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관은 두 손을 마주잡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그에게 손을 뻗쳤다. 그러자 그의 발 밑에서 푸르스름한 원이 생기더니, 밝은 빛을 내며 솟구쳐 올랐다.
"되었습니다. 저 문으로 들어가 검사의 신 '이레아' 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그는 대신관이 가르킨 문으로 들어가 하얀 빛을 내는 빛의 광구를 보았다. 빛의 광구는 사람이 들어오자, 기쁜 듯 허공을 뱅뱅 돌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사람의 형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람의 모습으로 완전히 바뀌었을 때, 광구는 금발의 미남으로 변해있었다.
"오오. 드디어 검사 첫 탄생인가."
".."
"허허. 이거 꽤 재미없는 친구구만."
"누구십니까?"
"난 검사의 신 이레아. 그대는 누군가?"
그가 딱딱한 말투로 말하자, 자신을 이레아라 칭한 검사의 신 역시 장난끼 섞인 말투가 아닌 진지한 말투로 대답했다.
"저는 혈랑. 검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자입니다."
"무슨 이유로 검사를 하려 하는가? 검사는 화려한 마법도, 강력한 일격필살의 스킬도 많지 않네만."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입니다."
"부족한 것?"
"네."
이레아는 혈랑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 검사의 신 이레아. 피의 늑대, 혈랑을 검사로 인정한다."
이레아는 혈랑에게 다가와, 검 하나를 내어주며 혈랑에게 말했다.
"넓은 대지를 누비는 한 마리 늑대가 되거라. 혈랑이여."
"감사합니다."
혈랑은 밖으로 나와 이레아가 내어준 검을 바라보다가, 옵션도 확인해 보지 않고 그냥 아이템 창에 넣었다. 신이 준 검이니 당연히 대단할 테고, 자신은 과분한 검을 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무기점 주인이 준 검도 있지 않은가? 결정적으로, 그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시 사냥하러 가볼까?"
"저기요!"
"응?"
혈랑은 처음으로 들어보는 유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엔 15 ~ 16 정도 되어보이는 여성 유저가 있었고, 시작한지 별로 되지 않았는지 장비는 기본 장비 뿐이었다.
"제가 이 겜 처음해서 그러는데요.. 어떻게 하는지좀 알려주심 안되요?"
".. 따라오세요."
혈랑은 그녀에게 따라오란 말을 남기고 수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수련장에 거의 도착했을떄, 그녀가 물었다.
"저기요. 아이디가 뭐에요?"
"혈랑입니다만.."
"헉!"
그녀는 혈랑의 아이디를 듣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뒷골목의 전설이라는 혈랑?"
"네. 애들이 그렇게 부르더군요."
".."
그녀는 입을 벌린체 혈랑의 얼굴만을 살펴보고 있었다. 혈랑이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곤 고맙단 인사를 남긴 뒤 혈랑이 알려준 수련장으로 뛰어갔다. 혈랑은 그런 그녀를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이상한 여자군."
삐빗- 삐빗- 삐빗-
경보음이 혈랑의 귀에서 메아리쳤다. 혈랑은 '현재 시간으로 10시간을 플레이하면 경보음이 울립니다. 1분 내로 로그아웃 하지 않으면 강제 로그아웃 됩니다' 라는 매뉴얼의 설명을 기억해내곤, 로그아웃했다.
"로그아웃."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
"네."
파앗-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며 그의 정신이 몽롱해졌다. 잠시 뒤 눈을 떴을 때, 그는 캡슐 의자에 앉아 고글을 끼고 있었다. 그는 고글을 벗어 의자 위에 놓고는, 캡슐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았다. 새벽 4시.. 자신이 6시에 게임을 시작했으니, 정확히 10시간 후에 그는 게임을 종료한 것이다. 그는 밖으로 나와 곧바로 주방으로 가 음식을 만들어주는 '쿡 매니저' 에 카레를 주문하고 식탁에 앉았다. 잠시 뒤, 카레가 나오자 그는 카레를 먹어 치우고는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제미있3
어나더월드 같해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