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는 부산의 시조(市鳥)다.
‘갈매기’와 ‘길’을 합성해 이름 지어진 ‘갈맷길’이라는 탐방로는 부산의 산과 강, 바닷가(해안)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
‘갈매’는 ‘깊은 바다’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기도 하다.
‘갈맷길’은 유형별로 21개 코스.
해안길 6곳(총길이 109㎞), 강변길 3곳(48.5㎞), 숲길 8곳(107㎞), 도심 길 4곳(37㎞)으로, 총연장이 302㎞에 이른다.
이를 ‘갈맷길 700리’라고 부른다.
거기에 ‘부산 갈맷길 시즌2’를 추가한다고 발표하였다.
기존 700리(275㎞)에다 300리(120㎞) 구간을 새로 만들어 ‘1,000리 갈맷길’ 시대를 여는 것이다.
오는 2026년까지 신규 갈맷길 조성과 기존 갈맷길을 정비할 계획이란 것.
새로 연결하는 도심 갈맷길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았다.
거칠산국 역사길(동래읍성∼좌수영성) 10㎞,
오감만족 행복길(서동 미로시장∼회동수원지) 4㎞,
철도 옛 향수길(옛 해운대역∼송정역) 9㎞,
아세안 자연생태길(도시철도 해운대역∼폭포사) 8㎞,
오후 맛 기행길(도시철도 경성대·부경대역∼민락수변공원) 6㎞,
근대 산업유산길(도시철도 서면역∼좌천동 가구거리) 7㎞ 등 15개 코스다.
오늘 내가 걷는 신호와 명지는 강서대교를 경계로 강서구와 북구로 구분된다.
두 지역은 대중교통이 원활하여 두 점을 연결하기에 편리하다.
신호(新湖)는 새로 생긴 섬이라하여 신도(新島)라 부르다가 명지(鳴旨)의 옛 이름인 명호(鳴湖)의 호자를 따와 신호가 되었다.
이후 김해군 명지면에서 녹산면으로 편입되고(1978), 다시 녹산면이 부산시로 편입(1789)되어 강서구 신호동이 되었다.
명지도 처음엔 명지도(鳴旨島)였다.
큰 비나 가뭄 등 천재지변이 있을 때 섬 어딘가에서 재난을 예고하는 소리가 울렸다고 '울 명(鳴)'자를 써서 명호 또는 명지라고 불렀다.
오늘 우리가 걷는 길은 ‘갈맷길 5코스’ 중의 일부이다.
‘갈맷길 5코스’는 ‘낙동강하굿둑~신호대교~천가교~가덕도일주’로 약 42km가 된다.
‘5코스’에서 ‘낙동강하굿둑~천가교’ 구간의 약 22km를 ‘갈맷길 5-1’로, ‘천가교~가덕도일주’ 구간 약 20km를 ‘갈맷길 5-2’로 구분짓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늘 우리가 걸은 길은 ‘갈맷길 5-1코스’에서 머리와 꼬리 부분을 자른 엑기스(Walkable path)만을 뽑은 격.
이는 휴일날 아내와 함께 걷기 위한 선택으로서 약 9km에 천천히 3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갈맷길 700리.
큰 지도.
갈맷길 전 구간.
갈맷길 5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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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길 5-1.
안내판을 각색.
궤적.
큰 지도.
<산길샘>
큰 지도.
약 9km에 3시간 20여 분 걸은 뒤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차량 회수.
'부영사랑으로 2차아파트' 건너편 ''미가소문난숯불갈비(강서구 신호동 324-4)' 앞에 차를 댔다.
그런 후 바닷가(신호항) 쪽으로 나와...
좁은 해수로에서...
갈맷길 이정표를 확인한다.
기둥에 붙은 빨간색 화살표는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까지 이어지는 '남파랑길' 로 갈맷길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갈맷길 이정표는 큰길로 안내하고 있지만 나는 바다를 우측 겨드랑이에 끼고 걷는다.
이 좁은 해수로는 어민들이 배를 안전하게 정박시키는 작은 부두인 것.
갈맷길은 자꾸만 우리를 안으로 밀어 넣지만...
우리는 해변을 고수한다.
이 부두는 신호 어민들의 터전.
'신호공원'.
해안을 따라 길은 두 색깔로 구분되어졌다. 자전거와 걷기길.
갈맷길 리본.
예전 신호초등학교가 있었던 곳인가? 방풍림(松林)이 울창한 기억이 떠오른다.
정자와 벤치, 그리고 체육시설.
축구장도.
멀리 바다 건너 가덕도.
당겨보니 연대봉. "그래, 산을 보려면 들(野)로 나오랬지."
갈맷길은 이정표 외에도 여러 형태의 표식이 있다.
늦장마로 어젠 억수같이 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 반짝 개였고...
나는 휴일을 놓칠새라 가까운 곳으로 나온 것.
군데군데 갈맷길 안내판.
'신호 철새 인공서식지' 안내판.
♬'엘 콘도 파사(El Condor Pasa)'♪
이 무슨 서부영화의 한 장면인고?
코카콜라 회사가 여기에다 지점을 개설했나?
그 옆 공터엔 오래된 외제차를 진열해 놓았다.
이국적 풍경이다.
길 옆 휀스 안으론 철새 인공서식지.
한적한 도로변도...
갈맷길.
'르노삼성자동차' 정문에서...
이제 신호대교를 두 발로 걸어서 건너게 된다.
도로변 손 닿는 곳의 무화과 열매.
신호대교를 건너면...
명지오션시티.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있어. 다리 건너 우측 바닷가를 따라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다...
우측 다리 아래를 쳐다보니 해변을 따라 쭈욱 길이 이어져 있고, 숲속으로도 산책길이 보인다.
역시 갈맷길 안내판.
숲속길은 해변과 달리 또다른 느낌으로, 햇볕이 뜨거울 때 좋겠다.
해변길.
금방 우리가 지나온 신호지구와 멀리 가덕도의 모습.
그리고 돌아본 신호대교.
예전,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친구의 배를 타고 꼬시락 낚시를 했던 추억이 가슴 아리게 한다.
다시 돌아보는 신호대교.
이제 촐촐한 시간. 쉴 곳을 찾아 정자로 찾아 들었지만 선점자(先占者)가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
숲속길을 걷다...
오동나무 아래에 터를 잡았다.
'붓다'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지만 나는 오동나무 아래에서 잠깐의 행복을 얻는다.
매실주를 곁들인 간편식.
그렇게 푹 머문 뒤 바닷가 석축에 어린 묘목 하나. 내가 앉은 곳의 오동나무가 자손을 퍼뜨렸나보다.
최근 뉴스에 발음도 잘 되지 않는 '테트라포드(Tetrapode)'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
미끄러운 이 구조물에 빠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어 위험하다는 것.
경고문.
간간이 멎었던 장맛비가 흩뿌리는 해변길을 걷는다.
"비는 딱 이렇게만 온나."
"햇볕이 없으니 바닷바람 시원한 해변길이 더 좋다."
바다 가운데로 산인 듯 뚝방인 듯 길다랗게 선을 그은 곳은 '대마등(大馬嶝)'으로 낙동강 하구에 모래가 쌓여 형성된 모래섬이다.
낙동강하류철새도래지 안내판. 이곳은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제179호).
안내판에는 해수부, 국토교통부, 환경부에서 보호하는 곳이란다.
왜가리와 쇠기러기, 황오리가 오면 육식 조류인 매가 따라 오는 것.
홍머리·청머리오리, 붉은부리·검은머리갈매기.
정자가 있는 곳에...
화장실이 있고...
갈맷길 안내판도 있다.
대마등과 장자도(長子島), 신자도, 백합등, 맹금머리 등의 모래섬들과...
더 우측으로 추억이 깃던 진우도(眞友島)가 보이고, 멀리 가덕도 연대봉이 우뚝하다.
쭉 뻗은 해변길과..
우측 바다건넌 가덕도.
자귀나무 아래에 낙동강하구 습지보호지역 감시초소.
이제 숲속으로 들어가...
숲속길을 걷는다. 이곳은 해변길과 숲속길이 나란히 있어 번갈아가며 걸을 수 있어 좋다.
다시 화장실에서...
가까운 곳에 이층정자가 보인다.
그 옆엔 '명지철새탐조대'가 검은색 건물로 자리잡고 있다.
철새탐조대로 올라와 바깥을 내려다보지만...
철새는 보이지 않는다.
탐조대에서...
탐조시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런 뒤 이층정자에 올라 남은 매실주를 마저 마셨다.
숲속 오솔길에는...
식수대가 있어 꼭지를 트니 콸콸~
갈맷길 안내판을...
가까이 찍어 나중에 조금 각색하였다.
갈맷길 5-1구간은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와 낙동강하구의 풍광이 압권.
해변길로 올라왔더니 길은 끝.
다시 옆으로 돌았더니 '명지배수펌퍼장'.
대로변으로 나오면 고가도로(을숙도대교)가 지나는 '명호사거리'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행복마을' 표석 뒤에...
주차장이 있어 차를 이곳에다 대고 역으로 걸을 수도 있을 것.
무료주차장.
휴일이지만 주차공간은 있다.
오늘 걷기는 여기까지다. 이젠 차량을 회수하기 위하여 시내버스를 타야한다.
'행복마을 정류소'의 많은 노선버스 중에서 먼저 오는 마을버스를 집어 탔다.
내린 곳은 '부영2차아파트' 정류소.
횡단보도를 건너 차량회수한 뒤 마트에 들렀고, 대청소와 샤워를 한 뒤 두 다리 뻗고 퍼질러 앉았다.
"목이 몹시 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