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의 영광
2024 파리에서도
금2.은2개 '신 부흥기' 예고
'녹아웃' 방식 적용해 대표 선발
승부사 기질 갖춘 세대교체 성공
VR 기기 등 첨단 훈련 환경에
장갑식 총감독 용병술도 한몫
침체기에 빠질것으로 우려됐던 한국 사격은 ㅈ2024 파리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명예를 되찾았다.
지난달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과 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
28일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이 금메달, 김예지(임실근청)가 은메달을 땄다.
'여고생 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은 29일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슛오픈 끝에 중국 황위팅을 제치고
역대 여자 사격 선수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사격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여자 군총 25m 김민정)에 그쳤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올림픽 종목이 아닌 어닝타깃에서만 매달을 땄다.
'사격 호아제' 진종오가 지난 3월 은퇴한 탓에 호가실한 메달 기대주도 없었다.
하지만 한국 사격은 파레에서 한국을 보여줬다.
세대교체까지 해내며 부흥기를 예고했다.
국가대표 선발전 방식을 개선, 결선에서 강한 선수를 발굴한 덕분이다.
한국 사격은 그동안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결선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도쿄 대회에서도 6개 종목에서 결선 진출을 해냈지만, 획득한 매달은 1개뿐이다.
그래서 선수의 정신력.승부사 기질을 가늠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전까진 5회에 걸쳐 정해진 발수를 쏜 뒤 총 득점 순으로 대표 선수를 선발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기존 방식으로 상위 8명을 뽑은 뒤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녹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지난해 부임한 이은철 경기력향상위원장을 중심으로 각 종목 사격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50m 소총 복사 남자) 이기도 한 이은철 위원장은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메달 획득은 결선이 더 중요하다.
선발전에서 녹아웃 방식을 도입한 뒤 우리 선수들이 호랑이가 됐다.
이번 올림픽 기대해도 좋다'라고 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든든한 지원을 보여준 대한사격연맹도 슴은 공신이다.
연맹은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협업, 파리 올림픽 사격 경기가 열리는 샤토루 슈팅센터 환경을 촬영해
가상현실(VR)기기로 구현, 선수들이 낯선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출입구부터 사대로 이동하는 동선까지 실제 경기장과 똑같이 구현했다.
사격계에서 지도자로 명망이 높은 장갑석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를 총감독으로 선임한 건 '신의 한 수'였다.
노 감독은 선수단이 훈련 중 핸드폰을 쓰지 못하게 하고, 지도자들에게도 흡연과 커피 마시는 걸 자제시켰다.
주당인 자신도 솔선수범하기 위해 술을 끊었다고 한다.
장갑석 감독은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 반효진 대신 금지현을 박하순과 한 조로 묶는 용병술로 은메달 획득을 이끌기도 했다.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사격부를 이끌었던 홍영옥 감독을 대표팀 코치로 영입한 연맹의 선택도 탁월했다.
학생 선수 지도로 잔뼈가 굵은 그가 젊은 선수들의 멘털 관리를 이끌었다.
사격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오예진은 학창 시절 3년 동안 지도를 받았던 홍 코치 덕분에
결선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한국 사격 올림픽 최고 성적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딴 2012 런던 올림픽이었다.
2일 김예지가 주 종목인 권총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주 종목 여자 권총 25m 나서는 김예지 '믿어주시면 메달 갑니다'
냉정한 눈빛에 전 세계가 주목
인터뷰에선 '사차원 엄마' 웃음
세계 신기록을 쏘고도 흔들리지 않은 표정, 표적을 응시하고 결과지를 바라보는 '냉정한' 눈빛에 전 세계가 반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의 사격 장면을 두고 미국의 CNN은 맏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다'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
연기는 필요 없다'라고 쓰면서 김예지의 강렬한 눈빛에 흠뻑 빠졌다.
하지만 사로에서 내려온 그의 모습은 '반전'이 가득하다.
지난달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의 표정엔 미소가 가득했다.
직전까지 시크하고 강렬한 눈빛으로 표정을 응시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후 인터뷰에선 '엉뚱 매력'도 발산했다.
결선 경기 중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경기 중에 모자를 써서 지금 머리가 눌린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라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한국에 있는 다섯 살 딸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엄마 좀 유명해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의 반전 매력에 팬들은 '사격에선 암살자, 인터뷰에선 '푼수'라며 재밌어하고 있다.
자신감도 넘친다.
그는 '여러분이 믿어주신다면 저 김예지 25m에서 무조건 메달 갑니다'라며 눈썹을 씰룩거리기도 했다.
당초 대회 전 그의 목표는 '금메달 3개였다.
권총 10m 개인전과 25m 개인전, 10m 혼성 경기에서 모두 우승을 자신했다.
아쉽게도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권총 10m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달 29일 열린 10m 혼성 결ㅇ기에선 7위로 메달을 얻지 못했다.
그의 주 종목은 25m다.
최근 전 세계 를 열광시킨 영상이 바로 25m 경기였다.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결선에서 세계 신기록 수립하고도 냉정함을 잃지 얺은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김예지는 2일열리는 주 종목인 25m에서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김예지가 해당 종목 본선 상위 8명에 올라가 결선에 진출한다면,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4시30분에 결선 첫 총성을 울린다.
세계가 그에게 열고아하고 있지만, 김예지는 차분하게 25m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장갑석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김예지의 영상을 봤다'면서 '경기 준비를 잘하고 있다.
컨디션도 좋다'라고 말했다.
'사차원 엄마'에서 다시 '여자 존 윅(사격 암살자 영화 주인공)'으로 돌아갈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윤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