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이동양봉장서 분봉이 터지고...... )

[효선이네]

오늘은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로 2차지 마지막 성패를 걸어본다.

향기가 물씬 나면서 2차지인 팔공산 중턱도 아카시 꽃은
만개(滿開)를 넘어가고 있는데, 사흘간의 비에 가슴을 조였다.

많은 량의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었으나, 50mm 정도 뿌렸고
흐린 날씨속에 꿀벌들은 열심히 일을 했는지 제법 꿀이 들어있다.

때 이른 찔레, 떼죽나무, 쪽제비싸리 꽃도 피어나기 시작해
아카시아 꿀에 혼입되면서 색깔이 붉어질까 염려가 된다.ㅠ

팔공산 2차지에선 아직 채밀한 농가는 없고,  2~3일 더 받아 대부분
이번주에 시작될 것 같고 효선이네 농장도 목요일에 채밀할 계획이다.

이것저것 바쁜 일상으로 내검을 못했었는데, 계상군 중에서 
몇 통이 자연분봉을 나갔다. 봄부터 애지중지 잘 키워온 벌인데
아까운 생각이 한 동안 떠나지 않는다.

우연히 봉장 주변의 큰 나무 가지를 올려다봤는데,
어른 머리통 보다 훨씬 더 큰 분봉군이 붙어있다.

어느 통에서 나온 벌들인지 정말 많다 많아....

복면포를 쓰고, 톱과 로프를 챙겨서 20m는 족히 돼 보이는
나무에 오르면서 주변의 나무가지를 대충 정리하고 분봉군이
붙어있는 나뭇가지를 로프로 묶고 자르기 시작했다.

너무 높은 나무고, 가지 끝에 벌들이 뭉쳐 있어서
다른 어떠한 방법으로도 수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무를 자르고, 분봉군이 붙어있는 채로 조심스레 내려서
빈 벌통에 소초광 7매를 넣고, 격리판를 붙이고 그대로 담아두었다.

사흘이 지난 오늘 오후, 봉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먼저
분봉군을 수용한 벌통을 열어 보았는데 놀라운 일이다.

소초광 7매 밖에 아무것도 넣어 주지 않았는데, 벌써
사흘만에 소비를 모두 짓고, 그 속에 꿀이 조금 들어있었다.

분봉 나올 때 물고 온 꿀도 조금은 있었겠지만, 아까시 꽃이 피면서
적극적인 유밀을 한 것 같다. 자연은 원리는 참으로 신비스럽다.

분봉 나올 때 충분한 식량을 물고 나와서 소비를 짓고,
식량을 저장하고... 신비 그 자체다.

벌이 웃자라서 계속 분봉열이 발생하면 분봉을 시키는 것이
제일 자연에 순응하는 좋은 관리 방법이지만

꿀 따올 외역봉을 줄이면 안 된다는 욕심 때문에, 왕대를 제거하고
개포을 접어주긴 했는데 과연 분봉열을 인위적으로 잠재울 수 있을까 ?

분봉열이 발생한 봉군은 소비 상단에 머리만 올망졸망 내밀고
일하러 나가고 싶은 생각이 영 없나보다.

비싼 화분떡, 설탕만 퍼 먹이고 벌만 키운 꼴이 되지는 않을는지...
오늘부터 화창한 날씨에 많은 량의 꿀이 들어올 것 같다.

 자연 분봉군을 받는 모습입니다. 사진촬영 : 진기종

우중에 수밀작업 중인 꿀벌입니다. 촬영: 진기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