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의 애수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래 묻어두었던 그리움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무엇이 그리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젊은 날인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인지,
아니면 이루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꿈인지도 모릅니다.
그의 피아노는 슬픔을 크게 울부짖지 않습니다.
낮고 무거운 음으로 조용히 말을 걸다가
어느 순간 가슴 깊은 곳을 흔들어 놓습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오는 선율 속에는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슬픔을 견디며 살아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깊은 위로와 따뜻함이 함께 흐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애수는
삶을 포기한 사람의 슬픔이 아니라,
사랑했기에 아프고
살아왔기에 그리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듣고 나면
마음이 더 쓸쓸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나온 시간과 사람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어쩌면 인생이란
기쁨보다 그리움으로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우리에게 슬픔을 잊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슬픔도
내 삶의 한 부분이었음을 받아들이며
조용히 안고 살아가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애수」 감상글에는 아래 곡이 ...
가장 추천하는 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피아노·세이지 오자와 지휘 연주입니다. 잔잔한 그리움에서 시작해 감정이 깊어지는 곡이라 감상글의 분위기와 잘 맞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fPE3cgYyco
함께 추천하는 곡
보칼리제 – 첼로와 피아노 연주
말이 없는 노래처럼 쓸쓸하고 따뜻하게 흐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rIMt2XBxDA
교향곡 2번 3악장 아다지오
베를린 필하모닉·로린 마젤 연주로, 사랑과 그리움이 크게 밀려오는 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VPTuflr3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