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유대교, 이슬람교는 오로지 한 분뿐이신 세상의 주님, 하느님을 믿는 유일신 신앙을 공유한다. 이 세 종교 전통이 믿는 하느님은 우주의 창조주로 세상 모든 것의 주님이시고, 이 세상을 초월하시면서도 내재하시는 분이시다. 전지전능하시고 어디에나 계시는 그 분은 인간이 이 세상에서 올바르게 살았는지 여부를 사후 심판하시고, 세상의 종말에 최후의 심판을 내리시는 심판관이시기도 하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인간의 육신은 부활하며, 이분에 대한 철저한 신앙을 지니고 산 이들은 사후 천국에서 복락을 누린다. 이렇듯 이들 세종교는 서로 한 치 어긋남 없이 동일한 유일신 신앙을 견지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생각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유대교는 메시아가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다고 믿는다. 예수 탄생 이전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을 구원할 메시아가 미가서의 예언대로 베들레헴에서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예수를 유대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요, 더 나아가 하느님께서 인간의 몸을 빌려 이 세상에 오신 주님으로 고백한다. 신성과 인성을 신비로운 방식으로 모두 지니신 신이요, 인간이시다.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 이슬람교에서 고백하는 하느님이 바로 다름 아닌 역사적으로 이 땅에서 살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라고 믿는 것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그리스도교의 이러한 신앙을 극구 부정한다. 예수는 하느님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대교는 예수를 메시아는커녕 예언자로도 인정하지 않고, 이슬람은 그를 기적을 행한 예언자로 받아들일 뿐이다. 유대교와 비교하면 이슬람이 예수를 훨씬 높게 평가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예수는 아담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대교의 대예언자 모세를 거쳐 온 예언자 전통을 계승하는 예언자에 불과하다. 이슬람교는 예수 그리스도 이후 예언자직이 7세기 아라비아 반도의 무함마드에게 이어진다고 믿는다. 무함마드는 최후의 예언자로 유대교, 그리스도교의 선배 유일신 신앙 전통이 이어 온 예언자직을 완성한다. 비유하자면 집을 완성하는 마지막 벽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이슬람교의 주장을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느님께서는 예언자를 통해 계시를 내리시는데 유대인들은 그 무엇보다도 모세에게 내린 모세 오경을 중시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유대인들에게 내린 하느님의 계시, 즉 히브리 성서를 옛 약속, 즉 구약으로 부르고 예수의 말씀과 그분에 대한 신앙을 새로운 약속, 즉 신약으로 부른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약과 신약은 역사적 연속성이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물론 유대인들은 예수를 인정하지 않기에 신약성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슬람교는 하느님께서 꾸르안(코란)을 통해 신ㆍ구약의 말씀을 최종적으로 완성하셨다고 믿는다.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내려진 말씀을 최종적으로 집대성하신 말씀이 바로 이슬람의 경전 꾸르안이라는 것이다. 한 점, 한 획 어김없이 하느님의 말씀인 꾸르안에는 신ㆍ구약 이야기들이 있으나 신ㆍ구약과 다른 점이 많다. 유대ㆍ그리스도교 전통은 이를 근거로 꾸르안이 잘못된 계시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슬람은 원래 유대ㆍ그리스도인들에게 내려진 계시와 꾸르안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신성한 계시를 역사적으로 유대ㆍ그리스도인들이 자의적으로 왜곡하였기 때문에 오늘날 신ㆍ구약과 꾸르안 사이에 다른 점이 생겼다고 믿는 것이다.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강사 / 캐나다 매길대 이슬람 연구소 박현도
P.S. 이슬람에서는 20여명의 예언자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 마호메드 등을 위대한 예언자로 여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기대만큼 좋은지식감사합니다~~~~+
항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