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6실점(4삼진)의 다소 부진한 피칭을 선보였지만 팀 타선의 폭발로 승리투수가 됐다. 텍사스의 14-9 승리.
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6승(1패)과 함께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100승 고지를 점령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앞선 지난 2003년 일본인 노모 히데오(탬파베이)가 LA 다저스시절 달성한 바 있다.
시작은 불안했다.
박찬호는 1,2회 연거푸 2점씩을 내주며 대기록 달성을 다음기회로 미루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시즌 박찬호만 나오면 힘을 내는 텍사스 타선은 오늘도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다. 텍사스는 0-4로 뒤진 3회초 포수 로드 바라하스의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행크 블레이록의 적시 2루타와 알폰소 소리아노의 2점 홈런으로 가볍게 4-4 동점을 만들었다.
불붙은 텍사스 타선은 4회 마이클 영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5회 장단 6안타와 볼넷 등을 집중시켜 단숨에 11-4로 달아났다.
팀 타선의 화끈한 도움에 고무된 박찬호는 3,4회에 걸쳐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는 등 안정감을 되찾았다. 5회에는 많은 점수차에 다소 방심한 듯 집중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잘 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던 캔자스시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캔자스시티는 박찬호가 내려간 6,7회 총 3점을 뽑으며 맹추격에 나섰지만 홈런 4개를 쏘아올린 텍사스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편 박찬호는 오는 11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서 시즌 7승 및 통산 101승 사냥에 나선다.
(캔자스시티=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저 혼자 거둔 100승이 아닙니다."
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5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100승 고지에 올랐다. 박찬호는 100승 돌파의 기쁨을 자신을 아껴준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한 시즌 10승만 해도 성공한 선발투수로 인정 받는 메이저리그에서 100승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이제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자체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5이닝 11안타 6실점. 모진 산고 끝에 얻어낸 100승 때문인지 박찬호는 다소 피곤한 듯 담담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생애 통산 100승을 돌파한 소감은.
▲100승은 내게는 물론이고 한국팬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오늘은 내 피칭보다는 팀 동료들의 공격 덕분에 승리했다. 격려해주고 축하해준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오늘 100승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하거나 긴장되지는 않았나.
▲100승 때문이 아니라 최근 팀이 부진한 가운데 이기기 위해 신경을 썼을 뿐이다. 이제 시즌 시작한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따지고 보면 오늘 경기도 많은 경기 가운데 한 경기일 뿐이다.
-초반 긴 소매의 언더셔츠를 입었다가 나중에 반소매로 갈아 입었는데.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습도가 상당히 높았다.불펜 피칭을 하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리고 무척 덥다는 느낌이 들어 반팔 언더셔츠로 갈아 입었고 이후 느낌이 조금 나아졌다.
-5회 2아웃을 잡고 흔들렸는데.
▲쉽게 2아웃을 잡고 볼넷을 내주며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그래도 5회를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3회 이후 투구 패턴을 바꾸었나.
▲초반에 잘 들어간 공이 안타로 연결됐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막판에 변화구를 보다 많이 구사했을 뿐이다.
-이제 100승을 돌파했으니 200승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 내게 가장 큰 목표는 다음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야구 선수가 야구를 못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지금은 건강하니 여유와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다.
-지금 같으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도 나갈 수 있는데.
▲모든 팀이 시즌을 시작할 때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팬들에게 100승을 거둔 소감을 말한다면.
▲나 혼자 거둔 100승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해주었기에 감사를 드린다. 꾸준하게 늘 함께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남은 시즌 동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다.
쇼월터 감독 "박찬호, 큰 이정표를 세웠다."
[연합뉴스 2005-06-05 08:25]
(캔자스시티=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텍사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은 모든 승부사들이 그렇듯 냉정하다. 그는 5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 박찬호의 100승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박찬호가 개인적으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박찬호의 100승 돌파를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박찬호가 승리 투수 자격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은 5회 2사 후 쇼월터 감독은 11-6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불펜에 론 메이헤이를 대기시켰다. 여차하면 바꾸겠다는 의도였다.
그는 오렐 허샤이저 투수코치를 마운드에 올려 박찬호를 안정시키는 한편, 메이헤이가 충분히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버는 등 평소와 전혀 다른 점 없이 경기를 이끌었다.
쇼월터 감독은 당시 상황을 "아마도 5회가 찬호에게는 3시간처럼 길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 미국 기자는 "왜 박찬호가 그렇게 갑자기 바뀌었냐"고 묻자 쇼월터 감독은 "3회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5회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말해 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3회라면 2회까지 부진했던 박찬호가 안정을 되찾고 본래의 모습을 보여준 때이고 5회라면 갑자기 다시 안정을 잃고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다.
쇼월터 감독은 "초반 땅볼 타구가 계속 안타로 연결되며 경기가 긴박하게 진행됐다. 결국 우리도 그 덕분에 이기긴 했지만 습도가 너무 높았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경기 조건이 투수보다는 타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첫댓글 6실점이나하고 승리하다니 ..-_- 쩝
매니저님 더운데 고생하십니다~ ㅡ,.ㅡ
6실점했어도 100승한건 축하할만한일..ㅎㅎ
오노만~ 따라잡아주세요~~ 150승으루다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