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동부 영랑대 혹한속으로 들어가다(141231~150102)
▣ 일 시 : 2014년 12월 31일 ~ 15년01월 02일
▣ 코 스 : 광점동 - 어름터 - 청이당 - 영랑재 - 초암능선 - 추성동
▣ 인 원 : 5명(미산님, 사니조아, 김자준, 김선권)
▣ 날 씨 : 혹한 낮온도 -15도, 칼바람, 3일차 영하 8도
밤이면 하늘의 야전사령관 시리우스(*)는 푸른 늑대의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오후 22:00 10시 방향, 子正에는 正南에 위치하고 星道를 따라 차츰 서쪽으로 移動한다. 별의 軌跡 반대 방향으로 지구는 自轉하고, 나도 돌아(狂) 버린 거야.
鐵嶺 - (철령)
정도전(1337~1398)
철령의 높은 멧부리는 칼날과도 같은데
동쪽의 바다와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네
가을 바람은 유독 귀밑머리에 불어오는데
말을 몰고 오늘 아침 북녘 변방에 섰노라.
정도전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 한 토막 "어느 날 삼봉 정도전과 도은 이숭인 양촌 권근이 평생의 즐거움에 대해 논한 일이 있는데, 삼봉은 ‘눈보라가 치는 날 준마를 타고 들판을 달리며 누런 개 푸른 매 데리고 평원을 달리며 사냥하는 것이 즐겁소.’라고 하였으니 그의 가슴 속에는 호쾌한 기상과 혁명의 불씨가 숨어 있다. 그의 詩 한 구절처럼 ‘죽음은 한 번 뿐인 것을 목숨을 붙여 안락하게 살고 싶지 않다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대로 사는 법. 나는 이미 철령을 넘어 준마를 타고 평원을 달리고 있다.
(*) 시리우스(sirius) : 東洋에서는 푸른 늑대의 눈을 닮았다고 해서 天狼星(천랑성)이라고 불렀고, 西洋에서는 시리우스라고 불렀다. 天狼星은 야전사령관으로 이웃 나라를 침략하는 일을 주관한다.
駿馬를 타고 오도재를 넘어 광점동 마을에 닿았다.
전날 비로 도로는 빙판을 이루고 조심스레 오른다.
오늘의 목적지 얼음터 독가 청수정까지 가면 된다.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밤에 간간이 눈이 내렸다.
박준현씨가 내온 산골마을의 고등어구이
준현이는 술이 과해 아침에 얼굴도 못보고 獨家를 떠났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주변이 깨끗하게 많이 정리 되어 있다.
사연이야 모르지만 산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 연민을 느낀다.
20일 만에 사람을 처음 본다고 하면서 고등어구이를 내왔다.
품개동 합수점에서 허공달골 계곡을 건넜다.
계곡으로 들어가면 옛마을터가 있다고 한다.
청이당 영하 15도 점심을 먹지 못하고 소고기를 굽고 오뎅을 끓였다.
취수를 하는데 계곡 물이 얼어서 성불능선 바로 아래까지 갔다 왔다.
온도계는 -15도 지만 체감 온도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폭풍의 굉음이 울리고 나뭇가지마다 상고대가 붙었다.
1618봉 안부 하늘이 잠시 개더니 상고대에 붉은 빛이 돌았다.
목적지까지 40분을 잡았지만 영랑대에서 일몰을 보지 못했다.
오늘은 내가 기력이 약해서 그럴듯한 일몰을 놓쳤구나.^^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 새벽 1시 반까지 수다를 떨었다.
젤트에 성에가 하얗고 최근에 겪어보지 못한 혹한이더라.
적설량으로 보아 중봉까지 하루가 걸릴지도 모르는 일야.
초암능선으로 하산하기로하고 내려가서 1박 하기로 한다.
우리는 8시간의 사투 끝에 용소에 닿았다.
그날 주능선에서 인명사고 소식을 들었다.
지리산 일성 콘도로 이동 하산주 나누며
서로 칭찬과 격려를 하고 피로를 풀었다.
일성콘도 추녀끝에 시리우스가 보이더니 새벽에는 사라졌다.
이 고독한 나의 방황은 홀로 모질게 견뎌야 지나가는 것이다.
甲午年에 출발해서 乙未年에 돌아오는 길! 하필 오늘에야 하늘이 열리네.....
우리는 지난 2박 3일간 지리동부 산행을 한 것이 아니고 生死를 나눈 것이다.
첫댓글 산인님!
젊음의 지리열정은 혹한의 영랑대도 봄처럼 나들이 했나 봅니다 ㅡㅎ
지난 세월의 흔적은 지금의 화려한 경륜을 샇은 도솔산인님이 아닌지요 ?
혹한의 지리 영랑대을 파고들어가는 산인님과 일행님들이 대단하시고 너무 멋지시고 아름답습니다 ㅡ최고
지나간 옛날 일들입니다.
지난 16~17일 영하 15도...
아직도 손끝이 얼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