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낙타 경기장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알아인으로 가는 길에 낙타를 타고 가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낙타 경장이 가까이 있어서다. 낙타 경기장에 잠시 들렀다. 버스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크고 작은 낙타를 타고 들어오는 행렬이 장관이다. 경기를 대비하여 훈련 중이다. 낙타는 18세가 수명이다. 2살부터 8살까지가 경주로 가능한 말이다. 10세만 되어도 늙어서 경주는 불가능하다. 낙타고기도 먹는다. 이 나라의 가죽 제품은 거의 낙타가죽으로 제조된 것이다. 양, 염소도 많다. 이 나라에서 낙타는 아주 소중한 동물이다. 값도 상당히 비싼데, 보통 한 마리에 1억 원 정도다. 경주용 낙타는 한 마리의 최소 가격이 1억 5천만 원이다. 경주용 낙타는 사막에서 물이 없어도 2주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 45K에서 55Km 거리의 물 냄새를 맡고 찾아간다. 식용 낙타는 5세에서 6세인데 3천만 원 정도다. 낙타를 잡는 날은 결혼식 등 큰 행사 때다. 이 나라의 원래 주식은 낙타 젖과 대추야자였다. 지금은 빵도 먹는다. 좀더 안으로 들어가서 버스에서 내렸다. 경기를 관람하는 객석이 있고, 잔디 광장이 있다. 도로에는 낙타를 몰고 달리는 사람들의 무리가 지나간다. 이곳 은 낙타 경기장이어서 곳곳의 도로에는 모두 사람을 태운 낙타가 질주하고 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 도로변에서 주인과 함께 앉아서 쉬고 있는 낙타를 자세히 관찰했다. 경주용 낙타 등에 노랑, 빨강 등의 팻말이 솟아 있다. 그것은 경주할 때 주인이 신호를 보내는 리모컨 조정 기기를 설치한 것이다. 낙타의 주인은 사막에서 고삐를 쥐고 낙타를 옳은 길로 몰고 갈 것이다. 충성스런 낙타는 주인의 고삐를 따라 옳은 길로 갈 것이다. 나의 초기 시 중에 ‘백지 위에도 길은 있다’라는 시가 있다. 그 시에서 낙타가 등장한다. 낙타는 몰고 갈 주인이 있지만 나는 내가 스스로 나의 주인이 되어 고삐를 쥐고 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오늘 나는 낙타와 주인을 보았다. 광활한 사막을 저렇게 달려가는 낙타처럼, 그러나 주인과 함께 가는 낙타가 아니라, 나는 내 스스로 주인이 되어 광활한 시의 세계를 꾸준히 달려갈 것이다.
백지 위에도 길은 있다
김윤자
지나온 길은 뚜렷한데
가야할 길은 보이지 않고
출발한 지점은 분명 있는데
종착할 지점은 표시가 없다.
수학 문제 풀듯이
정확한 해답이
기다려주지 않음을
애써 거부하며
1%의 물이나마
숨어 있을 샘을 파다가
내일을 위해
무거운 짐 내려놓고
사막 위에 무릎꿇는
낙타가 보일 때
나는 내일을 위해
백지 위에 무릎을 꿇는다.
나에겐 내일이 와도
나를 데리고 갈 주인은 없다.
낙타에겐 내일이 오면
예비된 길을 안내하는
주인이 있다지만.
나는 스스로 나의 주인이 되어
내 고삐 내가 쥐고
등짐진 낙타를 몰듯
나를 몰아야 한다.
백지끝 신기루가 길을 낳을 때까지.
때로 환상은 현실의 어머니라 믿으며
이름없는 풀(草)로 쓴 내 이름 석자 위에
수맥이 돌 때까지 샘을 파리라.
크루즈나라 인솔자 김헤진 촬영사진-CD로 보내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