀리서 온 사신처럼 외모를 꾸미고(5절),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직접 멀리서 왔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거짓말과는 달리 도보로 3일이면 도달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던 히위 족속 거민이었습니다(16, 17절).
조약을 맺읍시다 - '언약을 베다'입니다.
이와 같이 '언약'과 '베는 것'이 결합된 것은,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언약을 맺을 때 짐승을 잡아 고기를 베어 그 조각 사이를 지나가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삼상 22:8; 렘 34:18).
이러한 풍습은 만일 언약을 어기면 짐승이 죽임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약 파기자 역시 죽임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창 15:10).
한편 구약에서 언약은 갑, 을 쌍방의 약속 내지는 계약을 뜻했지만, 특별히 인간의 구속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시겠다는 약속을 뜻하기도 했습니다<출 19:1-6 강해, 성경의 언약>.
그리고 갑, 을 쌍방의 약속에서도
(1) 쌍방이 동등한 입장일 경우와
(2) 쌍방이 동등한 입장이 아닐 경우로 나누이는데,
동등한 경우에 해당하는 예는 다윗과 요나단(삼상 18:3, 4),
야곱과 라반의 형제들(창 31:54),
아브라함과 헤브론의 아모리 족속들(창 14:13) 사이의 약속이며,
동등하지 않은 경우의 예는 본문에 나타나 있듯이 이스라엘 백성과 히위 족속 사이의 약속 등입니다.
이와 같이 언약을 맺는 쌍방이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을 때는 우월한 편에서 언약의 조건을 부과하거나(삼상 11:1; 겔 17:13, 14),
히위 족속처럼 약한 편에서 복종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했습니다(8, 11절).
기브온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소문을 믿고 단독으로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어 유일하게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기생 라합 처럼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의 어떤 말을 듣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행동하기로 결심하는 것이야 말로 기브온 처럼 복된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히위 족속은 가나안에 일곱 족속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기브온 주민은 흩어져 있었던 히위 족속의 일부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행하신 역사를 듣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나님이 도와 주시는 이스라엘의 보호를 받으려고 치밀한 속임수를 쓰서 이스라엘과 확친을 맺으려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의 어떤 말을 듣고 행동 하는냐에 따라 삶이 결정됩니다.
4) 이스라엘은 처음에 그들을 의심하여 조약체결을 거부한다(7절)
“[7] 이스라엘 사람들이 히위 사람에게 이르되 너희가 우리 가운데에 거주하는 듯하니 우리가 어떻게 너희와 조약을 맺을 수 있으랴 하나”
우리 가운데에 거주하는 듯하니 우리가 어떻게 너희와 조약을 맺을 수 있으랴 - 여호수아는 기브온 거민들의 속임수에 선뜻 응하지 않고, 그들이 혹시 가나안 족속이라면 약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7:1-5을 비롯한 모세 율법(출 23:32; 32:12; 민 33:55)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은 반드시 가나안 족속과 언약을 맺지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그들과 혼인을 하지도 말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신7:1~5절 “[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들이시고 네 앞에서 여러 민족 헷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 곧 너보다 많고 힘이 센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2]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3]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4]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 [5] 오직 너희가 그들에게 행할 것은 이러하니 그들의 제단을 헐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조각한 우상들을 불사를 것이니라”
가나안 족속에 이미 수백년 전에 결심하신 데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창15:16“네 자손은 사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 이는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아직 가득 차지 아니함이니라 하시더니”
하지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이러한 신중함을 지속하지 못하고, 기브온 거민들이 여러 가지 정황을 들어 다시 한 번 그들이 가나안 족속이 아님을 강조하자 결국 그들에게 속아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 겔라흐(Gerlach)은
"이 사건은 세상의 교활함과 가식에 대하여 모든 시대의 하나님의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함을 가르쳐 주는 하나의 경고이다"라고 하였습니다.
5) 여호수아는 그들에게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고 묻습니다(8절)
“[8]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하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하니”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이러한 표현은 야곱이 에서에게 사자(使者)를 보낼 때(창 32:4), 또한 요셉의 형들이 요셉 앞에서 용서를 구할 때(창 50:18)에도 사용되었는데, 당시 동양에서 예의상으로 흔히 사용되던 겸양의 표현이었습니다(Lias).
물론 결과적으로 기브온 거민 들은 이스라엘의 종이 되긴 했지만(23, 27절), 이 표현과 종이 된 사실과는 무관합니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 바로 앞 절인 7절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히위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주체로 나타나 있으나, 본절에서는 여호수아가 주체로 등장합니다.
이에 근거하여 자유주의 학자들은 본문이 두 가지 이상의 자료가 편집되어 구성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견해는 전혀 타당치 않습니다.
그러한 표현은 공동체와 개인을 엄밀히 분석하여 구별하지 않고, 단지 상호 자유롭게 교호적으로 사용하여 묘사하는 히브리식 표현법을 따른 것 뿐입니다.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 여호수아는 이러한 의혹을 끝까지 거두지 않고 진상을 철저히 파헤쳐야 옳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사신들이 나타난 시점이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즉 여호수아 군대가 가나안 중부 지역을 간단히 공략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가나안 남부 연합군을 격파하려는 시점에서 갑자기 이들 사신들이 화친을 제의하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흔히 선한 사람은 악인의 간계에 빠지기 쉬우므로 뱀 같은 지혜를 소유해야 합니다.(마 10:16).
*마10:16절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6) 기브온 사람들은 ‘먼 나라에서 왔다’는 것을 강조한다(9,10절)
“[9] 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심히 먼 나라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소문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10] 또 그가 요단 동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들 곧 헤스본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 있는 바산 왕 옥에게 행하신 모든 일을 들었음이니이다”
여기서는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8절)는 여호수아의 질문에 기브온 거민들의 사신들이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고 막연히 먼 곳에서 왔다고만 함으로써, 그들의 정체가 탄로 날지도 모르는 순간적인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 출애굽 사건(2:10; 출 13:15-16)과
-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의 진멸 사건(민21:21-35; 신 2:26-3:17)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는데, 이와 같이 그들이 관심을 종교적인 문제로 유도한 것은 신앙 공동체인 이스라엘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또한 그들이 화친 조약을 맺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아 온 것은 정작 최근의 일인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의 철저한 진멸 사건을 들었기 때문인데도(3절), 그들은 그들이 오래 전에 출발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 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끄집어내지 않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로 볼 때 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했으며,
또한 세상 적으로 지혜로운 가를 잘 알 수 있습니다(Masius, Fay).
아스다롯 - 바산 왕 옥(Og)의 도읍(都邑)이었으나(13:12), 모세가 쳐서 점령한 후 게르손 자손에게 할당한 성읍입니다(신 1:14;대상 6:71).
오늘날 갈릴리 바다 동쪽 약33km 지점에 위치한 '텔 아스테레'(Tel Ashtereh)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7) 사신들은 장로들과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종주권 조약을 맺기로 결정하여 자신들이 대표로 이스라엘을 만나러 왔다고 말한다(11절)
“[11] 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 나라의 모든 주민이 우리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들이니 이제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하라 하였나이다”
우리 장로들. - 기브온 성읍과 그에 속한 세 상읍 곧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 등은 왕정(王政) 체제를 갖추지 않고, 그 대신 장로(長老) 체제를 갖춘 듯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체제 때문에 기브온 성이 다른 가나안의 여러 성들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행동 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종이니. - 멀리서 온 사신들처럼 꾸민 기브온의 대표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들을 거듭 종의 신분으로 비하시키면서(8, 9절),
시종 신앙적이고 겸손한 태도로 접근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이들의 겸손하고 신앙적인 태도에 별 주의함 없이 조약을 맺게 되었고,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후환(後患) 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18절).
실로 세상의 세력은 종종 우는 사자처럼 덤벼들지만,
때로는 이처럼 자신을 낮추고 탄원자처럼 찾아오기도 합니다.
즉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익만 된다면,
그들은 언제든지 하나님의 왕국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Gerlach).
8) 기브온 사신들은 장거리 여행의 증거물들을 내놓는다(12,13절)
“[12] 우리의 이 떡은 우리가 당신들에게로 오려고 떠나던 날에 우리들의 집에서 아직도 뜨거운 것을 양식으로 가지고 왔으나 보소서 이제 말랐고 곰팡이가 났으며 [13] 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 부대도 새 것이었으나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매우 길었으므로 낡아졌나이다 한지라”
자신들의 신앙적이고 복종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일단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호감(好感)을 얻었다고 판단한 기브온 사신들은 이제 자신들이 멀리서 왔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즉 그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자신들의 남루한 옷차림을 비롯하여 곰팡이 난 양식과 찢어진 가죽 부대, 헤어진 신 등을 일일이 증거물로 내보이면서 '먼 여행길'을 강변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기브온 사신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는데 성공합니다(15절).
이로 볼 때 아마도 이들은
(1) 이스라엘이 가나안 족속 이외의 나라들과는 화친을 잘 맺는다는 사실 및
(2) 그들의 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화친은 절대 보장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아무튼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잘못을 범했지만,
기브온 거민 측에서는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는 현명한 처신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화친을 맺기 위하여 그들이 벌인 각종 거짓 행각은 결코 정당시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가나안 족속 멸절 명령의 목적은 그들로부터 영향 받게 될 모든 죄악의 요소를 철저히 진멸하는 데 있는 것이지, 기생 라합 처럼 여호와를 신실히 신뢰하고 그의 긍휼을 진심으로 구하는 자까지 죽이는 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브온 거민들도 진정 여호와를 신뢰했다면,
라합 처럼 신실 되이 여호와의 긍휼에 의지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 부지를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사용했을 뿐(9절)
라합 처럼 진정한 여호와 경외 자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3. 평화 조약 체결(14~15절)
. 1) 어떻게 할지를 하나님께 묻지 않았습니다(14절)
“[14]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는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 - 여기서 '무리'란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 된 각 지파 족장들과 장로들을 뜻합니다.
이런 의미를 살려 Living Bible은 'leader'로 번역했습니다.
한편 이들은 기브온 사신들의 말이 끝난 후, 기브온 사람들의 양식을 취했는데, 이 구절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즉(1)곰팡이 난 떡을 먹어봄으로써 기브온 사람들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는 견해(Keil, Masius, Rosenmuller)와
(2) 조약을 맺을 때 화평과 우호를 상징하는 친교의 떡을 먹었던 당시 고대 근동 지방의 풍속을 따라 기브온 사람들의 양식을 먹었다는 견해(F.R. Fay)입니다.
이 2가지 견해 모두 일리는 있으나 전자의 견해가 보다 타당성 있습니다.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 본서 저자가 특별히 이 말을 기입한 것은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뜻을 알아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화친 조약을 맺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 조약이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전투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정탐꾼의 말만을 믿고서 전투를 시작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었는데(7:2-5), 여기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지도 않고 기브온 거민들의 말만 믿고서 화친 조약을 맺는 잘못을 범한 것입니다.
당시 여호수아는 무엇보다도 여호와의 뜻을 묻기 위해 대제사장 엘르아살을 통해 '우림과 둠밈'(출 28:30 주석 참조)의 판결 법을 사용했어야 옳았습니다(민 27:21).
2) 여호수아가 그들과 화친하여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다(15절)
“[15]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 비록 알지는 못하였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여호수아가 기브온 거민들과 화친 조약을 체결한 것은 '가나안 사람들과 언약하지 말라'(출 23:32; 34:12; 신 7:2)는 하나님의 명령을 명백히 어긴 큰 실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브온 거민들과 화친 조약을 맺은 이유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1) 출애굽 이후 줄곧 적대 세력들만 상대해 오다가 이처럼 우호 세력이 나타나자 쉽게 호감이 갔을 수 있겠고
(2) 더군다나 기브온 사신들의 복종적인 태도에 마음이 우쭐하여졌을 것이고,
(3) 또한 정치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힘센 민족과 동맹을 맺을 경우, 장차 있을 정복 과정에서 상당한 혜택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 개인의 언약시 뿐 아니라, 더욱이 국가 간의 언약은 반드시 그들 신의 이름으로 맹세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영원토록 변치 않으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였습니다.
그러므로 3일 후 이스라엘이 그 사신들은 원방의 사신들이 아니라,
인근 가나안 족속의 사신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지라도(16절),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한 맹약 때문에 이미 체결한 화친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민 30:1-8강해, 서원과 맹세에 대하여>.
참 신을 알아보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엎드린 기브온의 지혜를 배우라.
진리를 알아보는 지혜를 주시 하나님께 감사하자.
그 진리를 위해 행동하고 심지어 필요하다면 우리의 자손심도 꺾을 줄 알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자.
묵상 Point
1) 싸움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 나라들은 두려워하였다.
하지만 모든 두려움이 여호와를 향한 순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들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오리혀 의기투합하여 대적하려고 하였다.
그들 중에는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멸망을 선택한 자들이다.
다수의 동맹으로 자신들의 부안을 해소하려고 하였다.
그런 아합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존재한다.
2) 속임
여리고 성과 아이 성 싸움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 것을 보고 여호와 하나님을 두려워한 다른 한 족속이 있었다.
기브온 주민들이다.
그들은 반이스라엘 동매에 참여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는 편을 선택한다.
가나안 족속은 모두 진멸의 대상이라는 것도 알았던 것 같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속임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이 속임수를 써서 아이를 이긴 것처럼 그들도 속임수를 쓰고 있다.
그들은 가나안 주민이 아니라 아주 멀리서 온 사람들인 것처럼 여호수아를 속인다.
평화조약이 아니면 전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3) 속음(혹은 속아줌)
여호수아는 기브온 민족에게 속아 평화 조약을 맺는다.
그들의 말만 믿고 하나님께 묻지 않았다.
승리감에 도취되었기 때문에 분별력을 잃은 것일까? 모를 일이다.
분명 영적 경계심을 늦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그온의 간절함을 보고 하나님이 눈감아주신 것은 아닐까?
우리가 깨어 있지 못한 것은 변명할 수 없지만, 우리의 실패를 통해 하나님은 다시 한 번 은총을 베풀고 계신 것은 아닐까?
아간의 범죄로 모두 진멸당해야 마땅한 이스라엘에게 은총을 베풀어주셨던 것처럼 말이다.
나(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무엇입니까?
1,2절 하나님 나라가 확장될 때, 필연적으로 세상 나라와 부딪힙니다.
그때 세상은 제 영역을 지키려고 더 강하게 결집합니다.
요단 서편의 가나안 족속들은 여리고와 아이의 패전 소식을 듣고 한마음으로 단결합니다.
전에는 서로 싸웠지만, 지금은 공공의 적을 두고 마음을 합칩니다.
그 연합의 범위는 산지와 평지와 해안까지 가나안 땅 전역을 포함합니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세상이 자기 영역을 지키려고 온갖 방식으로 믿는 자들을 대적할 것입니다.
요즘 내 믿음의 행보를 막아선 세상의 도전은 무엇이며, 이에 어떻게 맞서고 있습니까?
3-13절 같은 소식을 들어도 기브온 사람들은 다른 가나안 족속들과 다른 길을 택합니다.
라합처럼 하나님께 굴복하여 사는 길을 따른 것입니다.
라합이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듣고 구원의 길을 선택한 것처럼, 기브온 사람들도 애굽과 요단 동편에서 행하신 하나님의 큰일을 듣고(9,10절) 살길을 찾아나섭니다.
멸망을 피하려면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어야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외정책이 걸림돌입니다.
이스라엘은 먼 성읍과는 조약을 맺을 수 있지만 가까운 성읍은 진멸해야 합니다(참조. 신 20:10-18).
그래서 기브온 사람들은 여호수아를 속여 화친을 맺습니다.
이로써 속임수의 대가를 치르겠지만, 적어도 진멸은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속임수를 옳다 말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 대항하지 않고 구원을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마음과 노력은 비난할 수 없습니다.
14,15절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묻지 않고 기브온과 언약을 체결합니다. 아이성 전투에서 하나님께 묻지 않고 나섰다가 패배를 경험했는데, 이번에도 여호수아는 하나님 앞에 엎드리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가나안 모든 족속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의도치 않게 완수하지 못합니다.
죄는 영적인 경각심이 해체된 순간을 호시탐탐 노립니다.
꼼꼼히 따지고 세심하게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사람은 늘 오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삼천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이 오판이었던 것처럼, 기브온 사람의 겉모습과 말을 믿은 것도 오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믿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늘 말씀을 듣고 하나님께 묻는 과정을 앞세워야 실수하지 않습니다.
[기도]
공동체-헛된 것을 이루려고 애쓰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기 위해서 온 힘을 기울이게 하소서.
열방-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차별, 무지로 인해 인도는 세계 최대 발병국이 되었다.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고 환자들이 치료와 돌봄을 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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