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 TOP 2루수라면 저는 박정태가 생각납니다. 올드팬이라면 대개 그럴겁니다. 하지만 박정태 말고 또 다른 [전설의 2루수]를 생각하려면 얼핏 떠오르는 이름이 없습니다. 강기웅이나 현대 시절 박종호 정도가 괜찮지만 역대급이라고 부르기엔 뭔가 아쉽죠. 철인 최태원, 두산의 안경현도 비교적 큰 족적을 남겼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그렇게 파괴력 있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로만 보면 역대 2위는 김성래-강기웅-안경현입니다. 다들 좋은 선수지만 다른 포지션 역대 2위와 비교하면 솔직히 조금 부족해보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현 시점에서는 정근우가 오히려 역대급 2루수에 가깝죠. (그러고 보면, 정근우도 골든글러브 3회로 김성래-강기웅-안경현과 공동 2위네요)
여기에는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정근우가 그만큼 잘했다는 의미도 있고, 한편으로는 2루수 부문에서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선수가 별로 없다는 뜻도 있습니다. 3루수라면 박석민이나 최정 말고도 김동주-김한수-한대화 같은 사람이 생각나고 유격수만 해도 김재박-류중일-이종범-유지현 같은 화려한 계보가 있죠. 1루에도 여러 명 생각 나고요. 포수만 봐도 이만수-박경완-진갑용 셋 중 2명을 김성래나 박종호, 안경현 등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느껴지죠. 결론적으로 2루는 상대적으로 거물(?)급이 좀 드뭅니다.
사실 과거의 2루수는 [수비를 그럭저럭 하지만 유격수보다는 좀 못하고, 발은 빠르지만 파괴력은 없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2번이나 9번을 치면서 [작전수행능력] 같은 것을 기대하는 포지션으로 여겼죠. 9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는 [안타를 잘 치는] 선수들이 좀 나왔고요. 그런데 올해는 그 경향이 좀 바뀐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루수들이 너무 잘하거든요. 최근 몇년새 2루수라면 정근우 원톱에 안치홍이 뒤를 쫓는 이미지였죠. 오재원은 포지션이 고정되지 않아서 좀 아쉬운 정도였고요.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좀 다릅니다.
5월 16일 현재 기록만 놓고 보면 정근우와 안치홍은는 9개구단 [중간급] 2루수가 됩니다. 특히 정근우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데 지금 자기보다 잘하고 있는 선수가 넷이나 있습니다. 오재원이 폭발했고 서건창-박민우의 약진, 그리고 외국인 나바로 덕분이죠. 제 기억으로는 2루수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잘했던 해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정훈과 손주인도 기대치보다 잘하고 있습니다. 나주환이 '폭망'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2루수들이 죄다 골든글러브급 페이스를 보일 뻔 했습니다. 물론 여름이 지나면 떨어질 선수가 나오겠지만 말입니다.
올해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누군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AG에서 누가 2루를 볼지도 궁금하고 말입니다.
첫댓글 이참에 정근우는 착출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안게임때만이라도 좀 쉬었으면...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정근우 김태균 둘다 안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안 게임때 프로야구 계속 되는거 맞나요 ㅎㅎ?
쉰다죠
고영민... 부상만 아니엿음.. 유리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