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새벽 5시에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본격적으로 서해안 걷기가 시작되는 둘쨋날~~~
쌀을 씻어서 코펠에 담고 가스 버너에 불을 붙였다
약 30초쯤 후에 갑자기 펑~ 하면서 코펠위에서 불길이 확 번졌다
버너가 오래되서 낡았는지 가스가 새서 가스에 불이 붙은거였다
신랑은 가스와 버너를 분리시키려고 불속에 맨 손을 넣고 콕크를 돌리고 있고
난, 마침 옆에 있던 젖은 수건으로 불길을 덮어서 불길은 금방 잡을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이 약 10초 정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한 10분간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 여건상 큰불이나 폭발위험이 있었는데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우유에 미싯가루를 타서 아침을 대신하고 7시에 모텔을 나왔다
출발할 때 자욱하던 안개는
8시가 넘어서야 걷히고 사방이 아침햇살로 밝게 빛났다
기온이며 날씨가 걷기에는 아주 그만이었다
진도에서 목포쪽으로 가는 지름길인 금호방조제 , 영암방조제,
도로주변은 확장공사로 한창바쁘고 영암 금호방조제 준공탑을 지나
현대삼호중공업정문에 도착하니 10시 10분
아침을 안먹었더니 배가 살짝 고파온다
길옆 포장마차에서 호떡2개와 오뎅1꼬지 커피한잔을 마시며 잠시 휴식,
간식으로 삶은 달걀2개를 사서 배낭에 넣고 왕복 8차선 넓은 도로를 따라 걷다 보니
영암군 삼호면 일대의 영산강 하구에 조성된 대불 공업단지였다
대불방조제옆에 대불조선소에서는 아주 큰배가 만들어지고 있었고
많은 트럭과 차들이 오고 가는 걸 보면서 그래도 우리경제가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영산강 하구언을 건너가니 드디어 목포다! 오후 1시~~~
시내에서 보리밥정식(6천원)으로 점심먹고 이마트에서 휴대용 가스버너를 구입하고
다시 길을 나선 시간은 3시 20분
일단은 목포를 벗어나면 숙소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인지라 무작정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며 길찾기를 하다가 보도블록에 발이 걸려서 큰 대자로 넘어졌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있어서 충격이 컸다
양쪽 무릎이 아팠지만 시내길이라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픔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 얼른 그자리를 떠나느라 상처가 어느정도인지 미쳐 살펴보지도 못했다
그보다는 오른손이 더 아팠다
심하게 부어 올랐지만 손가락은 움직이니까 부러진것은 아닌 것같아서
신랑에게는 괜찮다고 하고 열심히 걸었다
일년이면 대 여섯번씩 주특기로 넘어지는 나니까~~~
어디 고사라도 한번 지내볼까? 다시는 안넘어 지게....
끝없이 갯벌이 펼쳐지고 일몰이 아름답게 넘어갈때쯤,
그 길에는
모텔이나 민박집이 없어서 "서해명가"라는 손두부 전문점인 식당에서
일박하기로하고 배낭을 풀었다
숙박비로 일반 민박집보다 비싼 4만원이라는 거금을 줘야 했지만
사실은 걸을때마다 무릎이 바지에 스쳐서 상처가 아파 더 걸을 수도 없었다...
2일차 : 화원 ~ 구지리 ~ 별암리 ~ 금호갑문 ~ 금호리 ~ 금호방조제 ~ 구성리 ~ 영암방조제
~ 현대삼호중공업 ~ 용당리 ~ 대불공업단지 ~ 영산강하구언 ~ 목포 ~ 독틈 ~ 마갈
약 8시간 30분 (점심시간제외) 걷고 37Km
사진속에 높은 건물, 산장모텔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할 뻔했던 곳
금호방조제 가기전~~
금호호옆 갈대밭을 배경으로 아침햇살아래서!
공사구간을 걸어서....
영산강 하구언~~~
길 왼쪽은 목포항, 길 오른쪽은 영산호
목포 시내를 약간 벗어나서....
825번 도로옆은 갯벌이 쭉 이어지고...
멀리 압해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보인다
둘째날 1박 했던 식당
전라도 지방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친절했음
다음에....
첫댓글 힘들게 다니는 정옥이 덕에 우리는 앉아서 좋은 곳 구경하네 늘 하는 얘기 대단하다는 것
걷기의 달인 김정옥여사 ...외로운 도보여행을 묵묵히 견디며 하는 장한 친구야 ....화이팅이다
다음2차에는 나도 같이가게 해달라고 기도 한다 매일....약속을하고 목표를 정해 놓으면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