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이란게 남의 길은 항상 순탄하게만 보이고, 나의 길은 늘 험악한 가시밭길로만 느껴질때가 많지 않을까? 하는게 요즘 저의 생각이랍니다.
최근, 한 달 여간 저의 일상에 있었던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을 몇 회에 걸쳐 연재 식으로 올리려합니다. 문장의 앞뒤가 잘 안 맞고 시시콜콜한 이야기이지만 그냥 심심풀이 삼아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니는 직장도 없는 백수가, 장마까지 들어 할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밥먹고 나서 컴앞에앉아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죽치고 하루 소일하기가 예사이지요.
그래도, 처자식들 앞에선 가장으로서 푸미와 위엄을 잃지않으려고 상당히 근엄한 목소리를 가다듬어서 이렇게 말하지요.
" 아~ 이거 장마가 빨리 걷혀야 뭘좀해볼텐데... 흠 흠..."
백수 첫해에는 곧바로 목공예에 입문하여 미쳐서 보냈고,(너무 심해서 손가락에 관절염이 왔음)
그 뒷해에는 그럭저럭 한해를 넘겼으며,
올해는 돈이없어 뭘 못한다고 하두 울어대니까, 보다못한 마누라가 얼마나 복장이 터졌는지,
어찌 어찌 변통하고 조달하여(사실은 빚이지만) 거금 천만원을 만들어서.
"엤소, 이거라도 갖고 당신 하고싶단거 해보쇼."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오~! 무드없는...아니, 실례, "아~! 천사같이 아름답고, 사랑스런 나의 부인이시여~, 이 한목숨 다할때까지 당신만을 사랑하리라.....!!!"(그러나, 아이들 들을까봐 실제로 말하진 않았음)
아~ 드뎌 올해에는 그토록 소망이던 나의 공방을 갖게 됏구나~.
탈 백수...... 이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나의 소망이던가..........!
그 중 얼마는 뭘 사고, 얼마는 하우스 치고.......
미국으로 척도 주문하고, 가평 가서 중장비 불러 터 딲고, 기타등등....신났지요.
드뎌, 대 역사의날이 시작됐습니다.
장비가 들어오고, 인부들이 왔으며, 포크레인 기사와 석공 아자씨들은 날 보고 사장님, 사장님, 하고 불러주는데는 더욱 의기 충만하여, 가느다란 어깨며 허리를 꼿꼿히 펴느라고 무진 애를 쓰기도 했답니다.
장비대, 하루 40만원, 석공 인부대금 20만원에 2인, 삼일에 삼백여만원이면 끝나겠다던 공사가 7일이 걸렸습니다.
우선은 경험 미숙한 내탓이고, 둘째는 판단미숙한 장비기사의 오판이 원인이였지요.
터 딱아서 축대쌓고, 컨태이너하나와 간이 화장실하나 놓고 나서 계산해보니 1천만원이 다 소진되고 말더군요. 그런다고 싸나히 여기서 좌절할수야없지, 밀어붙이자. 뒷일은 어찌될것이고.... 까짓 천마원, 강남 부동산졸부들 하룻밤 유흥비도 못된것을....
원래가 부실한 뚝방길을 거처서 다리를 하나 건너게 되있는데, 그 좁고 열악한 도로로 무지막지한 장비와 화물차가 들어 다니니 뚝방길은 휘청거리고...
무너지면 큰일이라 애간장을 다 태웠지요.
다행히 오래전부터 마을 이장님과는 친면이 있는터라 이장님 체면으로봐서 누가 직접나서서 간섭은 하진안았으나, 곱지않은 눈길들은 여기저기서 나한테 집중됐고,
하필이면 때는 모네기철이라 동내 노소 주민들은 다 나와서 콘테이너를 실은 차가 넘어질듯 곡예를 하면서 좁은 다리를 돌아서 들어오려고 기를 쓰는 장면을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즐감하고 계셨습니다.
미련하게 생긴 운전사는 고집스럽게 들어올려고 기를쓰고, 허약하기 젓가락같은 사나이 혼자서 그만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고....... 그러다 다리를 들어서는 것에 실패한 기사가 포기하자, 이번에는 포크레인이 나가서 대롱대롱 들고 오는 것이 순탄치않아서 옆에서 밀고 당기고.... 창피스럽고 부끄러운 마음 같아선 당장에 다 팽개치고 어디로 도망쳐서 숨어버리고싶은 마음이였습니다. 그러나 어찌됐던간에 모로만 돌고 돌아서 컨테이너를 안착시켰습니다. 휴~~~~~~~~!! 이젠 살았다.......
첫댓글 웬지 눈에 선합니다~~~그장면이~필림처럼 스쳐지나가는것 같습니다~~내일 편 기대합니다^^
대강 짐작으로 느끼기는 했지만 이런 깊은 일이 있는 줄은 !!!???... 정말 몰랐어요.
아그참.. 수고 많으십니더 .. 가슴에 콕콕수시듯 다가오는글...
그래도 님은 좋은 손재주라도 가지셨으니...
산바라기님 힘드셨겠지만 읽는 저는 지금 무지 흥미진진 하네요 다음 이야기가 벌써 기대 됩니다. ^^
진짜 흥미진진합니다. 고생 억수 하셨지만 저는 낼 이바구가 기다려 집니다...^_^
그런 아품이 있으셨군요...아뭏튼 기대됩니다...
이렇게해서 시작하셨군요. 2편 기대됩니다.
어느것 하나 쉬웅게 없슴니다..담이기둘려지내요...
앞으론 하시는일 순조롭길 바랍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시는 모습이 보기좋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을 추진하시는 정열과 건강에 박수를 보냄니다.
고생이 많으셨네여.......^^
에고~
그림이 그려집니다... 2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