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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니시히로 신타로
여시들 안녕!!!! 난 오늘 영화 '한공주'를 보고왔엉!!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영화는 처음이라 여시들이랑 같이 이야기도 해보고 추천도 해보고 싶어서 후기 올려!
ㅎㅎ..이렇게.....이런...개방적인 곳은 처음이야.. 무서워..
그럼 시작할게!
한공주는 독립영화라 그런지 상영하는 영화관이 많이 없더라고! 뮤비꼴라쥬 같은 곳에서만 해서 상영관 찾기가 힘들었어ㅠㅠ
그래도 독립영화같은 느낌은 안나더라구! 나오는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물론.. 그 제일 양아치는 빼고..ㅎ)
그럼 본격적인 영화얘기를 해볼까?
먼저 영화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고 싶어. 왜 하필 주인공의 이름이 한공주일까? 그리고 그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제일 무난하게 반어법이 아닐까 싶어.. 공주처럼 사랑받으면서 살도록 공주라고 이름지어졌지만 결코 그럴 수 없었던..
그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어. 그리고 감독도 그렇게 생각되도록 원하지 않았나 싶고..
이공주도, 김공주도 아닌 한공주도 '한' 공주 라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던 것 같아 (대형 궁예)
그럼 이제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나의 평을 말해보도록 할게. (의식의 흐름 주의)
나는 이 영화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그 방향은 많이 달랐지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한공주 모두 '사회의 불친절함' 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한 여성이 불친절한 사회와 대립되어 싸우는 이야기.
한공주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주제로 한 실화 바탕의 영화인건 다들 알거야.
어떤 여중생(영화에서는 여고생)이 남고생들에게 집단적인 성폭행을 당하지.
그리고 그렇게 몸도 마음도 크게 상처입은 주인공에게 사회는 정말 차갑고도 냉혹한 질문을 던져.
'너가 꼬리친 것 아니니?'
'너가 먼저 꼬신거 아니니?'
주인공은 이야기 하지.
"저는 잘못한 게 없는데요."
맞아. 한공주는 잘못한게 없어. 밀양 여중생도 마찬가지지. 타의에 의해 집단적으로 윤간을 당한게 어떻게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어?
그리고 설사, 혹시, 정말 설마 꼬리를 쳤다고 해도 집단적으로 성폭행을 한 게 정당화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질문들을 피의자도 아닌 '사회'(경찰로 표현되는)가 쏟아내면서 한공주는 표현할 수 없는 좌절감을 느꼈을거야.
그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였을거고.
그리고 불친절한 사회는 도리어 피해자에게 탄원서에 사인을 하게 만들지. 피해자에 대한 보호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거야.
극 중에 한공주가 산부인과에 찾아가는데 여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사가 공주를 진찰하지? 공주는 너무나도 수치스러워하고.
실제로 밀양 여중생 사건 때도 여경찰이 수사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남경찰이 수사하게 되면서 피해자가 듣기힘든 폭언에 시달리고
남자에게 당한 부분을 남자에게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해.
그리고 이 세상은 (심지어 언론조차) 공주의 친구인 화옥이가 자살을 하자 그때서야 기사가 나게 되고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지.
그건 비단 극중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야. 실제로도 밀양 사건은 꽤나 나중에 알려졌지.
그리고 극 중에서 공주를 둘러싼 많은 인물들,
5000만원을 담보로 공주의 사인을 탄원서에 팔아넘긴 아버지.
애초에 재혼했기 때문에 딸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는 어머니.
정작 정말 힘든 일이 터지자 외면하는 선생님.
학부모들이 찾아온다는 소리를 듣자 조금 붙었던 정도 매몰차게 내치고 외면한 선생님 어머니.
보호해 줘야 할 피해자에게 탄원서를 내밀며 사인하라고 종용했던 경찰서장.
자신의 학생을 전혀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집에서 근신하라고 했던 교장 선생님.
감싸주려고 애쓰지만 결국엔 공주의 동영상을 보고 충격받아 아무말도, 아무 행동도 못하는 친구들.
이 모든 인물 중 우리는 어떤 유형의 인물일까?
나는 한공주를 보고 어떤 감정도 들지 않았어. 물론 가해자들에 대한 화는 났지. 그렇지만 영화 자체를 보고 화가 나진 않았어.
예를 들어 비슷한 유형의 영화인 '도가니'를 봤을 때 나는 펑펑 울고 정말 화가나서 몸서리쳤었는데,
한공주를 보고서는 그런 느낌이 들진 않았어. 왜 그랬을까?
그건 감독의 표현방식 때문이었을거라고 생각해.
도가니 같은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픽션이 많이 섞였었지. 교장선생님이 화장실에서 지켜보는 장면이라던지,
관객에게 분노를 이끌어내기 적합한 장면들을 자극적으로 잘 집어넣었어.
하지만 한공주의 경우, 똑같이 공분할만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철저하게 관찰자 입장에서 극을 전개해.
극이 전개됨에 따라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공주가 약이 든 술을 마실때도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도가니 같은 경우 아동들이 맞을 때 우리는 말리지 않아서 '분노'를 느꼈는데,
한공주의 경우 우리는 그 모든 엄청난 일들을 말리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무기력감'을 느끼게 돼.
그건 감독이 너무나도 무미건조한, 어쩌면 방관자적 시선으로 공주의 사건을 바라보아서였을지도 몰라.
도가니에서는 같이 분노해주는 주인공 공유가 있었지.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건 잘못됐어!' '이 사건은 우리가 파헤쳐야 돼!' '지금 그 가해자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한공주는 가해자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단지 마지막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지.
그리고 극 중에서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공주를 구하려고 달려드는 사람도 없고.
결국 우리 모두는 방관자가 되었고, 그에 대해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거야.
글쎄, 난 이렇게 느꼈는데 다른 여시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대해 사람들이 별로다, 아니다로 많이 의견이 갈리던데 내 의견은 이래.
혹시 모르니까 더보기로 넣어둘게ㅎㅎ(이미 늦음)
오.. 더보기...되는거야? 이렇게 넣는지 몰라서 한참 찾음
어쨋든, 한공주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살을 선택하게 되잖아.
그치만 나는 그걸 자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육체적 자살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자살이라고 생각해.
공주는 극 중에서 계속 수영을 배우지. 물 속에서 숨을 쉬는 방법을 배우는 게 수차례 나와.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수영을 배우는 이유가 나오지.
"다시 시작해보고 싶을까봐. 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니까."
즉 공주는 자살을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배움으로써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거야.
자살기도를 함으로써 자신은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거지.
하지만 우리 모두 봤듯이 공주는 다시 올라왔다가 가라앉고 물 속에서 잠영을 해.
그 부분에 대해 나는 다시 올라와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었으나
(여러 이유 때문에) 그러지 못했던 주인공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
수면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그대로 묻혀버리고 만 밀양 사건과 많이 비슷하지ㅎㅎ
실제로 가해자들은 잘먹고 잘살고 있으니까ㅎㅎㅅㅂ..
어쨋든 마지막 장면에 대한 내 생각은 이래.
이제 다시 마지막으로!
한공주는 분노가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야.
그 분노는 우리가 찾아서 들쑤셔야 한다고 생각해.
한공주는 오히려 우리에게 가만히 물어보지. '내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해?'
그 대답은 관객의 몫인 것 같아.
독립영화라고 하던데, 천우희의 연기가 정말 돋보이는 영화였어!!!
개인적으로 한공주의 공주역은 연기톤으로 연기해서는 별로 느낌이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천우희는 정말 일상적인 톤으로 진짜 고등학생 주인공처럼 잘 녹아들었더라고.
한번쯤 우리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만할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해!
그럼...안녕...!
문제시....둥글게 말해줘..(급 소심)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움..... 노골적인 장면이 많은건 아닌데 충격적이야ㅠㅠ
나도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영화보면서 눈쌀찌푸려지지 않더라
잘만들었어 추천!
진짜 보고나니까 생각많이하게 되더라! 그리구 한공주 연기하는애도 너무 잘하구
와 볼까말까 망설였는데 여시 후기 보고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ㅠㅠㅠㅠㅠ
김복남은 비현실적이었는데 한공주는 너무 현실적이라 진짜 힘이 쭉 빠지더라ㅠ 도가니는 너무 사회가 잘못됐어!! 소리치는 거 같아서 영화적 요소가 떨어졌다면 한공주는 영화적으로 잘 풀어내서 진짜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아ㅠ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ㅠ
나도 오늘 봄! 영화끝나고 엔딩크레딧 거의 끝날때까지 몸이 굳어서 움직이질 못했어..ㅜㅜ 진짜 꼭 영화관에서 보고 관심을 가져야할 영화인것같아...
맞아 너무 잔잔하고 덤덤한게 보고나서 사람을 정말 무기력하게만들더라.. 하루종일 멍한게 아무것도손에안잡히더라구. 마지막장면은 글쓴여시생각이랑 나도같아! 피해자만 피해다니는현실에 대해 다시한번생각하게해주는 진짜 좋은영화였어 조만간 다시볼까생각중이야
와 언니 글읽으니까 영화 본느낌이야.. 원래 한공주 영화 보면 화나고 슬플까봐 안보려고 했는데
언니 후기보니까 보고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