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오르막 코스! 감정여행
NO13. 긴장되다 - 이다솜
[해설]
(긴장되다)는 마음속 호수에 누군가 계속 돌을 던져
떨림이 느껴지는 감정이다. (긴장되다)가 눈앞에 있다
면 한번 손을 살짝 올려보시라.
마치 헬스장에 있는 '덜덜이' 위에 올라가 있는 것처
럼 계속 덜덜 떨고 있는 진동이 느껴질 것이다. 긴장을
완화하는 약이 흔하게 팔고 있지만, 약을 먹어도 (긴장
되다)가 가라앉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약간의 최
면(?)이 도움이 될 대가 있다. 머릿속에서 긴장되는 상
황을 상상한 후, 벌어질 상황에 대해 시물레이션을 한
다. 시뮬레이션하며 '할 수 있다'를 반복한다. 마치 최
면을 걸듯 생각한다. 긴장이 마음에 들어오면 (걱정되
다) 감정이 그랬던 것처럼 벌어질 것에 대해 신중하게
대비할 수도 있다.
§
동네 뒷산을 등산할 때였다. 늘 가던 코스로만 다니
다가 출발지와 도착지를 아예 반대로 바꿔서, 도착지에
서 출발하고 출발지로 도착하는 코스를 가게 됐다. 늘
가던 길이니 한번 변화를 줘보자는 엄마의 의견이었다.
걸어가는 방향만 바꿔었을 뿐, 길은 늘 가던 길인데 처
음 가는 산처럼 새롭고 낯설었다. 반대 방향으로 가다
보니 내리막길이던 길이 오르막길이 되어 더 힘들게 느
껴진 구간도 있었다. 길이 낯설게 느껴져 괜한 긴장감
까지 생겼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러웠고 이리저리
더 살피면서 가게 됐다. 분명 같은 길인데 왜 이렇게 긴
장하고 있는 거지? 참 웃겼다. '사람이 참 간사하네.'라
고 생각했다. 긴장해서 두리번거리며 걸었던 덕분에,
평소 못 보고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돌아봤다. 알이 꽉
찬 밤을 봤고, 못 봤던 꽃을 봤고, 열매를 먹던 새를 봤
고, 도토리를 먹던 청설모를 봤다. 신기하고 재밌는 순
간들이었다. 이렇게 가도 괜찮네!
δ
돌이켜보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
떤 일을 하든 어차피 최종 목적지는 '잘 살아 보자!' 행
복으로 가는 길이다. '하던 일을 계속함'이 아닌 '새로
운 길을 감' 이라는 방향만 달라진 것이다. 새롭게 걷
고 있는 이 길 중에는 어쩌면 이미 걸어본 길도 있을
수 있다. 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 뿐! 이렇게 가도
괜찮네!
д
이 길의 끝은 어디지?
언제까지 숨차게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거지?
이쯤 되면 진즉에 다 올랐어야 하는데!
왜 아직도 올라가고 있는 거지?
이 언덕을 올라도 목적지가 나오는 게 아니라
또 올라야 하나? 어떤 길이지?
ψ
이런 생각들이 가득하며 긴장할 수 있다. 그래도 잘
가고 있으니, 잘 가고 있는 나를 한 번이라도 더 응원
해줘야겠다. 어디로 가든 잘 살 거니까 긴장 덜 해도
되겠다.
첫댓글 방갑습니다.
올려주신 소중한 영상 오늘도 감사합니다. 합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