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런 분(영월고 홍성래)이 있어 꼭 강원교육가족에게 말씀드리고자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헌신적이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기에 고마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월고등학교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다가 3월 1일자로 충청남도교육청으로 도간 전출을 가는 교사 김창엽입니다.
춘천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고 지난 1974년 3월 11일자로 춘천공고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강원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다가 막상 떠나려고 하니까 만감이 교차합니다.
함백종고, 횡성여고, 황지여상, 태백고, 원주고, 북원여고, 영월공고를 거쳐 현재의 영월고등학교에 근무하기까지 20여년간의 근무를 하는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한 순간들도 있었고, 때론 지쳐서 나태해지려는 마음이 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나의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고 할 수 있는 청장년기의 20년을 바친 강원교육계를 떠나면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 동안 교육의 공감대 형성이 잘 되지 않아 불편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마음은 속으로 삭이고 그래도 제가 강원교단에서 열성으로 일하고자 했을 때 저의 교육적 열정을 후회없이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에 대해서 머리숙여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동료 교원들 중에도 고마운 분들이 많고 다른 행정직원 분들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만, 제가 강원교단에 있는 동안 저와 인연을 맺었던 행정직 중에서는 너무나도 감동적인 분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같이 근무하는 행정실장과 행정실 직원들이 있어 특별히 고맙습니다.
제가 2001년 3월에 영월고에 부임을 하여 학기를 모두 마치고 겨울방학중에 집에서 자가연수를 하던 중에 교직생활 동안 처음으로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2002년 1월 1일자로 영월고 행정실장으로 부임을 해 온 홍성래씨 실장의 편지였습니다. 그 내용은 방학중에 부임을 하여 선생님들을 지금 일일이 찾아 뵐 수가 없어 편지로 먼저 인사를 드린다, 개학을 하면 반가운 얼굴로 다시 만나자, 함께 근무하는 동안 선생님들을 성의껏 도와드리겠다, 뭐 그런 내용으로 기억됩니다. 방학동안에 발령을 받은 행정실 직원이 자가연수 중에 편지로 인사를 받은 것도 처음이라 기분이 아주 좋았는데 함께 근무하는 동안 성의껏 선생님을 도와드리겠다는 말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정말 열심히 교단지원을 하여 주었습니다.
2002년 3월 새학기의 시작과 함께 인문고등학교인 영월고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와서 수업을 하는 관계로 시간적인 손실, 학습분위기의 이완 등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홍성래 실장님이 야간급식에 난색을 표하는 급식소 아주머니들을 강릉 경포대의 밤벗꽃놀이를 구경시키고 바다회로 회식을 시키면서 설득을 하여 야간자율학습의 최대난제였던 야간급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그동안 하지 못하였던 여름방학중의 자율학습에도 급식을 실시하여 주어 더욱 좋았습니다.
홍실장은 영월고등학교 3회 출신으로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교육학원론을 몸소 실천하시었고 총동창회가 80년대에 설립될 때부터 총동창회와 학교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총동창회의 학교지원에도 언제나 적극적이어서 학교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아 학생들에게 모교에 대한 자금심 고취와 향학열을 높이는데 좋았습니다.
총동창회에서 장학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발기인으로 참여하여 설립의 실질적인 산파역을 하였으며, 곧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될 장학회의 이사로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석입학한 학생(정다운)의 3년간 장학금 지급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주셨으며
금년 2월에 졸업한 학생회장 정해성 군과 임재권 학생의 어려움을 알고는 개인적으로 서울에 잇는 선배를 연결하여 1년간 등록금 상당액을 지원하게 하여 무사히 졸업을 하고 대학진학을 할 수 있게 도와 주었습니다.
2003년도에는 1학년생 3명(정다운, 허관우, 박성수)이 총동창회의 전액 후원으로 뉴질랜드 3주 어학연수를 갈 수 있도록 연결하여 주었으며
지난 겨울방학에 본교에서는 처음으로 실시한 2004학년도 입학예정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고교생 교육에서 학생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는 없어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선생님들이 해주시겠다면 대책을 찾아보자며, 재경총동창회에 연락을 하여 선생님들의 시간수당 120만원을 협찬 받아와 본교 입학이 확정된 중3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또 지난 겨울방학중에 기존의 1학년과 2학년생 중 희망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자율학습을 실시하였는데 근무시간 후에는 선생님들의 근무과중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홍성래 행정실장과 상의를 하여 총동창회에서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좀 해줄 수 없겠느냐고 어렵게 얘기를 꺼냈더니 기꺼이 하겠다며 바로 동문들에게 직접 이리저리 전화를 하여 23명의 동문 선배명단을 확보해 주면서 본인을 필두로 하여 20일간 매일 1명(3일간은 2명)이 간식까지 가지고 와서 후배들에게 좋은 격려의 말과 함께 19:00 ∼ 23:00까지 후배들을 위한 야간자율학습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주어서 선생님들과 후배 재학생들이 모두 고마워하였고 지역에서도 영월고에 대한 평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이제 영월고는 동문과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학생들의 야간 학습지도에 참여하는 학교로 발전시키는데 홍실장의 교량역할은 너무나 컸기에 이런 사실을 우리 강원교육가족에게 모두 알려 강원교육의 학력향상과 발전에 큰 지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또한 총동창회를 활용하여 후배들을 위한 사랑의 도서 모으기 운동으로 총 614권의 도서를 본교 도서담당선생님에게 전달을 하였으며
금년 봄에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을 하려고 한다는 영월고총동창회장학회에서 매년 9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결정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이번 봄방학 기간중에 각 교실의 낡은 교단을 들어내고 교단, 신발장을 행정실에서 직접 제작을 하고, 교실의 게시용 액자 등을 모두 새롭게 교체하는 등 새학기에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에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도 고맙게 생각됩니다.
20여년간 정들었던 강원교단을 떠난다고 생각을 하다보니 중언부언 말이 길어졌습니다. 하여튼 이와 같은 면에서 보아도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교사들의 교육적인 열정에 대하여는 언제나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지원하여 주려는 그 마음이 늘 고마웠습니다. 직접 고마웠다는 말이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동안 정말 열심히 학생들을 위해 열성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도록 도와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 떠나는 마당에 좀 장황하긴 하나 이 글을 올립니다.
다른 행정직 분들도 모두 열심히 일하시고 계신데,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어쩌면 오히려 누가 되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운 점도 있습니다만 다른 사심은 없습니다.
영월교육가족 여러분,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는 이번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피치 못하여 강원교단을 떠나지만, 다른 곳에 가더라도 제 인생의 20년을 바친 강원교단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영월교육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end----en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