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슬픔을 잊는 법]...
집에 어떻게 돌아 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잘 오긴 온 모양이다.
곧 죽을 것 같아도, 그렇게 정신이 없었어도 귀소 본능만은 살아있었나 보다.
본능이라 그런 걸까? 이성이 존재치 않아도 본능은 살아있는 걸까?
그럼 생존 본능이 지금 딱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나를 살게 해줄까?
차를 모는 것 보다 택시 타는 걸 택했다.
남자한테 차여 차사고로 세상 떴다는 말 같지 않은 동정은 받기 싫었기 때문이다.
아니.. 내 의지보다 그 남자가 택시를 선택했다.
“누님~ 택시 타죠?
제 정신도 아닐 텐데 설마 운전하려 했던 건 아니죠?
그 젊은 나이에 결혼도 못해보고 세상과 안녕~하고 싶은 건 아니죠?
그럼 택시 잡습니다~”
이 정신에 운전을 하고 집에 간다면
앞 차 다 들이 박고 세상과 쫑 낼지도 모를 일.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지금은 저 남자가 챙겨주는 따스한 친절이 한 줄기의 희망과도 같았기에..
생판 모르는 남이라도 지금 이 순간엔 5년간 내 마음을 준 놈보다 더 나은 놈이었기에..
“택시~ 택시~”
끼익.. 택시 한 대가 눈앞에 보인다.
[정성을 다하여 모시겠습니다.]란 문구가 눈에 띄인다.
정성... 그래 정성.....
5년간 정성을 들였다. 그와 나의 사랑에...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 주고, 햇볕이 맑게 내리 쬐는 날은 물도 뿌려주고
눈이 오는 날은 털모자에 장갑을 챙겨주고, 흐린 날은 어두울까 무서워 불도 켜주었다.
그렇게 나의 온 정성을 들여 마침내 꽃을 피웠다. 결혼이란 꽃을....
근데 침입자가 내 꽃을 꺾으려 한다. 아니 어찌 보면 침입자가 아닌데..
같이 지키고 키워 나가야 할 사람인데..
세영의 얼굴에 슬픔이 드리운다.
“아 누님 뭐해요? 택시 기사 아저씨 눈 찢어지는 거 안보입니까?
저러다 저 아저씨 사시 되겠네.
아~ 얼른 좀 탑시다. 바쁜 사람 왜 자꾸 지체하게 만들어요?
아~ 얼른 타요 얼른..”
아니 저 자식이.. 노인공경도 모르나...
꾸역 꾸역 세영의 몸을 택시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것도 아주 우악스런 손길로..
친절은 무슨 친절. 친절이 다 얼어 죽었겠다.
탁~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힌다.
문을 닫고 앞 조수석 쪽으로 가더니 유리창을 톡톡~ 두드린다.
지~잉.. 앞 유리창이 기사 아저씨에 의해 내려간다.
내려가는 그 유리창이 꼭 무너지는 세영의 마음 같다.
“멋진 형님~ 저 누님 좀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주 멋지게 한방 차이고 왔거든요?
아마 제 정신 아니라서 택시비도 더 드릴지도 몰라요. 크큭
아무튼 편한 귀가길 되게 힘 좀 이빠이~ 아주 이빠이로다가 써 주십시요.
그럼 멋진 형님만 믿습니다.
(뒤를 휙~ 돌아보며) 누님.. 연 닿으면 또 한번 봅시다.
멋진 형님! 오라이~”
아저씨.. 그 총각의 말 귀 기울여 들으셨나 보다.
서울 시내 그 난폭한 택시 기사 분들 중 한 분임이 틀림없을 텐데..
세영이 멋지게 차였다는 총각 말에 스무스하게 차를 모시는 아저씨.
괜히 그 배려에 가슴이 뭉클해져와 기어코 세영은 눈에서 눈물을 뽑아낸다.
“흑... 흐흑..........”
“아~ 저기 아가씨.. 나 이거 참.....”
난처하단 아저씨의 말투에 아예 목 놓아 우는 세영.
“어엉.... 끅......... 어엉”
그 총각이 옆에 없어서 그런가보다.
총각이 옆에 있을 땐 계속 어리둥절하고 놀라 울 틈이 없었는데...
혼자가 된 동시에 다시 내 사랑과의 이별이 생각나 눈물이 찾아 왔다.
.
.
.
.
택시비는 나온 고대로만 주고 내렸다.
괜히 더 많이 주면 정말 정신없는 여자가 될까봐, 이별을 인정하게 될까봐....
기사 아저씨께 감사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난..........
.
.
.
.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 있는 세영.
눈가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 내린다.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똑똑한 세영이지만 이건 모르겠다.
슬픔을 잊는 법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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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안녕하세여?
이로서 또 허접스럽게 3편을 그려낸 아자뵤~ 입니다.
처음 쓰는 글이라 부족함이 많습니다.
그래도 읽어주시며 작게나마 응원해 주시는 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질질 끄는 면이 없지않아 있을텐데
그래도 끝까지 지켜봐 주세여.
갈수록 정체모를 남아와의 로맨스도 기대해 주시구여. ^-^
제 글에 밑글 달아주시는 몇 안되는 분들과
스치듯 글을 읽고 가 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1.
[ 중편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 셋
아자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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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14
05.10.11 15:0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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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재미있어요,,,4편 기다릴께요
님의 밑글에.. 감동의 물결이.... ㅠㅠ 기대해 주실꺼죠?
허접하시다니요,,짱이십니다^^
초록사랑님 첨에 님 밑글 잘못 읽구 허접하단 줄 알고선 침울해 졌다가 다시 제대로 읽고 선 뛸 듯이 기뻐하는 아자뵤~ 입니다.. ㅋ 끝까지 함께 해주실꺼죠? ^-^
재밌어요 - ㅎㅎ 중도하차하시믄 안돼요오~ 아자아자 ㅎㅎ 건필하세요 ~
오우 악마님.. ㅠㅠ 건필... 그 한마디에 힘이 바짝 납니다.. 감사합니다.. 그 성원 잊지 않고 바로 글 쓰겠습니다.. ㅋ
우와~ 친구가 추천해서 읽었는데 재미있네요
그 친구분 상 드려야겠습니다.. ㅋ 감사해여 읽어주셔서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