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3연전 직관 후기
좋았던점
- 6일, 8일에 잠깐 소나기가 내렸지만 덥지도 않고 바람도 좋았습니다.
- 잠실 야간 경기중에도 찾아오지 않는 잠실 팅커벨(하루살이)
- 문동주의 시원시원한 투구
- 경기 내용에 상관 없이 응원석을 페스티벌로 만드는 한화 응원단과 팬들
- 멀리서 본 조인성 / 차태현 (진짜 핸드폰으로 땡겨서 봤는데 연예인은 달랐음)
https://video.kakao.com/shorts/view/438642362
안좋은점
- 3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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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우리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따라가고 하는데 뭔가 한 끗차이로 삐끗하네요
- 작년 동기간 대비 아주 똑같은 성적을 내고 있으며 감독은 왜 바꾼건지
22년 : 9위 21승 35패 0무 승률 0.375 / 1위와 15.5경기차
23년 : 10위 19승 32패 3무 승률 0.373 / 1위와 15경기차
- 어제 두산 홍성호라는 선수가 나와서 잘치길래 신인인줄 알았는데 16년도 지명이네요
- 김대한도 드래프트 지명 후 시구 나왔다가 김태형 감독 물 뿜게 만드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제대하고 자리잡는 것 같더라고요
https://tv.kakao.com/v/391538399
- 손승락이 다저스로 코치수업 갔을 때 타자는 6~7년 정도 기다려줘야 한다고 배웠다던데 정말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특히 두산은 그런 경우가 많네요.
- 한화는 박정현, 유로결, 김태연(이번 시리즈에서는 그래도 대타 쏠쏠) 성장을 보면 딴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나마 장진혁이 좀 올라오는 것 같지만 그래도 뭐 타율보면 한숨 나오고
- 그냥 너무 아쉬움 가득한 3연전이었습니다.
- 첫경기에서 노시환 맹타 날리고 3할 훌쩍 넘겨서 좋아했는데 어제 9회 무사만루에 병살...
나 올해 처음으로 너한테 욕해봤다 시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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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는 한화생명 임직원이 단체로 왔습니다.
잠실 직관에서 한화 계열사 단관이야 흔한 일인데 그 분들 입장에서야
회사에서 억지로 끌려온 느낌이라 보통 5~6회 되면 경기장을 나가곤 하죠
근데 어제는 엄청 의전을 받는 사람이 있어서 찾아보니까 한화생명 대표 더 군요
제 자리에서 계속 시선에 걸리는 자리에 앉아서 보는데 찐 야구팬이셨음다
덕분에 옆에서 의전하시는 분들 아주 고생하시더군요.
김인환 1루 포구 실책 나오자 마자 벌떡 일어나 삿대질을 하는데
앞 옆 뒤에서 의전하던 분들도 깜짝놀라 같이 벌떡!
간간히 소나기가 내리는데 빗방울 떨어지자마자 쏜살같이 우산 팍팍팍!
대표가 9회까지 어깨동무하며 응원하니 평소때면 벌써 자리를 떴을 단체관람객들이
비가 오락가락 해도 끝까지 남아 있더라고요
처음엔 재밌게 봤는데 그 옆에서 의전하시는 분들을 참 같은 직장인의 시선으로 보니
뭔가 찡 했습니다. 제 또래 처럼보이는 분부터 저보다는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분들이셨는데...
물론 그 분들도 야구를 엄청 즐겼는데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요.
암튼 많은 감정이 오고갔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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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전을 다 직관 한다고 했더니 야구를 잘 모르는 회사 사람이 왜 한화팬이냐, 왜 야구팬이 되었는냐 물어보더라구요.
그냥 예전에 다른 카페에 썼던 글 일부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80년대 후반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처음 갔던 야구장
빙그레와 OB의 경기 8:7로 승리.
그날부터 빙그레 어린이 야구단에 가입하고 잠바를 입고
빙그레의 홈런공 모양의 아이스크림을 제일 좋아하는 야구 팬이 되었습니다.
왜 누군가 야구팬이 되었냐고 물어보면 '그냥 대전사람이라 자연스럽게' 라고 대답하지만
그날의 청바지를 입고 있던 젊은 부모님과 도시락통 안의 김밥, 그리고 누가 쳤는지는 기억 안나는 밤하늘을 가르는 홈런. 야간 조명, 플라타너스로 둘러 싸인 야구장
위인전에서 본 사람이 제일 재미있는 점수라고 했다던 케네디 스코어.
그 기억 하나하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이제는 부모님은 지하철을 무료로 타는 나이가 되셨고, 케네디 스코어는 결과만 좋지 과정은 속터지는 경기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조명 사이의 밤하늘을 가르는 홈런을 좋아하고요. (피홈런 극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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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을 보살이라고 하는데
다른 팬분들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저도 지면 화 납니다.
욕도 하고.. 3연패 직관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너무 진이 빠져서 지하철에서 멍만 때리고 있고
자기전에 노시환 병살타구가 생각나고
근데 내일 또 경기가 있으니까 그냥 내일 이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팬들은 경기 드럽게 못하는데 직관가서 응원하고 우쭈쭈해주는 팬들 때문에
선수들이 나사빠져서 못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무관중하던 코로나 시절에 우승했어야죠.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우승도 하고 꼴찌도 하고
크게 이기기도 하고 크게 지기도 하고.
일단 일찍 이글스 팬 한 덕에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 준우승 등등 다 경험해봤으니
또 언젠가 하겠죠.
그냥 야구가 좋고 이글스가 좋은 것 뿐!
10년전 직관 중 있었던 일로 마무리하자면
너무 어이가 없어 9회에 찍은 스코어입니다. 타선 보니 참 암담했구나 싶기도 하고
목동은 1루쪽이 원정석이었는데
구단버스를 타려면 다시 경기장을 지나 우측 파을폴대 옆 출구로 나가야했습니다.
경기 끝나고
짐을 챙겨서고개 푹 숙인 채 경기장을 가로지르는 선수들을 보며 팬들은 펜스에 붙어서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고 있었죠.
솔직히 좀 짜증났습니다. 무슨 저딴 스코어로 지는데 응원을 하나...
하루종일 업무스트레스 받고 겨우 야구장 와서 저런 경기를 보는 내가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하고 생각하는 순간
뒤에 한 술취한 아저씨가
"야이 개 XX들아 !!!!!!!"
라고 크게 외치시더라고요
경기가 끝나고 사람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조용한 야구장이라 그 욕이 진짜 메아리가 치더라구요
보통 때 같음 뭘 직관까지 와서 욕을 하냐 그것도 선수들 들리는데...라고 하겠지만
저 스코어를 보고 있으니 제 속까지 시원해지더라구요
근데 그 다음 그 아저씨는
"고개들어 개XX들아!!!!! 질수도 있지 고개들고 가!!!!!"
그 아저씨는 저 스코어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고개숙인게 더 속상했던 모양입니다.
그 때 아저씨의 마음이 계속 남아서 그냥 저도 그런 마음으로 야구를 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날이 오겠죠. 그리고 또 내려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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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다보니 멘탈 잡히네요.. 오랫만에 스윕패 직관이라 좀 안정이 안되서 주절주절 했습니다.
오늘은 연패에서 탈출하길!
첫댓글 어우 스윕패를 직관하셨네요 ㅠㅠ 어제경기는 못봤지만 그제 경기는 이겼어야 하는 걸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김서현을 그 상황에 냈는지 참...돈을 두배로 써가면서 감독 코치 갈아서 이기는 야구 보여준다더니 언제 보여줄건지...답답하지만 팀세탁도 어렵고 그래도 여름 저녁에 맥주한잔 하면서 보기에는 또 야구만한게 없으니까 보긴 하는데 정말 승률 4할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저도 직관짤로 마무리 합니다~
ㅎㅎ같은 장소에서 비슷할 때 찍었네요
경기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어찌어찌 하다보면 4할 갈수도 있을것 같은데 참;;
@Andrew Wiggins 깨알같이 힐리 이성열 타율 떨어졌네요 ㅋㅋ
@Lakers&Eagles 외국인 타자 한명만 있음 될거 같은데 후론트가 일을 안하네요 ㅜㅜ
@Andrew Wiggins 오..신기..
저도 지난주에 갔다온 직관짤입니다..처조카랑 같이 봤는데..역시 직관은 좋더라구요..거기다 집이 인천인지라 인천, 고척은 매번 원정이라 좀 그런데 대전에서 보니 홈이라 좋더군요..
작년보다 경기내용은 좋은데 결과는 비슷해서 짜증나네요..이럴려고 수베로 짤랐나 싶기도하고..전 올해까지는 리빌딩하고 내년부터 2년재계약해서 성적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참 손혁이 정민철보다 막장일줄은 몰랐습니다..그렇게 홍보하더니 지금은 묵묵부답..
에효;; 18년도에 가을야구할때 3차전본게 신의 한수네요..언제 가을야구 할지 몰라 친구 꼬셔서 퇴근후 본건데..에휴..언제쯤 나아지려나..
저도 가을야구 3차전 때 있었습니다. 친구가 표 구하다가 스카이박스 클릭해봤는데 잡혀서 당황하다가 20명 모아서 갔었죠. 인생 경기중 하나입니다
@Andrew Wiggins 저도 짤 투척합니다 ㅎㅎ
저도 인생경기중 하나예요..
하나는 99시즌 플옵 3차전 대전에서 보는데 장종훈 만루홈런 친거 직접 본 경기..
조인성을 못본게 아쉽네요 ㅎㅎㅎㅎㅎㅎ
저도 토일화 3연 직관했는데.., 위긴스님은 정말 힘드셨겠어요. 이길만한경기들 한끗차이로 지는것도 스트레스인데.., 정말중요한 시점에 당한스윕이라 충격이 너무 크네요 저도..ㅠㅠ 올해도 어려운거같고..내년엔 괜찮겠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