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중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최하위권인 것으로 발표된 지 벌써 50여 일이 지났지만 해당관청인 완도교육청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월 초 교육과학부 발표에 따르면 지역 내 중학교 3학년은 ‘보통이상’의 경우 180개 지역에서 국어는 58.6%로 161위에 머물렀으며, 영어는 54.6%로 173위, 수학은 39.8% 170위, 사회는 56.4%로 151위, 과학은 47.3%로 167위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을 면치 못했다.
국어의 경우 전국 ‘보통이상’ 평균 68.9%보다 10.3% 낮은 수준이며, 영어 16.6%, 수학 16.4%, 사회 7%, 과학 11.6%로 나타났다(본보 3월10일).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는지 지역 내 중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을 비롯해 학적, 학력 및 평가 등을 담당하는 완도교육청 중등교육담당 장학사에게 질문했다.
이에 담당장학사는 “5월경 장학지도에 확인하겠다”는 계획만 밝힐 뿐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대한 방안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못했다.
작년 같은 시기 학업성취도 결과 발표 이후 어떠한 학력향상 방안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지만 이 또한 담당장학사는 답변하지 못했다.
이후 학업성취도를 대비 우수 문항개발평가단을 편성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전남도교육청에서 계획한 방안으로 결국, 완도교육청은 도교육청에 제시한 안만 따를 뿐 지역 현안에 맞는 지원 방식이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완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느 학교나 기초학력이 미달하는 학생이 있기는 마찬가지나 똑같이 2명이 있는 경우 학생 수가 100명일 경우에는 2%밖에 되지 않지만 20명인 때에는 10%에 해당해 그만큼 학력저조 현상이 크게 부각되고 있음에도 이러한 단편적인 결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계자의 말대로 백분율의 오류에 대한 의견도 일리는 있으나 학업성취도는 ‘보통이상/기초학력/기초미달’로 나눠 평가하고 각각의 비율을 산정한 방식으로 평가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학생 수가 적어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크게 부각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는 게 교육과학부 관계자의 말이다.
▲학생 수 탓보다 교육청 자세가 중요
지역 중학교에 학생을 진학시킨 한 학부형은 “일정한 성적이 나오면 초등학교 때부터 일단 해남이나 광주 등 타지역으로 진학시킬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지역 중학교로 진학한 학부모나 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악순환을 낳아 하향평준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학생 유출이나 소규모 학교에 대한 생각은 전남 함평이나 강원도와 비교할 때 결국 “학생과 선생님, 교육청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강원도의 고등학교 1학년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상위인 광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서울이나 부산, 대구는 물론 타 도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나 중학교 3학년의 경우에도 같아 최상위에 속해 있다. 즉 학생 수 대비 성적으로만 본다면 전국 1위라는 말이다.
강원도 영월군 소재 중학교는 11개교로 학생 수는 모두 1,207명이다. 그중 영월중 390명, 석정여중 373명, 봉래중 125명, 주천중 140명을 제외하곤 모두 20~30명 내외의 소규모학교 들이다. 이는 강원도의 지형적 특성상 학교를 통폐합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상동중의 경우 전체 학생 수가 겨우 19명이다.
이처럼 11개 중학교 중 7개 학교가 전체학생 20~30명의 소규모 학교임에도 학업성취도는 전국 최상이어서 “소규모 학교는 학생 간 경쟁이 미약해 학력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각 지자체의 교육관련 지원금 규모나 지원 수준이 다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할 뿐 아니라 ‘대동소이’ 그 자체다.
▲학력 부동의 1위 지킨 ‘함평군’
전남지역에서 ‘학력 부동의 1위’를 지킨 여수와 쌍벽을 이룬 함평군. 광주에 인접해 있는 곳으로 영광, 무안, 나주와 가까이에 있다. 나비축제로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자립도나 인구감소 등 전남 내 농어촌 시군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함평군 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초·중등 교육지원 관련예산을 확인해 보았으나 큰 특징을 찾을 수 없었다. 관계자는 "지원항목이나 예산 수준이 모두 비슷하다. 이는 결국 전남도와 도교육청의 정책과 흐름을 따른면 결과로 풀이 되며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결과 분석과 대응책은 앞으로 도교육청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나 지역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는 물론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담은 성적향상 몰두만이 아닌 실질적이고 입체적인 분석과 다양한 인제육성 대책이 절실하다.
출처:완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