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만 있는 게 아니고 양지가 있고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는 것 같아요 오늘 만 같으면 일할 맛 납니다. 역삼동 손님을 태워 주고 왔는데 휴대폰을 두고 내려서 악동답지 않게 가져다줬더니 고맙다면서 그냥 가버리네요. 아무리 그래도 1시간 동안 일을 못 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때우면 쓰나. 3만 원을 챙겨 르네상스 호텔 앞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데 수원 손님이 탔어요. 왜, 서울-수원은 시외 요금을 받지 않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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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링 코리아(주)시절 라마다 르네상스는 지정 회식 장소였어요. 행운권 추첨에 단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지만 이 호텔에 건 10년을 드나들었어요. 물론 저는 줄리를 본 적이 없고 호텔 근처에 담양 친구 영로가 갈비 집을 해서 떼돈을 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다닐 적에는 존재감이 전혀 없던 친구였는데 당시(15년 전) 100억 대 가게를 운영하면서 담양 건달들 자금을 댄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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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강원랜드 갔다가 우연히 도박사를 만나 영로 사이즈에 대해 들었어요. 친한 친구는 아니어도 객지에서 자수성가 했다니 진심 장하게 생각합니다. 30대 중후반쯤 보이는 손님이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걸 들었어요. 육십 평생 이렇게 똑똑한 놈은 처음입니다. 삼성vs 애플 대결은 진작에 애플 승으로 끝이 나서 삼성은 더 이상 휴대폰 팔아서 돈을 못 벌 것이라고 해요. 무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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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바이오 헬스케어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유발 하라리가 사피언스를 통해 죽지 않는 '불멸의 인간'을 지향한다고 합디다. 앞으로 '영성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을 어디서 주서 듣긴 했는데 '불멸의 인간'이 영성의 시대 샘플일까요?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하는 통화를 귀 쫑긋하고 들었어요. 원고도 없이 어찌 그리도 술술 말이 나올까요? 여친하고 통화하려고 외운 걸까요? 딸년들에게 남자는 안고 자는 놈이면 된다고 했는데 진심 사위 삼고 싶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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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에서 의정부 가는 꼰대 2명을 태웠어요. 카카오가 정착된 이후로 굳이 조수석 문을 여는 군상들은 밉상인데 십중팔구는 꼰대들입니다. "젊어서 피우는 농땡이는 늙어서 보약이다"(꼰대) 살다 살다 처음 들어보는 명언입니다. 자기가 67세라고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해서 맞장구를 쳐줬어요. 젊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골병이 들었다면서 젊은 기사 양반은 슬슬 농땡이 피우면서 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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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내가 하도 농때이를 피워서 젊은이 소리를 듣나 봅니다. 실실거리다 호구조사를 해봤더니 사모님이 담양 여자이고 당신은 남원이라고 했어요. 6년 뒤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짠하더이다. 아무렴 어때요. 이제부터라도 보상받으면서 살면되지 안 그래요? 경유를 했다고 20.000원을 팁으로 줍니다. 아싸. 형님! 열심히 살겠습니다.
Idleness in youth is a cure for old age.
젊어서 피우는 농땡이는 늙어서 보약이다.
2024.3.17.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