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떡슐랭 로드
방송일 2024년 9월 23일(월) ~ 2024년 9월 27일(금), 771편.
*영상보기ㅡ>https://youtu.be/yFqDtYzrNoY?list=PLvNzObWMMx6vYVQFfFq10QnHHumb_dhoO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황금빛 들녘이 내어주는 풍성함의 결정체, 떡!
어린 시절 주린 배를 채워주던 어머니의 정성 어린 떡
온종일 찌는 더위, 고된 노동 뒤에 힘을 얻던 노동 떡
건강을 염원하는 사찰 떡,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종갓집 떡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린 떡과 함께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설화 속 호랑이도 탐한 떡의 매력에 푹 빠져보는 시간
떡슐랭 로드로 떠나볼까?
1부. 낙화놀이가 빚은 인절미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만드는 잔치 떡, 인절미
자연의 묵묵함이 좋아 무주에 정착했다는
여행 작가, 최상석 씨
그와 함께 무주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나선 여행!
무주엔 특별한 축제를 즐기는 마을이 있다?!
‘말글’이라는 뜻을 가진 두문(斗文) 마을은
옛적부터 집, 집마다 글 읽는 소리가 그칠 날이 없었다는데
학구열이 넘치던 두문의 서당 생도들이 즐기던
전통 불꽃놀이, 낙화(落花)놀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불꽃이
마치 꽃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하여
‘낙화(落花)’라 이름 붙여졌다.
과거 선비들의 놀이는
이젠 두문마을 사람들의 신명 나는 축제가 되었다는데
흥겨운 축제 준비도 잠시
금강산도 식후경이지~
예로부터 잔칫날엔
빠질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떡!
그중에도 인절미는 마을 사람들이
같이 힘을 모아 만드는 인정 가득한 잔치 떡이다.
마을 사람 한데 모여 떡메를 치고
콩고물을 가득 묻힌 인절미를 투박하게 썰어내
나눠 먹으면 이게 바로 축제의 맛!
경력만 20년 차, 할머님들과 함께하는
낙화봉 만들기 시간.
뽕나무 숯가루와 소금, 말린 쑥 등을 한지로 감싸 잘 말면,
무주를 밝힐 준비 완료!
어둠이 내린 하늘, 두문마을이 빚어낸 특별한 불꽃이
무주의 하늘을 수놓는데...
검은 하늘, 꽃처럼 흩날리는 불꽃들의 향연.
무주 살이 18년 차 여행 작가와 황홀한 현장으로 떠나보자!
2부. 천년 세월이 담긴 떡
조왕신을 위하여, 조왕편
진실을 노래하는 소리꾼 서진실 씨와
오래된 맛을 찾아 나선 떡슐랭 로드
첫 번째 도착지는?!
인현왕후가 폐위된 후 3년간 수양을 했던 청암사
859년 도선이 지은 천년고찰엔
스님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비밀스러운 떡이 있다.
바로 부엌을 관장하는 신, 조왕신에게 바치는 공양 떡
조왕편.
공양간에서 벌어진 일들을 전부 기록한다는 조왕신께
조금이라도 잘 봐주십사
떡을 올리기 시작했다는데
스님들은 조왕편을 만들며
먹을 이의 안녕과 평안을 같이 기도한다
한겹 한겹 정성으로 쌓아 올리는 귀한 떡
소리꾼 진실 씨와 함께 청암사의 신비스러운 떡을 만나본다
무더운 여름이면 할머니가 해주시던 추억의 떡, 증편
진실 씨와 함께한 두 번째 여정은
바로 경상북도 영주!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붙여진 무섬마을.
사각거리는 은빛 백사장과
오랜 세월을 꿋꿋이 지켜온 외나무나리를 건너면
360년간 마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고택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엔 대대로 내려오는 종갓집 떡이 있다는데
여름방학을 맞이해 고향에 오노라면
늘 할머니께서 해주셨던 추억의 떡, 증편
무더운 여름에 막걸리를 넣어 만든 증편은
잘 쉬지 않아 특히 즐겨 만들었단다.
더위도 잊은 채 온종일 가마솥 앞에서
증편을 만들어 주시던 할머니의 사랑.
어느덧 세월이 흘러 노년에 접어드니
그때 할머니의 사랑에 더 공감한다는 손자, 박천세 씨
어린 시절 증편에 담긴 추억을 친지들과 나누는 뜻깊은 자리
오랠수록 더 잊히지 않는 그리움 한 조각을
떡으로 달래보는 시간.
3부. 실향민의 소울푸드, 강아지떡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 강아지떡
서해안 최북단 교동도
북한과의 거리가 2.6km에 불과한
이곳은 한국전쟁 시절 실향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줬다.
그리고 오늘날 황해도 연백 시장을 재현한 교동의 대룡시장에는
실향민들의 향수를 가득 담은 떡이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찹쌀을 금지 시킨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찹쌀에 팥을 넣고 콩고물을 묻혀
아이들에게 몰래 먹이던 떡, 강아지떡
‘이 떡은 멍멍 짖는 강아지 줄 떡이 아니라.’
‘내 새끼, 우리 강아지 줄 강아지 떡이다!’
라고 해서 강아지 떡이 되었단다.
떡에 들어가는 재료는 오직, 교동산!
연백과 비슷한 토양을 지닌 교동에서 자란 찹쌀만이
진정한 이북의 맛을 낸다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세세히 기억나는 고향의 맛!
어머니의 손맛을 잊지 못해 아흔이 넘은 어르신들은
그 맛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아흔넷의 최봉열 어르신은 아직도 강아지떡을 보면
17살에 빠져나온 고향에 대한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세월이 지나도 사무치게 그리운 어머니의 사랑
핍박과 분단의 역사 한가운데
모진 풍파를 온몸으로 이겨낸 산증인들이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대룡시장에서 어르신들의 추억을 만나보자!
4부. 고될수록 더 맛난 떡
영광의 보물, 모시송편
영광의 특산품 모시!
풍부한 일조량과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깨끗한 갯바람을 맞고 자란 영광 모시는
예로부터 품질이 우수하다 널리 알려져 있다.
모시풀을 쓰면 여름에도 떡이 잘 쉬지 않아
일꾼들의 간식으로도 사용되었다는데
특히 모시송편은 힘든 가을걷이를 하던 머슴들을 위해
만들었다 하여 일명 ’머슴 송편‘이었단다.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대
마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모싯잎으로 만든 송편은
아이들 간식이 되기도, 때로는 주식이 되어주기도 했다.
하루 종일 허리도 펴지 못하고 딴 모싯잎에
영광 표 천일염과, 동부 소를 넣어
가마솥에 한가득 쪄내면
땀이 빚어낸 송편 완성!
노고가 가득한 떡은 그 무엇보다 달콤하다
쫄깃쫄깃 건강 가득한 모시송편으로
풍성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자!
해풍을 품은 쑥떡
함평의 고요한 새벽
48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결 같이
이른 아침을 맞는 방앗간이 있단다.
노부부가 운영하던 작은 방앗간은
15년 전부터 세 아들들의 손까지 더해져
더욱 활기 가득하다는데...
떡집의 새벽을 여는 첫째 명호 씨와
기름 짜기 전문가, 둘째 명옥 씨
그리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쑥떡의 장인
막내 명회 씨까지
삼 형제가 함께라면 천하무적이 따로 없다!
봄이 되면 지천으로 널려있던 쑥.
쑥을 듬뿍 갈아 만든 쑥떡은
서민들의 요깃거리가 되어준 고마운 떡이다
특히 삼 형제의 방앗간은
해풍 가득 품은 조도의 4월 쑥만을 고집한다는데
아낌없이 넣은 쑥만큼 진한 녹색의 해풍 쑥떡은
향긋한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소박하지만, 깊은 떡의 맛.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의
떡집 삼 형제가 선사하는 떡의 대잔치에 함께 하자!
5부. 바다와 숲을 담은 떡
바다 향기 톳떡, 숲의 향기 송기떡
싱싱한 활어부터, 녹색 빛 해초까지
바다 것들이 가득한 부산 기장!
이곳에 바다와 숲을 담은 떡이 있단다.
기장을 대표하는 톳과 꼬시래기를 잔뜩 넣은 떡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김회준 씨만의 특제 떡이다.
거기에 봄철 소나무 껍질을 채취해 만든, 송기떡은
60년 장모님의 비법이 담긴 떡이라는데...
떡집 딸이던 아내 경숙 씨
떡집이 싫어 떡이란 모르던 남편에게 시집왔지만
남편은 바람과 달리 어머니의 수제자가 되어버렸다.
남편의 떡 사랑에 못 말려 결국 떡집 아내가 되었다는 경숙 씨
그런 아내에게 미안해 회준 씨는 떡집 옆에
조그맣게 아내를 위한 압화 공방을 차려줬다.
꽃을 한땀 한땀 수놓으며 어느 때보다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는 건 회준 씨의 소소한 행복.
떡보다 꽃이 좋은 아내와
아내가 좋아하니 꽃도 좋은 남편
오순도순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예쁜 부부의
아기자기한 떡집.
산과 바다가 함께하는
한 지붕 두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