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팬싱 사브르 단체 , 아 첫 기록
어싱욱, 개인전 이어 2관왕 올라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다.
구본길(35) 오상욱(28) 도경동(25) 박산원(24)으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팀인
1일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헝가리를 45-41로 물리치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3연패다.
2016년 리오데자네이루 올림픽 땐 펜싱 세부 종목 로테이션 개최 원칙에 따라 사브르 단체전이 얄리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 데회 4강전에서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종주국 프랑스를 45-39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하면서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란 애칭을 얻었다.
2연패 멤버였던 김정환(41), 김준호(30) 대신 도경동 박상원 이 팀에 들어오면서세대교체가 일부 이뤄져
지금은 '뉴 어벤져스'로 불린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펜싱 단체전을 3연패한 건 처음이다.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올림픽 펜싱 단체전 3연패 이상은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헝가리에 이어 다섯 번째다.
펜싱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있던 종목이고 단체전은 1904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 대회 때 처음 도입돼
올해로 120년째를 맞은 '올림픽 트래디셔널 스포츠'다.
이날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딴 금메달은 한국의 이번 대회 12번쨰 이자 여름올림픽 통산 300번째 메달이다.
한국은 직전 올림픽인 도쿄 대회까지 모두 287개(금 96개, 은 91개, 동매달 100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여기에 2012년 런던 대회 역도에서 3위를 한 러시아 선수의 도핑이 드러나면서
당시 4위였던 전상균(43)의 동매달 승계가 4월에 확정됐다.
전상균은 9일 파리에서 동메달을 받는다.
나흘 전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릏 목에 건 오상욱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산수 중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펜싱 선수의 올림픽 2관왕도 오상욱이 처음이다.
3년 째전 도쿄 대회 단체전 우승 맴버이기도 한 오상욱은 이로써 올림픽 금메달이 3개로 늘었다.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은 김수녕(앵궁)과 진종오 (사격)가 갖고 있는 4개다.
오상욱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단체전 4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임보미 기자
'후보' 도경동이 '맏형' 구본길에 '정신 차려요'...소통 펜싱의 힘
남 펜싱 사브르 단체 올림픽 3연패
8강 부진 구본길, 막내 대체 투입 요청
도경동 '형 자신있게' 용기 북돋워
결승전 한점차 리드 이기 맞았지만
도경동, 투입 8초만에 폭풍 5득점
'끝까지 믿어주는 팀워크' 결국 결실
'형, 정신 차려요. 뭐하는 거예요.'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도경동(25)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열린 파리 올림픽 단체전 8강전 캐나다와의 경기 뒤
라커룸에서 팀의 최고참 구본길(35)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안 되면 재가 언제든 뒤에서 나갈테니까 자신 있게 뛰어요.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한국은 캐나다를 45-33으로 꺾었지만 구본길은 8강에서 부진했다.
구본길은 8강전을 마칀 뒤 우너우영 코치(42)에게 4강전 떄는 자기 대신 도경동을 투입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먼저 물었다.
그러자 도걍동은 '형, 자신 없어요? 형은 자신 있게 해야 돼요'라고 다시 한 번 말했다.
구본길은 펜싱 조웆국 프랑스와의 4강전에선 오나전히 자른 선수가 됐다.
10-7로 리드를 넘겨받아 3라운드에 피스트에 오른 구본길은 내리 5점을 뽑으며 15-7로 점수 차를 벌렸다.
구본길의 연속 5포인트로 한국은 기세를 탔다.
한국은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프랑스를 결국 45-39, 6점 차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구본길은 '동생들이 형! 끝까지 한 번 더 해 봐요'하면서 나를 끝까지 믿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프랑스 관중의 야유고 뭐고 간에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오로지 내 뒤엔 동료들이 있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간으로 날을 넘겨 1일 오전 열린 항가리와의 결승전, 이번엔 '비밀병기' 도경동이 해결사 역할을 하며
한국의 3연패에 큰 힘을 보탰다.
사브르 단체전 대표팀은 4명이다.
8강전과 4강전엔 개인전 세계 랭킹이 높은 오상욱(1위) 구본길(22위) 박상원(23위)이 출전했다.
후보 선수인 도경동(75위)은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다 결승전에서 헝가리에 30-29, 한 점차로 쫓기면서 6라운드에 구본길과 교체돼 이번 대회 처음으로 피스트에 올랐다.
오상욱, 구본길, 박상원과 달리 도경동은 파리 올림픽 개인전 출전 티켓도 얻지 못했다.
도경동은 항가리의 라브 크리스타안을 향해 칼을 겨누자마자 순식간에 5점을 뽑으며 35-29로 달아났다.
도경동이 5점을 얻는 데 걸린 시간은 8초.
도경동은 프랑스와의 4강전이 끝난 뒤 '뛰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했었는데 출전 기회를 얻자
'물 만난 고기'처럼 빛을 발하며 '신 스틸러'로 등극했다.
원 코치는 도경동의 결승전 활약을 두고 '나도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경동이가 피스트로 올라갈 때 손가락질을 딱 하면서 자기를 믿으라고 하더라.
그걸 보고 '오케이, 됐다' 싶더라'고 말했다.
작년 4월 입대를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도경동은 10월 전역 예정이었는데
올림픽 금메달로 전역 시기를 두 달 가량 앞 당기게 됐다.
구본길은 이날 걀승전 승리로 한국의 올림픽 단체전 3연패 금메달을 모두 갖게 됐다.
구본길은 한국이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승할 떄도 사브르 대표팀이었다.
구본길은 결승전이 끝난 뒤 올림픽 무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앞으로 1년은 무조건 쉴 것이다.
이제 집에 가서 육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구본길은 아내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구본길은 '이제 목표는 나고야다.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2년 뒤인 2026년에 일본 나고야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구본길은 그동안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6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1개를 더 추가하면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파리=임보미 기자
전세계 팬심도 찌른 오상욱...'내 시대 아닌 그냥 어펜져스 시대'
'경기보다 반해, K올림픽의 시간'
해외 SNS 영상 300만이상 조회수
정작 본인은 '제가 왜요?' 어리둥절
'파리 올림픽 때 전 꼭 금메달을 따고 오상욱 선수(28)와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일본에서 나고 자란 한국 여자 유도 구가대표 허미미(22)는 원래 방탄소년단(BTS) 맴버 '뷔'의 열혈팬이었다.
그러다 진천선수촌 생호라을 시작한 뒤로는 오상욱 팬클럽 회원으로 변신했다.
허미미는 '오 선수가 키(191cm)도 크고 얼굴도 멋진 데다 어쩌다 만나면 일본어로 먼저 말을 걸어주기 떄문에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오상욱은 고교 3학년이던 2014년 12월 당시 국내 랭킹 1위였던 구본길 (35)을 꺾고 한국 펜싱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따낼 때부터 '꽃미남 검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렸다.
그리고 이번 파리대회에서 한국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올림픽 기간 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올라오는 '오상욱 찬양'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한 여성이 이번 올림픽 개인전 결승 중계 화면을 갈무리해 인스타 그램에 올린 영상은 1일 기준으로
조회수가 300만 번이 넘었고 댓글도 3000개 가까이 달렸다.
이 여성은 '이 남성이 정말 아름답고 재능이 있다는 것 꼭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K드라마에서 K올림픽으로 전환할 때'라는 SNS 게시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작 오상욱은 자신이 이 정도로 인기가 있는지 몰랐던 눈치다.
오상욱은 단체전 결승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한 한국 기자가 '브라질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하자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오상욱은 대신 '개인적 우승보다 단체전 우승이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라며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펜싱선수로 올림픽 첫 2관왕 역사를 쓰게 돼 영광'이라고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놨다.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대표팀 후배 도경동(25)이 '우리는 지금 오상욱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한데 대해서도
오상욱은 '아니다.
우리는 그냥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몸을 낮췄다.
오상욱의 스승인 도선기 대전대 감독이 "상욱이는 실력 못지않은 인성을 갖춘 선수'라고 평한 그대로였다.
어펜져스 1기 멤버 가운데 유일하게 미혼이었던 오상욱은 배우 김유정(25)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오상욱은 한 방송에 출현해 '정말 멋있다.
기회가 되면 꼭 뵙고 싶다'고 김유정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파리=임보미 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