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님의 카톡 메일.
2023년 04월 22일[Sat.] Good Morning!
【지음지교】
《열자列子》 〈탕문편湯문篇〉에 보면 중국 춘추 전국시대에
거문고의 명수인 백아伯牙와 그의 음악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 친구 종자기鍾子期 사이의
지음지교知音之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탈 때 높은 산을 오르는 데
뜻을 두자 종자기는 말합니다.
"훌륭하도다. 높이 솟아 오름이 마치 태산과 같구나!"
흐르는 물에 뜻을 두자 다시 종자기는 말합니다.
"훌륭하도다.넘실넘실 장강長江이나 황하黃河같구나!"
종자기는 백아가 생각하는 것을 환희 꿰뚫고 있었던 것입니다.
백아가 태산의 북쪽으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비를 피해 바위 아래 머물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슬퍼져 곧 거문고를 타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장맛비의 곡조를 타다가 나중에는
산이 무너지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곡조를 연주할 때마다 종자기는 곧 그 뜻한 바를
알아내었습니다. 그러자 백아는 거문고를 내던지고
말합니다.
"참으로 훌륭하도다. 그대의 들음이여!
내 뜻을 알아냄이 마치 내 마음과도 같구나.
내 거문고 소리는 그대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네."
훗날 백아는 자기의 음악을 이해해 주던 친구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세상에 자기 음악을
이해해 줄 사람이 없음을 통곡했다고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전합니다.
단 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친구를 가진 사람은 그 삶이 든든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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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著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 P. 309 ~ 310 중에서
옮긴 이 : S.I.AHN (정수님,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