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 26일 오후 4시)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집결하는 런던마라톤 대회가 열립니다. 대회를 앞두고 런던의 언론이 보도한 선수들의 각오와 면면을 소개합니다. 마라톤온라인은 게시판을 통해 문자중계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마틴 렐
"런던마라톤에서 우승하면 당신은 참피온중의 참피온, 즉 왕중왕(王中王)이 된다"고 마틴 렐(Martin Lel) 선수는 말한다.
멋있는 말이다. 올해 골드급 대회중의 하나인 런던마라톤의 주최자는 지난해 참피온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일 마틴 렐은 그의 4번째 런던마라톤 제패,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5위에 그친 이후 첫 마라톤 도전이기도 하다.
이번에 그가 다시 우승한다면 런던마라톤 29년 역사에 최초로 4회 우승자가 되고 두번째의 3연속 우승자가 된다. 멕시코의 디오니코 세론(Dionicio Ceron) 선수가 94-96에 걸쳐 3연속 우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레이스는 역대 가장 치열한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제외한 세계 마라톤계에 이름을 올린 유명선수들이 총 출동하기 때문이다.
작년 케냐의 내전으로 인해 훈련에 어려움을 겪은 까닭에 마틴 렐의 우승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올해도 막판 둔부 부상으로 훈련에 방해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수요일 MRI에서 심각한 손상은 없는 것으로 밝혔고 그 자신도 어느때보다 훈련이 잘 되었다고 밝혔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 사무엘 완지루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사무엘 완지루가 마틴렐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보인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9초 차로 2위에 그쳤고 그 자신도 올해 런던마라톤에서 게브라셀라시에의 세계기록(2:03:59)에 도전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물론 런던마라톤 코스가 베를린 코스만큼 평탄하거나 빠르지 않지만, 런던마라톤 페이스메이커는 32km까지 2:04 페이스로 이끌게 되어 있는 만큼 세계기록도 예상가능하다.
완지루는 매우 자신에 차있는듯하다. "페이스가 좋다면 일요일 세계기록에 도전할 것이다. 그것이 내 목표다. 열심히 훈련해왔고 세계기록 수립은 우리 케냐인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매우 어렵다. 날씨와 컨디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금주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달에 열린 리스본 하프마라톤에서 마틴렐보다 뒤처진 7위에 그쳤지만 그가 자신있어하는 이유는 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2:06:32의 기록으로 역대 선수권대회에서 최고의 기록을 수립했으며, 실제 그 기록은 지금까지 그가 참가한 3번의 마라톤대회중 가장 늦은 기록이기도 하다.
사진 왼쪽부터 압데라힘 고움리, 마틴 렐, 사무엘 완지루
기타 최강의 선수들
작년 마틴렐 선수가 막판에 완주리 선수를 따돌리고 2:05:15의 코스기록을 수립했을 때보다 더 기록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뭔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작년 3위까지의 선수 모두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2:06벽을 깼다. 그리고 6명의 선수가 2:07이하로 골인했다. 물론 4월초에 열렸던 로테르담 마라톤이 이에 필적한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당시 질적으로 사상 최고의 대회로 묘사되기도 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데이비드 베드포드는 런던마라톤의 위상을 다시 강조하면서 대도시마라톤 대회중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나섰다.
모로코의 압데라힘 고움리가 참가함으로써 작년 3위까지의 선수가 재대결의 구도를 갖추게 되었고, 금메달의 완지루 뿐 아니라 작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조우아드 가리브, 동메달리스트 체가예 케베데 선수도 모두 출전하여 경합을 벌이게 되었다.
IAAF세계육상 선수권에서 03년, 05년 2번 우승한 바 있는 가리브선수는 그의 최고기록인 2:07:02를 경신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봉주 선수도 이 선수를 가장 경계했다고 한다. 그는 자유자재로 페이스를 조절하여 대열을 교란시키는 데 능란하다고 했다.
케베데 선수도 그의 동료인 데리바 메르가가 지난 월요일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것에 고무되어 다시 조국 에티오피아에 승전보를 알리기위해 고무되어 있다. 데리바 메르가는 막판 트랙에서 케베데에게 추격당하여 4위에 그친 바 있지만 이번 보스턴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제르세나이 타데세의 등장도 관심을 끈다. 에리트리아 출신으로 두번에 걸쳐 세계 하프마라톤 선수권을 제패한 적 있는 만큼 그의 마라톤 데뷰에 육상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마라톤으로 '등급'에 대해 약간 초조해한다(nervous)고 박혔지만 2:05-2:06의 기록수립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그는 에리트리아 마라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요나스 키플(Yonas Kifle)과 함께 출전한다.
여자부 면면도 이에 못지 않아
여자부 참가자의 면면도 남자부에 필적한다. 베이징 올림픽 메달리스트 3명(루마니아의 콘스탄티나 디타, 캐서린 은데레바, 중국의 저우 춘슈)과 지난해 상위 3명(우승자 독일의 이리나 미키텐코,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게테 와미)이 모두 출전한다.
작년 미키텐코는 깜짝우승을 연출했다. 하지만 그후 12개월 동은 그녀는 월드마라톤메이저(WMM)의 우승자로 등극했다.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2:19:19로 우승하면서 08년 최고 빠른 선수로 위상을 정립했다. 현재 2:20벽을 깬 선수는 불과 9명에 지나지 않는다.
왼쪽부터 : 은데레바, 디타, 저우춘슈
그녀는 "나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준비를 했다. 런던에서 우승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런던에는 너무나 노련하고 빠른 선수가 많아 쉽지는 않을 것같다"고 했다.
두번에 걸쳐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한 바 있는 은데레바는 가장 노련한 선수중 한 사람이다. 그는 역대 2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런던마라톤에서는 가장 빠른 개인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직 런던마라톤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에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디타와 재대결을 벌이는 만큼, 지난 올림픽에서 앞서 달렸던 그녀의 존재를 몰라 우승을 놓쳤다고 말한 만큼 이번에는 그것을 증명해 보여야할 기회이기도 하다.
콘스탄티나 디타는 7번이나 런던마라톤에 출전했으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 39세인 그는 베이징올림픽 우승이후 갑작스러운 활동의 변화가 있었지만 작년 올림픽때만큼이나 좋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런던마라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꼭 이기고 싶다. 아무도 모른다"고 그녀는 공언했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저우 춘슈선수 역시 올림픽으로 인해 생활이 바뀌었다. 06년 올림픽에서 우승한 그는 올림픽 마라톤에서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쾌거를 거두었다. 그녀는 07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그녀는 2:19:51의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런던대회에서는 은데레바와 미키텐코에 이어 3번째로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게테 와미도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시카고 마라톤을 두번이나 우승한 바 있는 같은 에티오피아의 베르하네 아데레 선수와 동반 참가한다. 러시아의 마라톤기록 보유자인 루드밀라 페트로바도 04, 06년 2년에 걸쳐 준우승에 거친 바 있어 이번 레이스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5위에 그친 바 있는 케냐의 마사 코무도 입상권을 노리고 있다.
폴라 래드클리프가 발가락 부상으로 지난 달 출전포기를 결정했지만 영국의 또 다른 유망주 마라 야마우치가 주최국 영국의 자존심을 지키기위해 출전한다. 그녀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2:25:03)의 경신을 노리고 있으나 여자부 페이스메이커가 하프까지 71분으로 잡고 있는 만큼 그녀도 우승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