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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무슨 공천이니 총선기획단이니 혁신위원회니 신당 창당이니 그딴 ‘어디선가 그때만 되면 나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니 점점 총선 시계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어딘가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 사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장애인 정책 현안 몇몇이 이렇게 점점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임기만료 폐기 시나리오’까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빠른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필자가 대학교 3학년 시절 과제작업으로 촬영한 회중시계. ⓒ장지용
장애인 예산문제만큼이나 장애인 관련 입법 문제도 이제 다시 총선 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 국회에 장애인 관련 입법안이 밀린 것이 대단히 많고, ‘진정하고 정신머리 챙겨서’ 다음 국회 시작 때 바로 내도 무리 없는 입법안이 새로 발의되는 일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입법 속도를 봤을 때 차라리 지금 입법하느니 장기적으로 다음 국회 임기로 발의를 미루는 것이 훨씬 나을 수준의 입법도 있습니다.
마치 밀린 숙제도 다 안 풀고 새 일만 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밀린 숙제에 가까운 장애인 관련 계류 안건을 빨리 정리하는 것이 더 필요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숙제를 두고 떠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몇몇 법안은 장애인 사회를 혁신시킬 법령도 있긴 있습니다. 장애인연금의 구 단독 3급에까지의 확대, 장애인고용부담금 기준선 상향조정, 제가 그때 중앙장애아동센터 창립멤버였기에 지금도 절실하게 느껴지는 지역장애아동센터 설치 의무화 등은 빨리라도 통과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장애인 관련 법안에서 개인적으로 반대하는 입법은 겨우 고발인 이의신청권 부활 문제인데, 이는 사실 기반이 된 사안이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히 추진하는 검찰개혁 핵심 규정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무력화하는 조치로 악용될 수 있는 것 정도뿐이니까 그렇습니다.
이 김에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을 언급하면,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되찾으면 그야말로 스탈린식 대숙청을 불사하더라도 검찰, 특히 이른바 ‘윤석열 사단 계열’ 검사 집단은 다시는 수사도 기소도 심지어 변호사 개업도 못 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어떠한 이유에서도 장애인 관련 입법이어도 개혁을 방해하는 입법안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넓게 보면 ‘보호’ 등을 빙자한 각종 장애인 차별이나 권리침해, 비효율·비합리성의 소지가 있는 법령도 용납할 수 없는 셈이죠.
이제 2023 정기국회는 국정감사 시즌은 지났고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까지 치렀으니 밀린 숙제를 빨리 다 풀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밀린 숙제 같은 장애인 관련 계류안건을 빨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론을 지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입니다.
이제 장애계도 신규 법률안 입법 제안은 당분간 중지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해봤자 소용없으니’ 오히려 2024 총선 공약 채택 등을 유도하는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다음 시즌’에 하는 것이 더 나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애계는 오히려 지금 입법하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더 내실 있게 제안을 잘 담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어야 할 것입니다.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다음 시즌’에 나올 수 있게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당분간 장애계는 투쟁보다 정책 연구와 구성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원내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밀린 숙제’는 빨리 정리하는 것이 급하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아야 합니다. 결국, 이렇게 ‘밀린 숙제’를 다 풀지 못하면 또 그 숙제는 다른 의원의 입법안 형식으로 또 그 숙제를 어떻게든 풀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입니다. 장애계의 입법안 상당수가 장기 프로젝트성 입법 논의가 있었던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제 ‘숙제’들은 마치 뷔페에서 볼법한 ‘그릇 쌓기’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오히려 ‘설거지’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 마무리 짓고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거나 새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밀린 숙제’를 다 정리하지 않으면 장애계 특성상 ‘도돌이표 현상’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 제안을 또 해야 하고, 또 공청회나 그런 것도 해야 하는 등 ‘했는데 또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인 사안입니다. 뭔가 거대한 변화라기에는 무슨 장애인 관련 대 사건이 터진 것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 2’라도 나온 것도 아닌 그저 국회의원이 바뀐 것뿐이라면 별 재미없는 일일 것입니다.
이제 총선 시계가 돌아가는 속도면 빨리 장애인 관련 밀린 입법안은 빨리 무엇이든 간에 정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대안반영폐기라도 좋으니 뭔가 결론이 나와야 한다면 나와야 합니다.
이제 ‘밀린 숙제’를 처리할 시간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실제로 카이스트에 있었다는 시험 점수 매기는 방법으로 가장 빨리 답안을 다 쓰고 퇴실하는 학생들에게 빨리 나가는 순서대로 추가점수를, 아예 순위권일 경우 ‘메달’까지 줬다는 어느 교수의 이야기가 제일 합당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밀린 숙제에 비해서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도 모자랍니다.
그 카이스트 교수가 저였다면, 과연 어떤 사안과 의원에게 추가점수를 주고 아예 ‘메달’을 주게 될까요? 이 결과적으로 편해질 레이스에 국회의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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