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수의 여인'이 돼볼까. 박인비(25)가 무서운 질주를 시작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틀째 경기에서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박인비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파72·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중간합계 7언더파를 기록했다. 2위 리젯 살라스(24·미국·6언더파)와는 1타 차다.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역전승으로 시즌 첫승을 기록한 박인비는 이로써 시즌 첫 메이저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공동 6위로 출발한 박인비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드라이브 샷은 평균 254.5야드로 좋았고, 그린적중률은 83.3%, 퍼트수는 28개로 3박자가 고루 뛰어났다. 14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려 보기 1개를 기록했지만 버디를 6개나 낚았다.
무엇보다 후반 11~13번 홀에서 나온 3홀 연속 버디가 컸다. 11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핀 1m에, 12번 홀(파4)에서는 3m짜리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이어 13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가까이에 붙여 세 번째 버디를 추가했다. 박인비는 14번 홀의 보기가 아쉬웠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고 선두를 지켜냈다.
세계랭킹 1위와 함께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퀸에 도전했던 최나연(26·SK텔레콤)은 첫날과 전혀 다른 샷 난조로 추락했다.최나연은 버디 3개를 낚았지만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3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1언더파 공동 21위.
최나연이 톱10 밖으로 벗어났지만 한국선수들의 활약을 계속됐다. 박인비를 포함해 5명의 선수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영(26·하나금융그룹)은 이틀 연속 2타를 줄여 박인비에 3타 뒤진 공동 5위(4언더파)로 올라섰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박세리(36·KDB금융그룹)는 중간합계 3언더파로 신지애(25·미래에셋), 강혜지(23·한화) 등과 공동 8위에 올랐다. 청야니(24·대만)는 3오버파 공동 52위로 부진했다.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는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 등과 이븐파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유선영(27·정관장)은 9오버파 공동 98위에 그쳐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