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군자(聖人君子)란
도학군자(道學君子)의 정신세계란 무엇을 말하는가?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의 지취(志趣)와 인품(人品)이다.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 1017~1073)는 『통서(通書)』의 「지학장(志學章)」 첫 구절에서 “성인은 하늘을 본받고, 현인은 성인을 바라며, 선비는 현인을 바란다(聖希天. 賢希聖, 士希賢)”고 하였다. 참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공부하는 선비는 현인을 바라고 현인은 성인을 뜻에 두고 공부한다는 것이다.
또 ‘성인을 배울 수 있습니까?’ 하는 질문에 대하여, ‘배울 수 있다’고 답하고 말하기를,
“한결같은 것이 요점인데, 한결같다는 것은 욕심이 없다는 것이다. 욕심이 없으면 고요하여 텅 비고 움직임이 바르게 된다, 고요하여 텅 비면 밝아지고 밝으면 통한다. 즉 움직임이 바르면 사욕이 없어지고 욕심이 없어지면 텅 빈 넓은 경지에 이른다. 밝고 통하고 사심이 없어 넓으면 거의 성인에 가깝다.(一為要。一者,無欲也。無欲。則靜虛動直。靜虛則明,明則通;動直則公,公則溥。明通公溥。庶矣乎)” 1)
하였다.
현인과 성인은 타고난 성품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사로운 욕심을 없애는 마음을 기르는 공부(養心)를 통해서 성(誠)이 확립되고 밝음이 통한다[明通]는 것이다. 성(誠)이 확립된 것이 현인(賢人)이고 밝음이 통하는 것이 성인(聖人)이다.2) 양심(養心) 공부란 마음을 고요하게 기르고 공경하게 잡는다는 정(靜)과 경(敬)의 방법을 의미한다.
퇴계(退溪)는 경(敬)을 지키면 인간의 사욕이 줄어들어 점차 본성에 이르고, 이것이 계속되어 마침내 사욕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이치가 드러난다고 보았다. 이렇게 이치가 드러나면 고요할 때에는 텅 비어 있고 움직일 때에는 곧음[直]이 드러나 성인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3) 광풍제월(光風霽月)4) 이란 텅 비고 고요한 마음으로 자연과 하나 됨으로써 얻어지는 경지의 즐거움이다. 이를 퇴계는 다음과 같은 설명한다.
“아무런 욕심이 없어 스스로 얻은 사람이, 깨끗하고 높은 마음의 상태에서 한가롭게 깨끗한 바람과 달을 만날 때, 풍경과 뜻이 융합해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흥취가 뛰어나고도 오묘한 경지에 이를 것입니다.(無欲自得之人, 淸明高遠之懷, 閒遇若光風 霽月之時, 自然景與意會 天人合一) 깨끗하고(潔淨) 세밀하며(精微) 부드럽고(從容) 물 뿌린 듯 시원한(灑落)한 기상은 말로는 형상하기 어려운 것이고 즐거움 또한 끝이 없는 것입니다. 소옹(邵擁, 1011~1077)5)이 ‘淸夜音(달 밝은 밤에 읊조리다)’ 시에 “달이 하늘 한가운데 이르고, 바람은 수면에 불어오는 때, 이와 같은 깨끗한 의미, 아는 이 적음 헤아리노라.(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라 한 것도 이런 즐거움을 말한 것입니다.”6)
주
1)『通書』, 「聖學」, 제20. 「一為要。一者,無欲也。無欲。則靜虛動直。靜虛則明,明則通;動直則公,公則溥。明通公溥。庶矣乎!」
2) 周敦頤, 「養心亭說」
3) “敬則欲寡而理明, 又寡欲以至於無, 則靜虛動直而聖可學矣.”『退溪先生文集』卷7, 箚, 進聖學十圖箚.
4) ‘광풍제월(光風霽月)’은 북송(北宋) 때 시인 황정견(黃庭堅)이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 인품을 그린 말이다. 빛나는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고 비 개인 뒤 뜬 맑은 달처럼, 가슴 속이 시원하고 깨끗한 대인(大人) 현자(賢者)의 기상이다.
5)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이다. 중국 북송의 5대 현자(賢者) 중의 한 명으로 소강절(邵康節) 또는 소요부(邵堯夫)라고도 한다. 성리학의 이상주의 학파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6)『退溪先生文集』 卷36, 書, 答李宏仲.
(김덕현, '도동서원(道東書院)에 함축된 한훤당의 선비정신' 2004년도 장서각아카데미 역사문화강좌, 139-140쪽)
* 요즘 시대에 국민들이 왜 성인군자를 요구하는가? '조국사태'를 보며 선인들은 어떤 사람을 성인군자(완벽한 인간)로 생각했는지 찾아보았다.
첫댓글 윤선생님, 잘계시지요. 성인군자 글 잘 보았습니다.
조국 사태를 보면서 인간 같지않은 국회의원과 기레기 소리를 듣는 기자들 때문에.
학생들 앞에 양심을 지키며 살 수 있었던 지난 날이 참으로 행복한 삶이었다고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