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끝내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나 보다 2년 먼저 혼자가 된 오랜친구 민의 전화였다.
"나야 잘 있니?"
음성이 평소같지 않어서 "그래 잘있어 왠일로 다 저녁에 전화를?"
"나좀 만나줄래?지금"
"이 시간에?"그이가 세상을 떠난뒤 부터 자연스럽게 저녁 외출이 뜸 해지고 저녁미사나 재속모임 외엔 거이
저녁 외출이 없던지라 조금은 망설이며 물었다.
"그래 지금 너의집 상가 맥주집에 와 있어"
친구의 목소리가 취기도 있는 듯 하고 약간은 울먹이는 듯 싶어 츠리닝 위에 코트를 걸치고 집을 나섰다.
호프집 구석자리에서 문쪽을 바라보던 친구가"여기"하며 손을 들었고 마주앉저 보니 조금 취한듯하고.....
"왠일이야? 술까지 마시고" 물었지만 말없이 술잔을 내미는 친구의 눈에 이슬이 맺혀있어 괜시리 마음이
짠해져 "왜그래?사람 불안하게"
잔을 받으며 물었지만 말없이 술잔만 오고 간 뒤에 친구가 입을 열었다.
예로부터 우리 풍습에 경조사가 있을 때마다 가까운 사람끼리 서로 도음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풍습인
축의금이나 부의금이 있고 그것이 근래에는 조금은 변질되여 처세에 밝은 사람들에겐 다른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안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경조사의 연락을 받으면 건네야 할 금액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록 관행으로 자리 잡은지도
오래 되었는데 그 부주금이 적지 않게 이웃간이나 혈육간에 가끔 문제가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뛰고 화도 나고 나중에는 서글프기까지 하였다.
친구의 말에의하면 친구의 막내 고모부가 환갑이되여 연락은 밭았지만 사정이 있어 참석치 못하였는데
그것이 문제가되여 전화로 안좋은 대화가 오간뒤에 고모내외가 찾아와 세상을 떠난 민의 남편 환갑때에
가져왔던 부주금을 돌려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이없고 기막힌 중에도 돌려주고 그들은 봉투를 가지고 돌아갔지만 그 뒤에 며칠동안 사는것이 지옥같았다는 민의 말을들으며 나 또한 어이가 없고 여지껏 살아 오면서 그런 일이 있다는 말도 들어 보지도 못하였기에
마음이 몹시 혼란스러웠다.
민은 학교를 졸업 하자마자 흔히들 말하는 콩깍지가 쒸워 홀 시아버지만 계시고 시동생과 시누까지 있는
어려운 가정에 며누리가되여 그들을 공부 시키고 결혼까지 시킨 착실한 며누리의 길을 걸어온 친구로
나는 알고있고 민의 말에 의하면 막내 고모내외 의 그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윗 오빠들이 제지는 안 하고 수수방관 한 것을 가늠한 후 받은 상처가 너무 아프다고 말하며 울먹이고 있었다. 며칠전 내린 눈의
잔설이 아직 남아있는 놀이터 의자에 앉져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시집은 멀어지고 친정은 가까워 진다고 말하던 친구들......
시집이나 친정 부모님이 계실 때에는 그런대로 친교가 이어지다가도 양가 부모님 마져 돌아가시고 나면
하늘아래 혼자인듯 외롭고 힘들다는 이야기등......
그러면서 부모님의 존재의 그 큰 그늘의 힘이 뒤늦게 가슴을 파고든다는 이야기등....을 새삼 기억하며 바라본 하늘은 어듭기만 하였다.
부의금이나 축의금이나 큰 일을 당한 이웃 또는 혈육을 위하고 도와주는 의미의 일종의 품앗시이고
받은 쪽에서도 잊지않고 감사하며 훗날 되돌려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 이긴해도 상황에따라 받은 액수대로
건너지 못할 때도있고 더 넉넉히 건널 수도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생각이
틀린것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때로는 넉넉히 잘 살면서도 꽝그리 잊고 있는 사람도있고 그럴때는 조금은 서운하다고 여기며 생각만으로
끈나는 것 으로 알고있는데....
새삼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까지 볼멘 소리를 하는 친구의 마음을 위로할 적절한 말도 못한 내 마음을.....
주님만은 아실련지.....마음 속으로만 "힘내 강하게 살아야지 어쩌겠니? 원망하며 아파하고 살기엔
우리의 삶이 그리 길지도 않으니....또 다른 십자가로 여기며 흔들리지말고 함께 걸어가자.
친구야!!! 너를 내가 사랑해 내 자신같이......
지금은 용서하라는 말 내 가슴 깊이... 용서한다는 네 말도 네 가슴깊이... 묻고 기다리자. 그럴수 있는 지혜와 사랑을 허락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까지.....고개를 떨그고 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눈속에
머물러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발걸음도 친구의 발걸음처럼 무거웠고
내 자식들이 아니 우리의 자녀들이 그 어떤 경우에도 이러한 어이없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 해야하는데......내 마음은 짙은 어듬속에서 세찬 바람따라 흩 날리는 눈발보다 더 어지럽고.. 음산한 바람의 울음 소리
같이 서글프고 또 서러웠다,
.
첫댓글 ....
참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다르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좀 어려우신 분들에게는 힘에 지나도록, 넉넉하신 분들에게는 체면치레 정도로... 힘 없으면 친구분처럼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지요. 그러나 바로 그럴 때 우리의 영혼은 익어가고 변화되지 않았던 우리의 심령이 변화되지요. 자주 만나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시라는 주님의 음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어지니님 친구의 이야기는 사실 저를 몹시아프게 그리고 놀라게 하였습니다.제가 세상을 제대로 못산때문인가? 이해도 되지않고 해서요...그렇나 말씀같이 우리둘 모두 신자이니 친구도 때가되면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 저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를 위로할 수 있게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댓글이 큰 위로를 주셨음을 감사히 생각하면서....
글을읽고 맑고 눈부신 창밖을보았습니다
세상에는 별스런 사람들이 다있구나 싶구요
봉투 찾아간 그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니라던데....
갑을 한 바뀌도는 그시간을 그들은 어떤삶을 살았는지
친구분께 세실리아님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었겠다 싶구요
시간이 지나면서 위로되고 상처가 아물기를 기도해봅니다
이 세상은 정말 냉혹한 것만은 분명 아니군요 이럴듯 타인의 아품을 위로하는 이 있음을 진정으로 감사하며 힘을 얻습니다 실어주신 힘을 받아 오늘 친구를 만나려가려합니다.참으로 감사합니다.리디아님...
사람의 시작과 끝은 온통 미스테리입니다. 어떻게 그런 행동까지도 가능한지...
나도 사람인데 드러나지 않은 치졸한 성정이 어디엔가 웅크리고 있겠지요? 무섭네요...
자기를 돌아보고 주위를 배려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행운 같아요.
향기로운 사람! 그리워져요. 그런 사람이...
세실리아님이 혹시 그런 분 아니신가요?
제가 생각하기엔 축의금을 되받아 가는사람은 처음으로 압니다 .사람으로서는 할 수없는 행동같은데....참으로 용감한 사람이라 여겨집니다 희망으로님의 글을 읽다보면 님이야 말로 고운 심성과 맑은 눈 거기에 붙잡고 계신 믿음의 끈 도 튼튼하시니 드문 남편이고 주님의 충실한 종이라 봅니다. 저는 늘 여생을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할머니일 뿐입니다.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사시길 기도합니다.
예전에 우리네 두레모 정신..그렇게 두리뭉실하게는 차치하고라도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참..
제 주위에도 낭패스런 일을 당하신 분이 계셔서 한참을 괜시리
속앓이를 했었지요..이제 인륜의 끝이 어디까지 치닿을지 알 수가
없는 세상이 된 듯합니다..그저 제 아이들이 걱정이 되는군요..
설마?하는 마음이지만..누가 아리까..두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심여수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지요? 그 이름 보니 반갑습니다 말씀같이 세상이 끝을 향해 달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물질이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하더라도 혈육마져 이리 된다면 슬픈일이지요 그러니 앞으로의 모든 것에대한 걱정...(.오늘 걱정으로도 족하다 그분께서 말씀하셨지만) 이 자꾸 쌓여갑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