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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 Want to kill myslef
“사람의 마음은 무게가 얼마나 될까.
마음은 곧 짐이고, 그 짐의 무게는 죄의 무게가 되지.”
어둡고 축축한 지하실.
환풍기의 사이로 비치는 희미한 태양빛만이 지하실을 비추고 있다.
그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의자위에는 땀에 젖어 더러워진 런닝과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있는 배불뚝이 뚱뚱한 중년 남자가 엉망으로 묶여있다. 바늘로 찌르면 톡 하고 터질 것 같은 풍선 같은 남자.
어찌나 땀을 흘리는지 , 곱슬거리는 그의 머리카락에서 똑하고 떨어지는 땀이 마치 눈물같이 느껴졌다. 머리에서부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땀이 흘러흘러 입가에 닿았을 때 눈물처럼 짜게 느껴졌으니 남자는 그게 눈물인지 땀인지도 몰랐을 거다.
의자에 묶여 있는 남자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게 왜 이런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할때는 이미 지났다.
남자는 납치되어 끌려오면서부터 이미 수많은 불안과 걱정, 삶에 대한 후회와 누군가에 대한 원망, 분노의 과정을 충분히 거쳤고, 무엇보다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렇지만 분명 체력적으로는 점점 지쳤음에도, 동시에 왠지 모를 에너지가 솟구쳤다.
의미없이 똑같은 하루하루를 자신이 연구하고 조립하던 기계부품처럼 반복하며 살아가던 남자였다. 남자는 삶의 의미는 커녕 의지 또한 없었던 남자였다. 삶의 의지뿐만 아니라 죽음의 의지 또한 없었던 가벼운 존재의 그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의 인생에서 그전에는 볼수 없었던 놀라울만큼 강한 생존본능이 그의 안에서 용솟음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삶 전체에서 오늘보다 더 살아있었던 적은 없었다.
남자는 온통 생존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하다.
모든 감각이 차단되었기 때문에 육감으로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덥다. 덥고 축축하다. 동시에 서늘하다. 입이 탄다. 목이 마르다. 물.. 물.. 물...
“물...”
그의 앞엔 길게 뻗은 나무색 책상이 있고, 책상위엔 여러권의 책들과 사진이 담긴 액자, 그리고 은색 노트북, 차가 담긴 컵이 놓여져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있는 창백한 피부의 남자가 앉아있다. 흰 와이셔츠의 소매깃이 걷어 올려진 그의 팔근육이 바삐 움직인다. 노트북 위에 올려진 그의 손가락은 마치 피아노를 치듯 에너지 있고 우아하다.
그리고 배불뚝이의 기척이 들리자 깜짝 놀라 잠시 멈춘 후 남자를 호기심 담긴 눈으로 쳐다본다.
“깼어?”
배불뚝이는 안대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후각을 이용해 먹이를 찾는 짐승처럼 말없이 거친 호흡만 반복하며 고개를 연신 꺼떡댄다.
창백한 피부의 남자는 일어서서 남자에게 다가가 길게 뻗은 나무색 책상에 걸터앉아 남자를 말없이 바라본다.
“당신 ..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아?!”
배불뚝이는 사회에서 어느정도 높은자리에 있다고 볼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사회적위치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배불뚝이는 모르는 눈치이다.
남자는 천천히 책상 서랍에서 총을 꺼내 총구를 자신쪽으로 돌려 총이 마치 자신의 잃어버린 연인이라도 되는 듯 애틋하게 바라보다 이내 배불뚝이 남자를 바라보며 가냘프게 속삭였다.
“네 마음의 무게는 얼마나 되지?”
생존본능으로 가득 차있던 배불뚝이는 잠시 이성이 돌아왔다. 그는 남자의 말을 듣고 잠시동안 이게 무슨 개소린지 생각했다. 그리고 이내 머리를 굴리기 바빠졌다. 남자의 질문속에 이곳을 탈출 할수 있는 힌트가 있는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정답을 찾는 그의 눈이, -안대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어찌나 빨리 움직이는지 꼭 또르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것만 같았다.
“사람의 마음은 무게가 얼마나 될까.
마음은 곧 짐이고, 그 짐의 무게는 죄의 무게가 되지.”
남자는 깊은 감상에 젖어 한참동안이나 총구를 바라본다.
배불뚝이는 길어지는 적막에 두려움을 느끼고 남자에게 소리쳤다.
“누구야.. 도대체 누가 이런일을 시킨거지?”
남자는 감상에 빠져나와 한톤 밝은 쾌활한 음성으로 대답한다.
“아.. 참, 내 소개가 늦었지... 우선 가장 중요한 걸 알려줄게. 내 직업은 작가야. 글을 쓰지. 주로 공포, 추리 소설을 써. 소설에 관심이 많다면 내 이름은 한번쯤 들어 봤을거야. 천재 소설가로 이름을 좀 날렸거든. “
배불뚝이는 이때다 싶어 소설가를 향해 참고 있던 분노로 가장한 두려움의 절규를 마구 쏟아냈다.
“소설가가 대체 날 왜 납치한거지? 리얼한 공포 소설 쓰겠답시고 살인저지르는 괴짜흉내라도 내려는 건가?”
남자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또 , 예술가 답게 예민했다. 신경을 거스르는 찢어지는 고함소리에 남자는 인상을 잔뜩 찌뿌리며 배불뚝이를 향해 총을 겨눈다. 그러다가 간신히 이성을 되찾은 듯 조용히 일어나 고래고래 꽥꽥 소리를 지르는 배불뚝이의 입에 테이프를 바른다.
총을 바지 뒷춤에 집어넣은 뒤에 배불뚝이의 커다란 배에다가 칼을 다시 들이 댄다. 풍선같이 커다란 그의 배는 뾰족한 칼에 눌려 금방이라도 팡- 하고 터질 것만 같다.
“아니, 너한테 이야기를 들려줄까 해.
배불뚝이의 소리가 잦아드는 것을 보고는 만족한듯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사후세계를 보여주는 기계가 발명 되었다는 소식 들었어? 시대가 참 많이 변했지. 사후세계를 볼 수 있다니.. 그건 신의 영역이었잖아. 사람의 신체의 일부를 채취 해서.. 그 사람이 죽어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볼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대.
나보다 더한 미친놈이지 . ”
남자는 책상으로 돌아가 걸터 앉으며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사람은 죽으면 죽는 순간의 꿈에 갖혀서 영원히 살게 된대.
평생을 선행을 베풀며 살아간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사랑이 가득한 꿈 속에서 평생을 살아갈꺼고,
나쁜 짓을 한 새끼들은 무의식에 숨어있는 죄책감 속에 살게 되는거야. 무의식은 진실을 잊지 않거든.”
남자는 배불뚝이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귀 옆에서 박수를 짝 친다. 놀란 배불뚝이의 커다란 고함이 테이프 사이를 뚫고 들려온다.
“서프라이즈! 이 쯤에서 너에게 선물을 준비했지롱”
남자는 배불뚝이의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를 마치 크리스마스날, 선물상자를 풀어보는 아이처럼 신나서 풀어버린다.
배불뚝이는 갑작스런 빛때문에 얼굴을 찡그렸다.
순간 눈이 먼것처럼 앞이 보이지않다가, 이내 앞이 보이면, 그 앞엔 커다란 장치가 놓여있다. 눈에 많이 익은 장치이다.언젠가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자. 이게 그 기계야.”
배불뚝이는 불안감이 가득 묻어있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본다.
“이걸 빼돌리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아, 이게 왜 여기에 있냐고?
너한테 써 먹어 보려고 준비 했어”
남자는 배불뚝이의 반응을 지켜본다.
당연히 좋은 반응을 보일 리가 없다.
“왜.. 선물이 마음에 안 드는 눈치네? 괜찮아. 나는 꽤 마음에 드는 걸. 아, 아까 내가 공포소설 작가라고 얘기 했었나? 그리고 능력을 꽤 인정받는 작가라고도.“
남자의 얼굴에 또 한번 미소가 번진다. 짖궂은 초등학생의 장난 꾸러기 같은 천진난만 한 미소이다.
“난 내 재능을 이 기계를 사용하는데 최대한 발휘 할꺼야”
“어쨋든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때, 네 마음의 무게를 가늠 해 봤어? 착하게 잘 살아왔나? 착하게 살아왔으면 걱정 안 해도 돼”
남자는 배불뚝이의 땀에 젖은 머리칼를 다정하게 쓸어넘겨준다. 그리고는 약물이 든 주사기를 목 부근에 찔러 넣는다.
배불뚝이는 작은 신음을 낸다. 극심한 고통이 혈관을 타고 내려온다. 그 고통으로 신경이 더 예민하게 살아난다.
남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이상한 장치를 배불뚝이 몸 이곳 저곳에 설치하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너는 그렇지가 않지. 혹시라도 네가 지은 죄를 깨끗히 잊고 살아갈까봐 짐을 지어 가중처벌 할 생각이야.
물론 처음에 너는 작은 죄를 저질렀어. 처음엔 말야. 살아가면서 태도 안날만큼 죄라고 할수 없을 정도로 작은 죄. 그런데 그 티끌같은 죄를 지워보겠다고 멍청하게도, 좀 더 큰 죄, 또 그 죄보다 더 큰 죄로 덮어버렸지.
처음에는 아내 아닌 다른여인의 키스로 시작하겠지. 단조로웠던 네 삶이 조금 더 다채로워졌겠지.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강렬한 자극들에 의해 점점 너의 감정은 깊어져만 갔지만, 어느날부턴가 여자는 널 만나주지 않았어. 왜? 네 그 능구렁이 같은 새빨간 거짓말을 믿었던 여자는 결국 네가 유부남인것을 알아버렸고, 그로인해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었지.
너는 그 여자를 스토킹 하기 시작했어.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면서 너는 여자를 점점 더 소유하고 싶어졌어. 어느날 여자가 또 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지.
그리고 너는 생각했어. 내가 가질수 없다면, 누구도 가질수없어. 이 세상에 그녀의 존재를 없애고 너 자신만의 추억으로 만들기로 한거야.
그래서 그녀가 늦은 밤, 카페를 나와 신호등을 건너는 순간 초록불인데도 차를 멈추지 않았어. ‘텅’하는 소리가 들렸어. 두려웠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는 소리란걸 알았지. 너는 몇차례 후진과 직진을 반복했어. 그리고는 그대로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포근한 집에 돌아갔지.
그리고 너는 다음날 그 여인의 집에 찾아가. 포근한 집에서 따뜻한 가족들과 같이 하룻밤을 지냈더니 그제야 죄책감이 좀 들었나보지? 그때 멀쩡히 걸어 나오는 그 여인과 마주쳐. 여인은 두번 다시 찾아오지도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질책을 해.
너는 터져나오는 절규가 섞인 눈물을 멈추지 못해. 두려움에 달달떨며 눈물만 떨구겠지. 하지만 그 눈물의 이유가 여인을 두번 다시 볼수 없기 때문만은 아닐꺼야.
사실 그건 이제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거야. 그 순간 네 머리속에 가득찬 생각 하나. 그럼 어제 자동차 바퀴에 수없이 깔리고 짖밟혔던 여인은 대체 누구지..?”
배불뚝이는 약물에 의해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남자의 광기어린 눈빛에 두려움에 떨었다. 배불뚝이의 베이지색 바지가 서서히 짙게 물든다.
“이 이야기로 네 마음이 조금이나마 무거워 졌으면 좋겠네.”
남자는 책상에 놓은 액자를 집어 배불뚝이 눈앞에 들이댄다.
남자는 핏대선 얼굴로 웃으며 얘기한다.
“니가 수없이 짓밟았던 여인은 내가 내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내 아내야. ”
그때, 배불뚝이 몸에 달아놨던 기계에서 경고음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이 소리는 니가 드디어 정신적 고통의 최고조에 달았다는거지.”
남자는 바지 뒷춤에서 총을 꺼내어 배불뚝이를 향해 겨눈다.
“잘 가. 지옥으로”
탕-소리가 들린다.
배불뚝이는 축 늘어져있다.
남자는 다가가 그의 생사를 확인한다.
그는 이제 영원한 꿈속에 갖히게 되었다.
사인은 심장마비이다.
남자는 서랍에서 손톱깎이와 바리깡을 들고 와 그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수거해 간다.
조심히 보물 다루듯이 한데 모아 지퍼백에 소중하게 보관한다.
언젠가 그 기계가 대중화 될 날이 오면 복수가 성공 했었는지 알 수 있을것이다.
첫댓글 잘죽었다 배불뚝이새끼ㅠ
존잼..
개새끼 잘뒤쟛다 지옥같응 꿈에서 살길
잘죽였다 미친새끼 지나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