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만주를 말 타고 떠돌아 다니던 여진족, 거란족, 기타 잡족 (이들을 뭉뚱그려서 그냥 '만주족'이라고 부르지요. 여진족과는 약간 다릅니다)들에게 만주가 좋은 땅이었을까 하는 문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분석했던 18세기, 19세기 지도들을 보면, 만주에는 이렇다 할 도시는 없습니다. (성경[심양]은 요동에 속함)
즉 만주에는 이렇다 할 문명이나 경제적 중심지는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장춘이나 하얼빈은 전부 다 러시아나 일본에서 만든 도시들입니다.
1909년 당시 동북3성의 인구가 7백만 정도였다고 합니다. (1909년도 일본 백과사전에서 직접 확인한 내용) 당시 조선반도의 인구는 2천만입니다. 땅은 6배나 큰데 인구는 3분의 1입니다. 인구밀도가 반도의 1/18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도 만주의 인구는 1억 2천만 (만주의 일부가 내몽고에 편입되었지만 그 지역은 무시하기로 하지요), 남북한 합해 8천만이라고 치고, 아직도 만주의 인구밀도는 반도의 1/4입니다.
봉금제 어쩌고 해도 살기가 좋았으면 다 가서 삽니다. 1800년대 당시 멕시코 정부는 텍사스를 막아 놓고 흰둥이들은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텍사스에는 맥작들보다 흰둥이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막는다고 못 들어오는 거 아닙니다. 살기 좋으면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백년 전만 해도 만주보다 반도가 18배나 더 살기 좋은 땅이었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만주의 기후는 살벌하며 토지는 척박합니다. 만주에서 말 타고 내일을 기약할 수 없이 살던 여진족들이 반도에 들어와 경상, 전라를 지배하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을 겁니다.
사람은 언제나 편안한 것을 원합니다. 만주족들이라고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나쁘면 왜 쳐들어 옵니까. 뺴앗을 게 있으니까 쳐들어 옵니다.
고대인들의 관점에서는 반도가 대륙보다 더 나은 곳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