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이 '세금 폭탄'을 맞네. 안맞네가 기사거리가 된 적이 있다. 과연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해외파 스타들의 세금과 세금공제후 실제 소득은 어떻게 될까?
해외파 스타중 명목상 '연봉 킹'은 단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이다. 무려 6억엔이다. 일본에서도 연봉랭킹 1위다. 엔고 특수까지 겹쳐 한화로 환산하면 약 80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세금(25%)까지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여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세금을 제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60억원으로 줄기 때문이다. 맨유의 박지성의 경우 이번 시즌 연봉이 약 320만 파운드(약 61억원)이지만 구단이 세금(40%)을 대납하기 때문에 순수입은 이승엽과 차이가 없다.
이렇듯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은 해당국의 세금제도 또는 계약관행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추연구 FS코퍼레이션 이사와 정재훈 모로스포츠 대표 등 일선 스포츠 에이전트들에게 자문을 구해 해외파 스타들의 세금과 실질소득을 살펴봤다.
◇미국의 박찬호와 추신수. 주소따라 세금도 제각각!
미국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로 구성된 행정 구조 때문에 세금 제도 역시 연방세와 주세로 나뉜다. 연방세는 고소득자일 경우 최대 35%로 일괄적인 세율을 적용받지만 주세는 주에 따라 0~7%까지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연봉 250만달러(약 32억원)를 받으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 중인 박찬호는 연방세 35%에 펜실베이니아주의 세금 3.07%를 더한 세율을 적용받는다.
세후엔 약 23억원으로 줄어든다.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인 연봉 40만달러(약 5억원)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는 연방세 35%와 오하이오주의 연방세인 6.24%를 적용받는다. 고액연봉자의 기준인 35만7700달러를 넘기고 있어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세후 약 3억원으로 줄어든다. 한때 박찬호가 몸담았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속한 텍사스주는 주세가 아예 없어서 일부 메이저리거들이 절세를 위해 거주지로 등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일본의 이승엽과 김남일. 활동 기간이 세금 변수!
일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2년까지는 20%. 3년 이상은 25%로 거주기간에 따라 다른 세율을 적용받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6억엔의 연봉을 받는 이승엽은 지바 롯데를 거쳐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지 3년이 넘어 25%의 세금을 낸다.
반면 같은 일본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임창용(5500만엔)과 이혜천(7600만엔) 등은 일본 생활이 2년이 되지 않아 2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아울러 일본프로축구 빗셀 고베에 뛰고 있는 김남일과 주빌로 이와타의 이근호 역시 일본 진출 2년이 되지 않아 20%의 세금을 납부한다. 연봉은 비공개 상태다.
◇영국의 박지성과 중국의 안정환. 세금 걱정 뚝!
연봉 320만 파운드를 받으며 맨유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과 연봉 30만 달러에 중국 프로축구 다렌 스더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은 연봉에 따른 세금을 구단이 부담하는 소위 '네트(net) 계약'을 맺어 세금 걱정이 없다.
만약 박지성과 안정환이 스스로 세금을 부담하는 '그로스(gross) 계약'을 맺었더라면 고소득자에게 40%(내년 4월부터 50%)의 세금을 적용하는 영국과 세법상 45%를 내는 중국에서 거액의 세금을 내놓을 뻔 했다. 실제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위건 애슬레틱에 진출한 조원희의 경우 연봉 100만 파운드(약 19억원)에 계약했지만 세금이 포함된 금액이라 실수령액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프랑스의 박주영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설기현. 세금 천국이 따로 없네!
프랑스 프로축구 AS 모나코의 박주영과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축구 알 힐랄에 진출한 설기현은 각각 40만 유로(약 6억8700만원)와 약 80만 달러(약 10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프랑스는 고소득자에 한해 최대 40%에 달하는 세금을 떼지만. 세금이 전무해 이른바 '조세 피난처'라고 불리는 모나코 공국에 박주영의 급여 계좌가 개설돼 이같은 혜택을 받게 됐다. 중동의 산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예 소득세가 없어서 설기현 역시 연봉을 고스란히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독일의 차두리와 이영표. 부상보다 세금이 더 무서워!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1부에서 뛰는 도르트문트의 이영표와 2부 코블렌츠의 차두리는 정확한 연봉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45%의 높은 세금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재미있는 사실은 차두리가 속한 코블렌츠가 지난해 4월 세금 문제 때문에 분데스리가 2부 리그에서 3부 리그로 강등될 뻔한 위기에 겪었다는 점이다.
당시 코블렌츠는 베자니아 베오그라드에서 선수 2명을 영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류 상의 실수 때문에 세금 포탈 혐의를 받아 축구 협회로부터 승점 8점을 감점당한 바 있다. 선수나 구단이나 세금이 무섭기는 매한가지다.
김도훈기자 dica@토토-프로토 전경기 전문가 예상평, 실시간 스코어, 속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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