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예술은 감성이 풍부해야 잘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성이 뛰어난 아이들은 음악에서
두드러진 실력과 성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는 지성적으로 열심히 해야 하지만
음악 예술은 감성적으로 발달한 아이가
지성보다 우위로 하고 두각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은 어릴적부터 음악을 전공하는 자녀들에게
감성적으로 뛰어나도록 노력하며 뒷바라지를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지성과 감성이
음악 예술에 미치는 관계를 몇가지 작품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미솔이 아빠는 대학원에서 미학 (예술철학)을 전공했습니다.
지성과 감성
중세부터 현대까지 서양 철학사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지성과 감성의 우위 논쟁입니다.
지성이 우위나 감성이 우위냐
지성이 먼저냐 감성이 먼저냐
지금까지 이 논쟁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이 없습니다.
이 서양 철학의 영원히 풀리지 않는 해묵은 수수께기에 도전해서
문학 예술로 시도하고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지와 사랑>
다른 이름으로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입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현명하고 이성적이고 사색적이고 지적인 나르치스와
열정적이고 예술적이고 욕정적이고 감성적인 골드문트는
수도원에서 만나서 같은 길을 걷게됩니다.
서로 반대되는 성격이지만 둘 다 보기드문 청년입니다.
둘다 수도사가 되길 원하지만 즉 목표는 같지만
도달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나르치스는 끝없이 기도하고 참회하고 사색하고 공부하고 탐구하지만
골드문트는 방랑하고 경험하고 실천하고 끊임없이 도달하려고 합니다.
지성과 감성
이 작품에서 헤르만 헤세는 지성과 감성을 대표하는
두 주인공을 내세워서 과연 누가 우위냐고 묻습니다.
나르치스는 평탄한 길을 걸어서 수도사, 소위 말하는 중세의 엘리트 신분이 됩니다.
당시 수도사는 누구나 꿈꾸는 선망의 직업입니다.
하지만 골드문트는 수도사가 되라는 주위의 소망과 바람을
평탄한 길이 아니라 끝없이 고생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려고 합니다.
골드문트는 수도사가 되는 것이 자신의 길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수도원을 탈출하여 예술가 즉 조각가로 전향을 하게 됩니다.
수많은 고생과 경험을 통해 느낀 감정으로 예술로 승화시키게 됩니다.
종교와 예술
그럼 과연 지성과 감성 중에 누가 승리하게 될까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달랐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마침내 수도장이 된 나르치스에 비해
망신창이가 되어 결국 수도원으로 돌아오는 골드문트
일반적으로는 나르치스 즉 종교로 대변되는 지성의 승리로 보여지지만
나르치스는 골드문트가 자기보다 우위라고 생각합니다.
감성적으로 풍부한 골드문트가 모진 고난을 딛고
마침내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을 부러워하고 흠모하게 됩니다.
지와 사랑
원칙과 이성의 나르치스와
순수한 감성의 골드문트는
작품에서 지성의 최고봉과
사랑의 최고봉으로 평가 받습니다.
작가는 지성의 최고봉과 감성의 최고봉을 보여주며
어느것이 우위냐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은 지성과 감성의 조화와 합일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이 명작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지적인 부분은 최고의 직업 즉 종교가 될 수 있지만
감성적인 부분 즉 사랑은 예술의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숲
지성과 감성이 영화에 잘 나오는 작품이
바로 <피아노의 숲>이라는 애니매이션입니다.
도시에서 전학 온 슈헤이는 말 그대로 연습벌레입니다.
그에 비해 시골에서 혼자 자유롭게 연주하는 카이는 타고난 천재입니다.
슈헤이는 하루 종일 피아노 앞에서 연습만 하는
소위 말하는 우리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그에 비해 카이는 자유분방하게 놀면서 즐기면서 연습하는 스타일입니다.
두 아이 모두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자랑합니다.
슈헤이와 카이
작가는 여기서도 지성과 감성의 우위를 탐구합니다.
지성과 감성을 음악 예술로 한발짝 더 다가가서 관찰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이고 끈임없는 연습으로 뛰어난 실력을 이룬 슈헤이
어려운 가정사를 뚫고 숲에 버려진 피아노가 유일한 안식이었던 카이,
철저하고 교과서적이고 지성적으로 뛰어난 슈헤이는 지성의 우위로
자유롭고 즐기면서 감성적으로 뛰어난 카이는 감성의 우위로
누가 과연 음악 예술적으로 우위일까 또 성공할까를
작가는 두 주인공을 내세워서 찾고 있습니다.
노력과 즐기는 것
두 친구 모두 서로를 아끼고 존중해줍니다.
왜냐하면 <지와 사랑>에서처럼
슈헤이와 카이 모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철저하게 음악 교육 시스템으로 성장하는 슈헤이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적도 없이 독학으로 이룬 카이
연습벌레 슈헤이와
음악을 즐기는 카이
교과서적으로 연주하는 슈헤이와
자신만의 연주를 하는 카이
과연 누가 콩쿠르에서 입상을 할까요?
감독은 콩쿠르 입상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두 아이가 이룰 꿈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부모가 바라는 음악 자녀는?
<피아노의 숲>을 보면 두 주인공의 연습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슈헤이는 부모님이 시켜서 오로지 연습만 합니다.
하루종일 피아노 연습만 하다보니 습관이 되어 연습벌레가 됩니다.
악보를 원론적으로 그대로 교과서적으로 정확히 표현합니다.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좋은 전형적인 스타일입니다.
그에비해 카이는 제대로 된 레슨을 받은 적이 없이
오로지 자기방식대로 연주를 합니다.
악보대로 똑같이 연주하지 않고 자기만의 감성으로
그 곡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스타일로 연주합니다.
그래서 콩쿠르에서는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슈헤이를 내세워 지성의 우위를
카이를 내세워 카이의 우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수헤이는 카이를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노력형과 천재형
슈헤이와 카이의 연습 스타일을 보면서
우리는 노력형과 천재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부모가 바라는 연주자로 성장하는 슈헤이
풍부한 감성으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성장하는 카이
과연 부모님들은 어느 스타일의 자녀를 선호할까요?
과연 우리나라 음악 토양에는 어느 아이가 성공할까요?
노력하는 아이는 즐기는 아이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이 말이 맞을까요? 틀릴까요?
부모님들은 자녀를 어떤 스타일로 키우고 있습니까?
법대와 의대와 예술 전공
요즘 어릴 적부터 부모님들은
자녀가 의대나 법대로 지원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기 사교육으로 아이들이 힘들어 하고
의대 입결이 높고 선호하고 지원자가 몰립니다.
의대와 법대는 우리 사회에서 성공의 등용문입니다.
사회적으로 부와 명예를 이룰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지성의 엘리트 코스지요.
그에 비해서 에술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감성을 우위로 내세운 예술은
이 길에 들어선 자녀들이 자기가 좋아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술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녀들 스스로도 그렇지만 부모님들도
감성적으로 풍부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야기가 잠시 딴길로 샜군요.
미솔이와 세담이
우리 집에는 음악을 전공하는 두 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나르치스와 슈헤이 스타일의 누나 미솔이
골드문트와 카이 스타일의 동생 세담이
미솔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도미솔 - 음악적인 이름을 지었고
세담이는 피아노에 세상을 담아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미솔이는 어릴 적부터 끊임없이 노력으로 정진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연습실에서 나오지 않고 오로지 연습만 합니다.
원곡에 충실히 해서 교과서적으로 음악 엘리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에비해 부모의 지원과 관심을 덜 받고
부모의 눈길과 손길을 덜 받고 주변부에 있으면서
누나 미솔이가 버스킹을 할 때 찬밥처럼 뒤에서 도와주던 동생은
어느새 귀가 음악적으로 뚫려 어느덧 건반악기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플루트라는 멜로디를 풍부하게 할 하모니 반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음악을 혼자 스스로 즐기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미솔이한테 올인을 하느라 제대로 뒷바라지도 못했지만
세담이는 스스로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만화와 게임을 좋아하고 NBA농구를 좋아하면서도 자유롭게 연습을 합니다.
다시 지성과 감성
다시 지성과 감성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지와 사랑>에서는 지성과 감성의 합일에서
사랑으로 충만한 예술의 우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숲>에서는 지성과 감성의 경쟁에서
감성적으로 풍부한 아이의 음악적 감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미솔이와 세담이의 경우에는
연습으로 충만한 지성적인 미솔이의 정진을 기대하며
부모 관심이 덜하지만 늦게 시작해서도 자유롭게 음악을 정진하는
동생 세담이에게도 부모가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부모에게는 똑같은 자녀입니다.
감성을 위한 부모의 역할
아이들이 음악을 전공하고자 할 경우에는
아니 음악을 전공시키고자 할 경우에 부모님들은
강요하지 말고 자녀 스스로 전공할 수 있는
전공을 해야 하는, 전공을 하면 뭐가 좋은지를 조언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녀한테 투영하여 보상심리로
무조건적으로 전공하라고 강요하지 말고
어릴 적부터 음악이 무엇이고, 음악은 왜 좋으며
음악을 하면 어떤 것이 좋고, 음악은 왜 아름답고
음악가는 어떤 사람인지...
음악을 많이 들려주고, 음악 이야기를 많이 하고
음악 캠프에 같이 가고, 음악 관련 서적을 사주고
음악 영화를 골라서 목록을 정해 같이 보고
(참고로 저희는 아주 어릴 때 음악 영화를 50편을 뽑아서 같이 봤습니다.)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이 이 사회를 어떻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으며
지성보다 감성을 더 필요로 하는 음악에서
어떻게 하면 감성을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부모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지원을 해야 합니다.
성공은 10대가 아니라 정점
음악 자녀를 뒷바라지 하면서 나중에 느낀 것이
어릴 적 음악 천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30대 중반 쯤에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때
그때 어느 위치에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대 20대는 무조건 음악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와서
30대 쯤에서 과연 자녀가 어느 자리에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 자녀들에게 강요를 하지 말고
그 시기에 좋은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뒷바라지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조기에 성공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원숙한 나이가 되었을 때
자신의 꿈을 이루는 나이가 되었을 때
과연 어느 위치에 있느냐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어릴때 한번에 빨리 이루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풍부하게 채워야 합니다.
그 안에 그동안 연습 사색 경험 고민 경쟁 실패 감동 환희 보람 같은 것을 넣어야 합니다.
그때까지는 끊임없이 감성적으로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http://cfile297.uf.daum.net/image/26062B4A592ACBBD06E3D6
첫댓글 다음과 카카오가 통합이 되면서 어떻게 아이디를 통합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겨우 통합하게 되어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음악과 함께 행복한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