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6년 여름, 영국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하던 날이었지요.
저는 영국 시민권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투표권은 없었습니다만,
이 국민투표의 결과가 앞으로의 저의 미래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촉각을 세우고 있었지요.
어쨋든 운명의 날이 찾아왔고 그날은 유난히 더웠던 날로 기억하는데,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전철역 계단을 오르고 있던 저에게 유럽연합 잔류 진영 소속으로 보이는 선거조사원이 저를 붙들고 다급하게 물어봤습니다.
`너 잔류에 투표했지? 그렇지? 오 제발 그렇다고 얘기해줘`
`미안, 나는 유권자가 아니라서. 하지만, 잔류를 지지하긴 해.`
`아 그래. 제발. 이럴수는 없어`
`왜 그러는데?`
`이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믿을 수 없어`
어떻게 된 건지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자기는 탈퇴/잔류가 거의 동률로 나올거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지금 다른 지역 출구조사도 비슷하게 나오고 있어서 이거 정말 탈퇴로 결정될거 같은데 이럴수는 없다고...
결과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51.9% 근소한 차이로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었고, `연합왕국`은 2020년 말 까지 브렉시트 이슈 하나로 정확히 두동강이 나고 말았지요.
일을 이지경으로 만든 캐머런은 빤스런 해버리고.
후임 총리였던 테레사 메이는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울면서 쫒겨나듯 퇴장하였습니다.
영국인들은 모든 사회 이슈마다 `브렉시트 이분법`을 갖다붙였습니다.
`탈퇴파 x신 때문에 이제 우리 다 죽는다` , `느그 잔류파 찌질이들 때문에 될 일도 안된다` 고 말그대로 개판이었습니다.
그렌펠 타워가 불타든, 코로나로 락다운을 하든,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 이 모든게 다 `브렉시트때문이다/잔류파의 방해공작이다`로 귀결되었습니다.
이게 2016년 국민투표 이후 2020년 말 까지 4년동안 이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구요?
지금 영국인들에게 가장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지요.
브렉시트에 국정 운영 동력을 다 소모한 영국 정부는 코로나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1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코로나도 인한 재정 부담은 국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지요.
이번 한국 대선을 보면서 걱정되는 것은 국론 분열이 가져올 예측 가능한 혼란입니다.
이것은 윤석렬이 아닌 다른 후보가 당선이 되었어도 이렇게 근소한 차이라면 마찬가지에요.
정치는 또 바꾸면 됩니다.
그게 민주주의에요.
지금의 한국이 윤석렬을 선택 한 것도 민주주의의 결과입니다.
브렉시트로 분열되어 서로를 물어뜯기만 하던 영국인들처럼 되시겠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위기를 잘 해쳐 나갈 수 있도록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정부가 잘 못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바로 잡을 수 있는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시민이 되시겠습니까.
우리는 지금의 20대를 탓하지만, 그들도 5년 전의 촛불을 기억 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세상이 무너질 것 같지만, 그래도 자조하거나, 포기하지 맙시다.
토탈워 회원님들께는 이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네요.
Medieval 2:Total War movie. We Are All One - YouTube
그리고 2번을 찍은 분들께는.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 YouTube
첫댓글 제 여친이 영국 사람인데 이번 선거 기간 내내 윤 보며 혀를 차다가, 끝나고 브렉시트 이야기를 하더군요
"I remember Brexit. It's worse. Brexit was permanent. At least with this election it can be changed in 5 years."
아무래도 이번 대선 결과가 브렉시트와 겹쳐 보이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에휴.
@아크루스 극심한 빈부격차, 미디어 사회를 통해 등장한 정체성정치와 디지털화, 그에 대한 사회적 반동과 갈등, 정치적 조직화, 이 모든 것을 가속화한 코로나...
한국도 그 궤에 올라탄거죠. 2번남이란 것도 인셀 현상이랑 비교해보면 대응이 되고요.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따라가는 걸 넘어 선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국만 해도 20대는 그래도 노동당 텃밭인데 한국은...
하긴 브렉시트 하고도 살아가는데 대선은 5년마다 돌아오니
그래서 이런 시민 커뮤니티 활동이 정치에서 꽤 중요하죠.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이만큼 영향력 센 정치행동도 별로 없습니다.
적극 동감합니다. 어려울수록 뭉쳐야한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네요.
포기하진 않죠..피곤할뿐이지..
결국 누군가가 '브렉시트를 찬성' 했기 때문에
현재의 영국이 씹창난거잖슴.
그럼 그 '브렉시트를 찬성' 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병신같은 선택에 반성을 해야지
반성은 커녕 '느그 잔류파 찌질이들 때문에 될 일도 안된다'
이딴 개소리 짓껄이면 그게 사람새끼임?
당연히 통합이 안되지요.
회사를 가든, 연구실을 가든 어떤 일을 하든
같은 팀원이 좆같이 병신과 선택으로 프로젝트 대차게 말아먹어
성과급 다 잘리고 회사내에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데
그 좆같은 병신과 선택을 한 새끼가 , '느그 들 때문이다'고 지껄이면
당연히 싸움이 나지요. 사람은 성인군자도 아니고 예수도 아니고 부처도 아님.
더이상 동의 할수 없을 정도로 동의합니다. 나라를 조진 새끼들이 대오각성해야 용서든 통합이든 하죠. 나라를 대차게 말아먹어놓고 남탓하면 죽여버리고 싶지 누가 통합 따윌 하고싶겠습니까.
one이 되면 정말 아름답고 햄볶한 세상이 될 수 있겠지만..
인간에겐 기본적으로 나와 다른것을 혐오하는 본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으로 인해 절대 그어떤경우에도... (에일리언이라도 쳐들어오지 않는 한) one이 될 수는 없을겁니다.
개인적으론 서민 수구꼴통 집안에서 태어난지라 수구적 견해를 이해하려 노력은 하는데
저도 그게 잘 안되기도 하거니와 된다 한들
저쪽에서 반 국힘당계를 인정할 생각이 별로 없을 거라 봅니다.
민주당보고도 좌빨 콩사탕이라 하는데 (전 윤춘장이 아예 대놓고 그런말을 해서 정말 놀라긴 했습니다.
야 그래도 밑의 쫄자들이 그런말을 하면 했지 VIP는 이명박근혜조차 양두구육을 팔며 점잖을 떨었는데
춘장님은 그런거도 읍네. 정말 센세이셔널하다.)
콩사탕은 타도할 대상이지.. 하나가 될 대상이 될 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