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시집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문학의전당시인선 0252 / 문학의전당. 2017.03.20)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040E335901224423" class="txc-image" width="228" style="clear: none; float: none;" border="0" vspace="1" hspace="1" data-filename="1.jpg" exif="{}" actualwidth="228" id="A_26040E335901224423C8A2"/>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31A7C335901224528" class="txc-image" width="229" style="clear: none; float: none;" border="0" vspace="1" hspace="1" data-filename="2.jpg" exif="{}" actualwidth="229" id="A_231A7C335901224528C95E"/>▲시집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 박성규 시집 / 문학의전당시인선 0252 / 문학의전당(2017.03.20) / 값 9,000원================= ================= 별 하나 나 하나 또 하나박성규 사방이 고요하니눈 깜빡이는 별은잠재워야겠다 개구리 소리 요란하니서성거리는 별에게는반딧불 밝혀주어야겠다 봉화골 바람이불 켜놓은 방 안 염탐하고 지나가면돗자리 깔고 누워야겠다 내 모습 궁금해눈 초롱초롱해진 별 탓할 수 없으니찬이슬 내릴 때까지별 하나 나 하나 또 하나*노래 불러주며 재워야겠다       *윤정하 또는 한영애의 노래 달구지박성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오래도록 끌어서 나는 소리였다주위를 돌아봐도 흔적이 없었다분명 달구지 소리였다지친 육신을 끌고 가는 나뿐이었다 내가 달구지였다 뻐꾸기 울던 날박성규 빈집털이 전문가가동네 근처에 왔단다 제비에겐 방 한 칸세 주는 한이 있더라도집은 절대 비우지 말아야 한다 오죽하면 통장님이쉰 목소리 가다듬은 방송으로문단속까지 당부하실까 뻐꾸기가 울면집을 비우지 말아야 한다 까닭일랑 묻지 말고 실수의 변명박성규 적성검사 받아야 할 때인가눈이 자주 침침해진다유효기간이 다 됐으려나 익은 고추를 따는데도따고 보니태반이 익지 않았다 따기 싫어서 그런 것 아닌데요령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자꾸만 익지 않은 고추를 땄다 익은 것과 익지 않은 것구분조차 못하고 보니적성검사 받기 두렵다 순리박성규 심을 시기 놓쳐서어렵사리 심은 감자하얗게 꽃 피웠네 어여쁜 꽃을 꺾는다는 것가슴 아픈 일이지만아버지 말씀을 따르자니어쩔 수 없었네 이치가 그렇다 하니어쩔 수 없었네 흥정박성규 성급함 뿌린 곳에 조급증이 자라는데텃밭에 뿌린 씨앗은 싹틀 기미 없다 상추 근대 아욱 쑥갓 파 씨를 뿌렸더니보름이 지나도 싹트지 않는다 쯔쯔노지에 그냥 뿌렸으니 물을 뿌려주고 비닐을 덮어서다시 기다리니 싹이 텄다 매사 조건에 따라흥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자연 앞에선절대 고집 피워선 안 된다고 거울을 보다가박성규 뱀 한 마리허물을 벗는 중 사십여 년껴입었던 껍질을빠져나오는 중 허물을 벗는 일쉬울 것 같았지만허물이 말라가는 동안살집은 풍선이 되어 부푸는 중 돌연변이의 뱀 한 마리거울 안에서똬리를 트는 중 경계측량박성규 내 땅 니 땅경계가 없는 곳 태양더러 측량하여지적도를 그려 달랬더니그림자로 금을 그었다 그림자를 사이에 두고졸지에 편을 가라선 잡초들징징대며 바람소리를 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아침마다 안부를 물을까번지수도 모르면서이산가족이 되어버린 저 잡초들 햇살 속에선 친하게 지내던데그림자 속에선 어떻게 할는지 가방박성규 집을 나서면가방부터 들쳐 멘다 이건 습관이다아낙네들 손가방처럼은 아니지만폼 잡으려는 건 아니다가방을 메면 등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기댈 곳 없었던 타향에서내가 나에게 기대기 위해 메었던 가방어쩌면 눈물을 담아두기 위해메었을지도 모를 황제가 되다박성규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담 안에서 영어를 잘해야 했고 승진도 제때 해야 했고 일도 잘해야 했고 공기도 지연 없이 맞춰야 했고 회식이나 야유회에도 참석해야 했고 글로벌리더가 되어야 했는데      담도 필요 없고 영어도 필요 없고 승진도 필요 없고 빨리 빨리 할 일도 없고 회식이나 야유회에 끌려가지 않아도 되고 우주 저 먼 곳까지 내가 주인이 되는 곳에 터를 잡으니 황제가 따로 없다      진작 떠나올 걸 촌놈연습박성규 논두렁에 쪼그리고 앉아쑥을 캔다 끼닛거리 걱정이셨던 어머니쑥을 캐 오시면밀가루 듬성듬성 묻혀쑥버무리 해주셨는데어머니도 안 계신 지금이순이 다 된 머스마가소쿠리 대신 비닐봉지를 칼 대신 가위를 들고논두렁에 쪼그리고 앉아 쑥을 캔다 몰골이 부끄러우니누가 쑥 캐느냐고 묻는다면절대 쑥 캔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가위로 싹둑싹둑 자른다고 해야겠다 입택박성규 비가 세차게 내린다새로운 역사가 이루어지겠다발정 난 봄비가지붕을 베고 잠든 어둠을겁탈하면서부터다봄비가 저리도 발정을 했으니어둠이 어찌 버티랴조만간 들녘은봄비의 자식들이 판치겠다날 밝으면지붕부터 쳐다봐야겠다 짜스기 마랴박성규 친구 하나를 먼저 보냈다뱃놈이었다해양대학인가 어디를 졸업하고삼십여 년 동안 배를 탔다는 놈장생포 앞바다 속이 궁금하다고 들어간 후몇 며칠 나오지 않더니만바다 속을 실컷 구경하고 나와서는영정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어차피 갈 곳이지만 먼저 보냈다어느 날 술잔을 미주하다가“야, 시발노마이것도 시냐.시는 마리다……“하면서술잔을 비우곤 했던 녀석의 영정과 마주앉아잔을 들려니 목이 멨다짜스기 마랴나한테 절 받고 싶어서그랬던 거 같다. 사랑을 읽다박성규 참말로 너는참꽃 피는 봄에참빗으로 머리를 빗은 자세로참한 색시인 양 하더라 참새가참이슬을 마시고참깨 털어먹고 들판을 날아 다녀도참비늘 나물에참기를 한 방울 넣고 비벼 먹더라 참사랑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참다운 마음에 풋풋한 네가 녹아버리더라참말로 가슴 설레게 하더라 참한 말이참신한 너를 보고 사랑이라 읽더라참 좋은 인연이라고 말하더라 눈싸움박성규 길고양이 한 마리 고무 통에 올라가거실 안을 훔쳐본다 나는 벽에 기대어 거실 밖을 내다본다 힘없는 눈으로 두리번거리다가서로 눈이 마주치면 피해버린다그러다가 다시 눈이 마주치면 눈싸움을 한다서로 지지 않으려 핏기가 어리도록 용을 쓴다 그러기를 서너 번힘주었던 눈을 해방시키고 나니하늘이 어두컴컴했다 눈이 오면다시 눈싸움 해야겠다 소나기 오던 날박성규 비행접시가 출현했다 가까이 다가가면파문을 일으키고선이내 사라져버렸다 순간이동하는 걸까애간장을 녹였다 사라지기 전에모스라도 쳐볼 걸 모내기박성규 무논에갓 입학한 신입생들조회하려고줄지어 서 있네. 방하착放下着박성규 천년을 살면뜻하는 일 이룰 수 있을까 일백년도 못 산다는 생뜻을 이루지 못한 지난날이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웁다 큰소리칠 수도 없고인생을 논할 자격도 없어매사 도긴개긴인데욕심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이루지 못한 일들 끝내 아쉽다 진정한 생은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데있는 것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음으로투덜거렸던 졸장부뒤늦게 화두 하나 끌어안는다방하착 표정관리박성규 내 땅에 집 지어서편하게 살고 싶었다 아파트 중간에 끼어허공에 매달려 살다가자투리땅 등기필증 받아들고 보니천하를 얻은 기분이다 소원 하나 이루려다가김칫국부터 마신 것 같다체하지는 말아야 하는데 늘그막에 애인 생긴 듯속내를 감추지 못하고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벽돌쌓기박성규 집을 지었다겉모양이 낯설어뱍돌을 쌓아 올렸다손에 손잡고어깨동무하고 목마도 타고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벽돌바람이라도 나면……이 빠지듯이 쑤욱 빠지면어깨동무도 풀어지고목마를 탄 것도 무너질 텐데그랬다혼신의 힘 다해 지탱했다5․8 지진에도 견뎠다제 분수 지킨 벽돌고마웠다 수북3길 27-8박성규 낭산을 비켜간 바람망덕사지 당간지주 사이를 빠져나와신명나게 달리는 곳하늘 높고 바람 시원한 곳 오라고 한 적 없지만간다고 한 적도 없지만 욕심내려흘린 땀만큼 거둬들일 수 있다면이젠 여기서 살 거다 새벽이슬 맞아 백발이 되어이곳에서못다 부른 노래를 부를 거다 .♣.=================■ 시인의 말 다시 봄,겨울이 길었다지만아름다웠던 것들을가슴에 묻어싹을 틔우리라새싹이 돋으면못다 부른 노래를 부르리라언 땅에 돋아나는 새싹들처럼희망의 노래를 부리리라구름도 바람도 쉬어 가도록노래를 부르리라 고향의 봄은늘 따뜻하니까. 2017년 3월 봄날박성규 .♣.=============== == = == ===============박성규 詩集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 [ 해설 ] - 농담濃淡에 얹힌 삶의 시학박지영 시인. 문학평론가     1. 농담의 시적 효과     박성규 시인의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는 그의 열 번째 시집이다. 십사 년의 시단 활동을 하는 동안 아홉 권의 시의 집을 지었다. 시인이 그동안 열정적으로 시에 파묻혀 지낸 기록이다. 그가 시를 계속 써왔다는 것은 시 쓰기의 즐거움을 터득했고 시를 쓰면서 언어적 향락을 끌어내어 즐길 줄 안다는 의미이다.    이전의 시집들과 달리『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에서는 고향마을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자연에 자신을 빗대어 보고 있다.「고민」의 접시꽃이나 「동지」의 송아지나「입춘」의 까마귀까지 다 그의 ‘동지’들이며 시인의 주변에 있는 자연은 다 그의 식솔들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어린아이 같은 시심詩心을 대할 수 있어서 슬며시 미소 지으며 긴장했던 마음을 해제시킨다. 무논에갓 입학한 신입생들조회하려고줄지어 서 있네-「모내기」전문     모내기 하는 것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했다. 여린 새싹을 두고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을 떠올리다니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장난기와 농담이 어우러져 있는데 이러한 언어 표현 방식은 순수한 시심에서 비롯된 것 같다.    농담의 경향이 보이는 시들은「슈퍼문」,「뻐꾸기 울던 날」,「실종신고」등등이 있다. 「슈퍼문」에서 보름달이 세수를 안하고 나와서 얼굴이 퉁퉁 불었다거나,「뻐꾸기 울던 날」에서는 이장이 방송으로 문단속 잘하고 다니라는 말을 듣고는, 남의 둥지에 슬며시 알을 낳고 가버리는 뻐꾸기를 빈집털이범에 비유한다거나「실종신고」에서는 종다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이사 갔나/돈 벌러 갔나/노숙자가 됐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며 전단지를 만들어 뿌려야 한다거나 해서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눈싸움」에서 박성규 시인의 특징을 볼 수 있다. 길고양이 한 마리 고무 통에 올라가거실 안을 훔쳐본다 나는 벽에 기대어거실 밖을 내다본다 힘없는 눈으로 두리번거리다가서로 눈이 마주치면 피해버린다그러다가 다시 눈이 마주치면 눈싸움을 한다서로 지지 않으려 핏기가 어리도록 용을 쓴다 그러기를 서너 번힘주었던 눈을 해방시키고나니하늘이 어두컴컴했다 눈이 오면다시 눈싸움 해야겠다-「눈싸움」전문     화자는 길고양이와 창문을 사이에 두고 눈이 몇 번 마주치자피하지 않고 눈싸움을 한다. 고양이에게 지지 않으려 용을 쓰다가 눈을 들어보니 어둡다. 화자는 ‘내가 맥없이 싱겁게 뭐하고 있었던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에 “눈 오면 눈싸움해야겠다”며 눈싸움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해서 눈[目]에서 눈[雪]으로 시치며 떼며 독자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다.    농담은 긴장하고 있던 제3자를 무장해제 시킨다.「눈싸움」에서 보듯 농담은 무의식적인 것이 시어를 통해 즉각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농담은 이해를 강요하거나 설명을 하면 농담에서 오는 즐거움이 반감된다. 시도 마찬가지이다. 농담이 언어의 망을 타고 흘러가는 것처럼 언어로 상징화되는 순간언어에 의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박성규의 시에서는 간혹 시적 화자가 자기 자신인 것 같지만 관찰자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종종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화자와 관찰자가 등장한다.「짜스기 마랴」를 보면 친구의 상가에 가서 안타깝고 슬퍼 목이 메는 상황이었을 터인데 농담처럼 말하는 여유가 있다. 친구 하나를 먼저 보냈다뱃놈이었다해양대학인가 어디를 졸업하고삼십여 년 동안 배를 탔다는 놈장생포 앞바다 속이 궁금하다고 들어간 후몇 며칠 나오질 않더니만바다 속을 실컷 구경하고 나와서는영정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어차피 갈 곳이지만 먼저 보냈다어느 날 술잔을 마주하다가“야, 시발노마이것도 시냐.시는 마리다……“하면서술잔을 비우곤 했던 녀석의 영정과 마주앉아술잔을 들려니 목이 멨다나한데 절 받고 싶어서그랬던 거 같다-「짜스기 마랴」전문     친구의 영정사진을 마주하며 “짜스기 마랴/나한테 절 받고 싶어서/그랬던 거 같다”라고 아주 능청스럽게 슬픔마저도 웃음으로 만들어버리는 반전의 묘미가 있다. 죽음의 연유에 대해서도 “장생포 앞바다 속이 궁금하다고 들어간 후/몇 며칠 나오지 않았다”고 남의 이야기하듯이 진술하고 있다. 이 점은 시인의 시 쓰기의 장점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다. 슬픈 것을 슬프지 않게 낯설게 말함으로써 울림을 주며 농담을 시에 활용해 독자로 하여금 긴장을 해소함으로써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게 한다. 프로이트는『농담과 무의식』에서 농담에서 얻은 쾌락이 절약에 의한 쾌락임을 깨닫고 그것을 정신적 비용의 절약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2. 나는 돌연변이인가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아는 ‘나’가 다르다. 그러니 더욱 나를 증명할 수가 없다. 내가 아는 나는 나의 ‘오인’이고 타인이 아는 ‘나’는 나의 전체가 아닌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태어난 적도 없고죽은 적도 없다호적에 등재된 이름증명할 방법 없다 증인은 이미 사라졌다사건 당사자들이 없으니그냥 뜬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존재가 존재를 확인하는 시대남이 불러주는 이름도내 이름이라고 말 못한다 내가 거처하는 세상에는유령들만 득실거린다 유령끼리 잘 어울려야 하는 시대그 속에 내가 있다-「나는 유령」전문     위의 시에서 화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화자는 “호적에 등재된 이름/증명할 방법 없다”고한다. 무엇으로도 나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나를 낳아준 부모인 “증인”도 없고 친척이나 가족이었던 “사건의 당사자들”이 없으니 소문만 무성할 뿐이란다. 남이 불러주는 이름도 내 이름이라고 말 못하고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사람(유령)들만 득실거린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아이러니한 심리를 표현해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라는 유행가도 있듯 우리는 서로 이름을 호명하고 있으니 그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화자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겠지만 어떤 대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나는 유령」이란 시는 존재와 그 존재에 내포되어 있는 결핍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근원적인 주체의 결핍에 대한 시이다. 주체의 이름이 가르치는 곳에 주체가 있다고 가정하게 되는데 그 장소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임진수는『부분대상에서 대상a로』에서 밝히고 있다. 대상이 지칭될 때 사물의 이름에는 사물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상화되고 미화된 이미지만 있으며 거기에 결핍이 생기게 마련이다. 주체는 결핍으로 존재하고 그것은 존재조건 자체의 결핍이며, 누군가를 호명할 때 존재는 분열되고 따라서 결핍의 공간이 생기게 된다는 논리이다. 한마디로 말해 존재 결핍은 “존재가 존재를 확인하는”그런 결핍이다. 존재 결핍의 문제는 욕망과 관련이 있는데 욕망은 주체 밖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내의 결핍 때문에 결핍을 메우려고 하는 것이다. 뱀 한 마리허물을 벗는 중 사십여 년껴입었던 껍질을빠져나오는 중 허물을 벗는 일쉬울 것 같았지만허물이 말라가는 동안살집은 풍선이 되어 부푸는 중 돌연변이의 뱀 한 마리거울 안에서똬리를 트는 중-「거울을 보다가」전문     화자는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에서 뱀을 떠올린다. 거울 속에 화자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뱀 한 마리/허물을 벗는” 것이 보인다. 이런 것을 대체적으로 환상이라 한다. 밖에 있는 욕망의 대상이 주체 내면의 욕망으로 투영된 것이다. 그 대상은 허상이다. 거울 속의 이미지는 또 다른 자아이다. 자아가 투영된 상상적 세계로 라캉은 그 세계를 상상계라고 한다. 정신분석의 차원에서 이 시는 아주 중요하다. 주체가 바라본 거울은 욕망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뱀은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다 가지고 있다. 뱀은 인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뱀을 두려워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다. 뱀은 허물을 벗어버리기에 고대인들은 죽음으로부터 생명을 얻는 동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영생의 상징으로, 풍요와 재물의 기복신으로 섬겼다. 뱀은 신비한 동물로서 눈꺼풀이 없기에 밤에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여겨 지혜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뱀의 상징이 이러한데 시인은 “돌연변이의 뱀 한 마리/거울안에서/똬리를 트는 중”이라 한다. 뱀과 화자가 동일시를 통해 그 속성을 공유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허물을 벗음으로써 새로워지는 뱀처럼 화자 자신도 새로워지고 싶은 욕망의 발로인가? 돌연변이라는 말은 또 다른 의미로 문을 열어놓게 된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오래도록 끌어서 나는 소리였다주위를 돌아봐도 흔적이 없었다분명 달구지 소리였다지친 육신을 끌고 가는 나뿐이었다 내가 달구지였다-「달구지」전문     「달구지」를 보면 재미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데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지친 육신을 끌고 가는 ‘나’에게서 나는 소리란다. 자신이 곧 달구지란다. 그렇다면 화자는 유령이고 돌연변이의 뱀이며 달구지이다. 자기자신을 계속 변형시키고 있다. 유령→뱀→달구지로 이동해간다. 이렇듯 그는 그의 주변에 있는 자연과 쉽게 동화된다. 송아지와는 “자유를 갈망하는 동지”(「동지」)라고 하지 않는가. 그는 자연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자연의 모습을 닮으려 한다.    위의 세 편의 시에서 표출된 유령, 뱀, 달구지 소리는 실재하는 현실이 아니라 화자의 환상 속의 팩트라는 것이 중요하다. 달구지 소리도 현실에서 들었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실 환상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환상에 속한다.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환상에 속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상들은 실재하는 현실이 아니라 심리적인 현실이다. 그럼 환상은 왜 만들어지는가? 우리의 욕망이 환상을 만들어낸다. 환상은 욕망의 다른 표현이다. 욕망은 각 주체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시에 나타난 유령, 뱀, 달구지 소리는 화자의 욕망이 불러낸 것이다. 주체의 존재 결핍으로 인해 자꾸 다른 은유로 이동해 간다.     3. 순리를 따르다     박성규 시인의 시집 전편에서 그가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거나 삶이 고통스럽다거나 하는 표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런 시인이 눈물을 담아두기 위해 가방을 메고 다녔다니 그의 삶의 무게가 어느 정도 가늠된다. 집을 나서면가방부터 들쳐 멘다이건 습관이다아낙네들 손가방처럼은 아니지만폼 잡으려는 건 아니다가방을 메면 등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기댈 곳 없었던 타향에서내가 나에게 기대기 위해 메었던 가방어쩌면 눈물을 담아두기 위해메었을지도 모를-「가방」전문     박성규 시인은 늘 가방을 가지고 다니나 보다. 메모장이나 필기도구 시집 두어 권 넣고 다니려면 가방이 제격이다. 여자들에게는 가방이나 핸드백이 제 몸과 하나다. 집 밖을 나갈 때면 어디든 항상 같이 간다. 가방을 늘 들고 다니다가 안 가져간 날은 뭔가 잃어버린 듯 허전하다. 그도 집을 나설 때면 가방부터 챙긴단다. 아주 습관이 돼버렸단다. 제 몸의 일부처럼 같이 다니는 것은 허전한 등허리 채워주어 따뜻하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가방을 등에 메었다고 등이 따뜻하기야 하겠냐마는 이건 순전히 심리적인 것이다. 그것을 잘 드러낸 구절이 3연에 있다. “내가 나에게 기대기 위해”서이고, “눈물을 담아두기 위해”가방을 메었다는 것이다. 외출을 할 때 가방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면, 그가 가방을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가방에서 화자의 페티시즘적 요소를 읽어낼 수 있다. “내가 나에게 기대기 위해”서이고 “눈물을 담아두기 위해”서라는 말이 그것을 의미한다. 페티시즘은 도착증에 속한다. 페티시즘적인 사람들의 유형은 대부분 아버지와의 경쟁을 피하고 아버지로부터 자유롭다고 한다. 아버지의 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박성규 시인이 아버지의 은유를 순종적으로 잘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가 있다. 심을 시기 놓쳐서어렵사리 심은 감자하얗게 꽃 피웠네 어여쁜 꽃을 꺾는다는 것가슴 아픈 일이지만아버지 말씀을 따르자니어쩔 수 없었네 이치가 그렇다 하니어쩔 수 없었네-「순리」전문 매사 조건에 따라흥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자연 앞에선절대 고집 피워선 안 된다고-「흥정」부분     인생의 이치를 아주 단순하게 짧은 시에 다 담아냈다. 예뻐서 가슴에 품고 싶어도 아버지가 “안 된다”하면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이 시에서 말하고 있다. 감자꽃을 피우면 땅속 뿌리에서 감자알이 크게 영글지 않는다. 그래서 감자꽃을 꺾어 버려야 한다. 단순한 이치이지만 우리의 인생여정에서 이 순리를 저버리는 경우가 있다. 프로이트는 이런 순리를 두고 ‘아버지의 은유’라고도 하고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구조’라고도 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은유’를 순리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각종 신경증이나 정신증이 된다고 한다. 시인은 아버지 말씀이 자연의 이치와 같은 순리라고 받아들이고 있다.「흥정」에서도 그는 순응하고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자연 앞에서 “절대 고집피워서는 안 된다”는 진술을 내놓기에 이른다. 이 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반적인 말이지만 알고 있는 것과 글로 표현해냈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그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대자연과 같이 큰 존재라는 것을 에두른 표현이리라. 아버지 손톱은 늘 검으셨다어릴 적부터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고사리 내 손절대 아버지 닮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랬던 내 손톱이이제는 시커멓게 변해 있다불려서 우려내듯 뽀득 뽀득 씻어도 검다그 좋다던 비누도 소용없다시커멓게 되는 것유전일까아버지 흉내 내는 걸까손톱 밑 때만도 못하다는 소리 듣고 자라손톱 밑의 때 잘 보인 건가-「유전법칙」전문     화자의 아버지가 예전에 농사를 지으셨다면 손이 곱지 않고 검고 투박하고 손톱 밑이 풀물이 배어 검었을 것이다. 화자는 그런 아버지의 손이 싫어서 절대 담지 않을 거라 했지만 지금 그의 “손톱이/이제는 시커멓게 변해 있”는 것을 본다. 씻어도 씻어도 검다. “유전일까/아버지 흉내 내는 걸까”하고 궁리하고 있다. 화자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오라고 한 적 없는 고향에 집을 짓고 아버지처럼 집 앞에 채전을 가꾸며 예전의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 은연중에 동일시를 이루고 있다.     4. 막과 막 사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디지 않는 막이 있듯 사물과 사물 사이에도 막이 있고 시간의 흐름에도 보이지 않는 막이 있다. 모든 관계에는 막(벽)이 있기 마련이다. 그 경계를 시인은 막이라고 하고 ‘막’이란 말에서 연극의 막을 연상해낸다. 인생살이가 연극이라 하니 인생살이를 펼쳐놓고 보면 사이사이 막이 있을 거라 사유한다. 너와 나나와 우리과거와 현재현재와 미래그 사이엔 막이 있다 인생살이가 연극이라 했으니당연히 막이 있을 터두부 자르듯 자를 순 없어도긴 여정을 바닥에 패대기쳐놓고 보면사이사이에 있었던 막볼 수 있으려나 원두막에 앉아서햇살과 그늘 사이에 생긴 금을 바라본다구름 그림자가 원두막을 삼키는 한여름그늘은막을 위해 살고 있다-「그늘도 막이 있다」전문 태양더러 측량하여지적도를 그려 달랬더니그림자로 금을 그었다 그림자를 사이에 두고졸지에 편을 갈라선 잡초들징징대며 바람소리를 내었다-「경계측량」부분     햇볕과 그늘이 그어놓은 금에서 막을 찾아낸 화자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 “너와 나/나와 우리” 사이의 막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막이다. 화자는 마침 원두막에 앉아 볕이 들어와 밝은 부분과 그림자가 생긴 부분의 경계를 바라보며 저기에도 막이 있다며, 그늘은 막을 위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경계측량」의 “그림자로 금을 그었다”에서 보듯 이 시의 표현이 확장되어 「그늘도 막이 있다」는 시가 나온 것 같다. “그림자로 금을 그었다”에서 ㄱ 음의 두음 효과를 잘 살려냈다. “막”이 연극의 막에서 원두막까지 연상으로 뻗어 나갔다. 막과 연극의 막은 의미의 유사성으로 원두막의 막은 소리의 유사성으로 연결되어 있다. 시는 의미라가보다 소리다. 시는 소리로 들어야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소리에서 오는 언어적 향락이 있기 때문이다.    「그늘도 막이 있다」에서는 두 가지 측면이 보인다. 하나는 아버지의 은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심리와 또 하나는 금지의 경계선을 벗어나고 싶은 심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늘에 의해 생기는 ‘금’에서 박성규 시인은 금지의 경계선을 연상하면서 “자연 앞에선/절대 고집 피워선 안 된다”(「흥정」)는 것과 “아버지 말씀”(「순리」) 따라야 한다는 것을 더욱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면에는 금지를 금하고 싶은 충동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성규 시인은 모든 사물과의 경계를 허물고 싶어 한다. 위의 시에서 유령→뱀→달구지로 이동해 간 것이나 주변에 있는 자연과 동화하면서 보이지 않는 “막”을 걷어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것을 언표화하기 위해 시인이 시를 쓰나 보다.    박성규 시인의 시는 언뜻 보아서는 직설적인 화법에 언어표현의 묘미도 두드러지지 않아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박성규 시인만의 어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농담의 시적 효과가 크다. 어찌 보면 동심(童心)에서 볼 수 있는 언어 표현이지만 그 나름의 긍정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있다. 그 명징한 언어표현이 그의 서정과 맞물려 또 다른 울림을 빚어내고 있다.    달과 별, 종다리, 메뚜기, 피마자, 쑥, 접시꽃, 수련을 보면서 맑은 마음을 길어 올려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 평생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 고향 경주 수북3길 27-8번지에 집을 짓고 들어앉았다. 오라고 한 적 없는 고향이지만 거기 살며 못다 부른 노래를 부를 거라고 다짐한다. 못다 부른 노래란 그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詩이리라. 고향에 둥지를 틀고 자연에 몸을 담고 순리에 적응해 가는 그의 모습이 선연하게 그려진다. “우주 저 먼 곳까지 내가 주인이 되는 곳에 터를 잡으니 황제가 따로 없다”(「황제가 되다」)고 했듯, 고향 경주에서 신라의 향기가 배어나는 새로운 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 ◆ 표4의 글 ◆     박성규 시인의 시는 언뜻 보아서는 직설적인 화법에 언어 표현의 묘미도 두드러지지 않아 단순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박성규 시인만의 독특한 어법이다. 특히 농담濃淡에 얹힌 삶의 시학은 시적 울림이 매우 크다. 어찌 보면 동심童心에서나 볼 수 있는 언어 표현이지만 그 나름의 긍정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있다. 그 명징한 언어 표현이 그의 서정과 맞물려 또 다른 울림을 빗어낸다. 달과 별, 종다리, 메뚜기, 피마자, 쑥, 접시꽃, 수련을 보면서 맑은 마음을 길어 올려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그는 얼마 전에 평생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 고향 경주에 집을 짓고 들어앉았다. 오라고 한 적 없는 고향이지만 거기 살며 못다 부른 노래를 부를 거라고 다짐한다. 못다 부른 노래란 그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詩이리라. 고향에 둥지를 틀고 자연에 몸을 담고 순리에 적응해 가는 그의 모습이 선연하게 그려진다. “우주 저 먼 곳까지 내가 주인이 되는 곳에 터를 잡으니 황제가 따로 없다”(「황제가 되다」)고 했듯, 고향 경주에서 신라의 향기가 배어나는 새로운 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박지영 시인·문학평론가 .♣.================= ▶박성규 시인∥ <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21933590122BF2A" class="txc-image" width="112" style="clear: both; margin-right: 8px; float: left;" border="0" vspace="1" hspace="1" data-filename="3.jpg" exif="{}" actualwidth="112" id="A_26221933590122BF2AA49A"/>∙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 2004년 [시인정신]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꽃아』『멍청한 뉴스』『오래된 곁눈질』『어떤 실험』외 다수가 있다.∙ 현재 대구문인협회 회원과 [시와 여백]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 <출판사 추천의 글>농담濃淡에 얹힌 삶의 시학     『이제 반딧불을 밝혀야겠다』에서는 고향마을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자연에 자신을 빗대어 보고 있다.「고민」의 접시꽃이나 「동지」의 송아지나 「입춘」의 까마귀까지 다 그의 ‘동지’들이며 시인의 주변에 있는 자연은 다 그의 식솔들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어린아이 같은 시심詩心을 대할 수 있어서 슬며시 미소 지으며 긴장했던 마음을 해제시킨다. 힘없는 눈으로 두리번거리다가서로 눈이 마주치면 피해버린다그러다가 다시 눈이 마주치면 눈싸움을 한다서로 지지 않으려 핏기가 어리도록 용을 쓴다 그러기를 서너 번힘주었던 눈을 해방시키고 나니하늘이 어두컴컴했다 눈이 오면다시 눈싸움 해야겠다-「눈싸움」 부분     농담은 긴장하고 있던 제3자를 무장해제 시킨다. 「눈싸움」에서 보듯 농담은 무의식적인 것이 시어를 통해 즉각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농담은 이해를 강요하거나 설명을 하면 농담에서 오는 즐거움이 반감된다. 시도 마찬가지이다. 농담이 언어의 망을 타고 흘러가는 것처럼 언어로 상징화되는 순간 언어에 의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존재가 존재를 확인하는 시대남이 불러주는 이름도내 이름이라고 말 못한다 내가 거처하는 세상에는유령들만 득실거린다 유령끼리 잘 어울려야 하는 시대그 속에 내가 있다-「나는 유령」 부분     화자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겠지만 어떤 대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유령」이란 시는 존재와 그 존재에 내포되어 있는 결핍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근원적인 주체의 결핍에 대한 시이다.    주체는 결핍으로 존재하고 그것은 존재조건 자체의 결핍이며, 누군가를 호명할 때 존재는 분열되고 따라서 결핍의 공간이 생기게 된다는 논리이다. 한마디로 말해 존재 결핍은 “존재가 존재를 확인하는”그런 결핍이다. 존재 결핍의 문제는 욕망과 관련이 있는데 욕망은 주체 밖의 존재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내의 결핍 때문에 결핍을 메우려고 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