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태평로
[태평로] 훈련소 안 가고 바로 자대 배치되는 ‘스포츠 군인’
조선일보
이위재 스포츠부장
입력 2023.10.16. 03:00업데이트 2023.10.16. 07:47
https://www.chosun.com/opinion/taepyeongro/2023/10/16/RRIVHQTSTZDTPAVJYOEUGQTT7U/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상무 조영욱
입대 시 훈련소 안 가고 부대 배치
운동선수들 병역 둘러싼 잡음
이번 기회에 전면 재정비해야
9월 19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조영욱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에 해당) 김천 상무(尙武)는 지금 비상이다. 시즌 4경기를 남기고 승점 2점 차 리그 2위를 달리면서 막바지 순위 경쟁이 한창인데 팀 내 최다 득점자이자 에이스인 조영욱(13골·리그 득점 2위)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조기 전역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공백을 메우려면 그 정도 실력을 가진 선수를 돈 주고 데려와야 하는데 상무는 군부대라 그럴 수 없다.
조영욱도 여러모로 난감하다. 시즌 중 팀을 떠나기도 겸연쩍은데 전역 자격은 얻었지만 바로 나갈 수도 없다. 상병인 그는 기초 군사훈련(3주)을 받지 않고 부대 생활을 시작했다. 훈련소 생활 없이 자대 배치됐다는 얘기다. 상무에선 관행적으로 그런다고 한다. 시즌 중 선수들이 입대하면 일단 경기부터 뛰고 훈련은 나중에 받게 했다. 조영욱도 마찬가지였다. 상무도 엄연히 국군체육’부대’인데 개운하지 않은 관행이다.
이제 부대에선 조영욱이 기초 군사훈련을 받아야 전역시켜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영욱은 제대하려면 기초 군사훈련 수료를 비롯해 각종 전역 관련 서류 절차를 마칠 때까지 3개월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게 군 관계자 설명이다. 답답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다른 군인들처럼 군사훈련부터 받고 부대생활을 시작했으면 바로 전역할 수 있었을텐데. 누구 잘못인지 모르겠다.
상무는 우수 체육 자원이 병역 의무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에서 ‘배려’해주는 조직이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레슬링, 역도, 양궁, 펜싱 등 25종목 350여 선수가 군 생활을 이곳에서 한다. 여자축구단도 있다. 대신 이들은 병사 신분이 아니라 부사관이다. 운동선수들이야 좋겠지만 운영은 비정상적인 구석이 많다.
우선 축구만 해도 선수들 경기 감각을 유지해 준다는 이유로 프로 리그에 참가하는데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군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 리그에 속해있다는 건 좀 기이하다.
더구나 지금은 상무가 2부 리그지만 1위라도 하면 K리그1(1부 리그)로 승격한다. 1부 리그면 그 나라 프로 축구계를 대표하는 장(場)이다. 이 때 다른 1부 리그 프로 구단들은 전전긍긍하게 된다. 명색이 최상위 프로 리그 구단이고 평균 연봉만 선수 당 2억8000만원(K리그1 기준)인데 이런 고액 연봉을 투자하면서 최고 1200만원(병장 기준)만 받고 뛰는 군인들에게 지기라도 한다면 “문 닫으라”는 팬들 비난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더 웃픈(웃기면서 슬픈) 건 상무 선수들은 팀이 어떻게 되건 말건 전역할 때가 되면 무조건 나간다. 그러다보니 이에 따라 성적이 영향을 받는다. 나름 프로 리그 소속 구단인데 선수 부상이나 이탈이 아닌 전역이 심대한 타격을 준다니 웃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실제 10여 년 전 상무는 우수 프로 선수가 대거 입대하면서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1부 리그 1위를 달린 적이 있다. 그런데 상당수가 시즌 도중 복무 기간이 끝나 제대해 그 이후엔 11위까지 급락했다.
상무 병사들 사이에는 계급도 없다고 한다. 선수 시절 밖에서 다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이라 그 관계를 그대로 지킨다고 한다. 상병이 이등병에게 존대말을 쓰고 일병이 병장에게 하대하는 장면도 흔하다. 자기들끼리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선수가 아닌 부대 지원병들한테도 그런다고 하니 위계질서를 생명으로 하는 군대라 하긴 거북하다.
상무도 문제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특례도 제도 운영에 꺼림칙한 부분이 적지 않다. 병역 특례는 병역 면제가 아니다. 대체 복무다. 기초 군사훈련과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하고 2015년 7월부터는 취약 계층이나 어린이·청소년 등에게 특기 활용 봉사 활동을 544시간 하도록 했다. 지나친 특혜란 비판이 많아 생긴 조항이다.
544시간을 2년10개월(34개월) 안에 마치도록 해 대체 복무라는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봉사 활동 증빙 서류를 내는데 이 게 사달이 난 적이 있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입은 축구 장현수가 이 봉사 활동 기록을 위조했다가 들켰다. 엄밀하게 따지면 병역법 위반인데 그냥 봉사 시간을 추가하는 선에서 끝났다. 당시 이런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닐 것이란 관측도 나와 전면적인 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 유도 안바울도 걸렸다.
관련 기사
‘친정’ 진천선수촌 간 장미란 차관 “선수들 눈높이로 꼼꼼히 챙길 것”
손흥민 역시 이 봉사 활동 의무를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런데 주로 해외에 머물다 보니 34개월 내 544시간(한 달 15시간)을 채우기 쉽지 않았다. 기한 내에 못 채우면 1년 유예 기간을 더 주긴 하지만 대신 해외 출국은 금지다. 손흥민은 하필 코로나 기간까지 겹쳤다. 자칫 소속 팀 트트넘으로 못 돌아갈 상황이 다가오자 협회와 병무청이 나서 온라인·비대면 활동까지 인정해줘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실상 예외를 허용해준 셈이다. 손흥민이기에 별 말 없이 넘어 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지나면서 예술·체육 요원 관련 병역 특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졌다. 병무청도 이를 재검토해보겠다는 분위기다. 이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긴 어렵겠지만 운영이라도 공정하게 해야 한다. 그 가치와 형평성을 꼼꼼히 따져서 다른 군 복무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은 정부에 규정에도 없던 “병역 혜택을 달라”고 요구했고, 승전보에 들뜬 분위기를 타고 이를 관철시켰다. 그 때 서해에선 북한군 공격을 받아 우리 해군 6명이 전사했다.
이위재 스포츠부장
밥좀도
2023.10.16 04:48:26
지구상 최악의 폭력 국가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마주한 안보 위기 나라에서 스포츠 등을 병역과 연관시킨 정책은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 군인이나 제대 군인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병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토 조성이 절실하다.
답글작성
59
1
참고인
2023.10.16 06:28:24
장애인도 걸을 수만 있다면 군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병역이야말로 모든 특례를 없애고 절대 공정이 필요한 국민 의무다. 정치권에서 병역 장사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 국민들부터 그런 특혜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답글작성
53
0
쏘우쿨
2023.10.16 06:58:29
분단국가에서 병역면제? 에라이
답글작성
43
0
그날까지
2023.10.16 07:12:55
말이 많은 제도이니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BTS의 입대 시기에도 논란이 많지 않았던가? 마치 험한 곳에 가는 것을 면제시켜 준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
답글작성
13
0
전요한목사
2023.10.16 07:09:39
아시안게임같은 올림픽의 2군, 3군도 안되는 경기에서 병역면제 주는 것은 오바 아니냐. 고아까지 징집한다고 하는 마당에, 스포츠게임에 병역 면제주는 것은 이해가 안감. 면제라는 단어자체가 국방은 신성한 의무가 아니라, 국민에게 지우는 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밖에 더 됨?
답글1
13
0
Mayor
2023.10.16 07:19:02
기본 군사훈련 없이 군 생활을 한다는것은 언어도단이다. 즉시 기본 군사훈련을 받아라! 한국처럼 이런 황제 군대 생활을 하는 외국이 있을까요?
답글작성
12
0
함박
2023.10.16 07:25:47
사병 복무기간은 최소 24개월 이상은 해야 한다. 그리고 의무복무제도에서 병사 봉급은 하사 간부 절반을 넘기면 안된다.
답글작성
11
0
불처럼
2023.10.16 07:46:10
군면제가 자랑은 아니다. 제도를 바꿔야. 영국은 왕자가 헬기를몬다.
답글작성
7
0
mccoy04
2023.10.16 07:34:06
프로야구, e-스포츠,바둑 같은 종목이 병역혜택을 받으니, 국민들이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답글작성
7
0
금화규
2023.10.16 08:02:38
우리의 역사로 봐서 군대는 기본이다. 개인이 금메달 따는 것과 병역의무는 별개이다. 국위선양을 했으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하면 된다. 원칙을 지키지 않고 그 때 그 때 감정에 치우쳐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고 난리이다. 그런 식이라면 어떤 노래가 히트치면 병역 면제이고 어떤 청년이 앱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면 병역 면제이고 그런건가? 신문부터 논조가 제대 못하고 훈련소로 가야한다 이렇게 기사 쓰니 늘 혼란이다.
답글작성
5
0
Freewolf
2023.10.16 07:48:08
프로는 제외시키고 아마추어 국가대표팀을 구성하고 군의 복무규정을 철저히 따르라.이젠 세계 대회성적도 민간 주도로 생활형 스포츠육성으로 가야한다.가야한다.양적인 금메달 순위에 연연하던 시대가 아니다.스포츠도 과정과 품질이 중요한 시대다.
답글작성
5
0
TigerWoops
2023.10.16 07:59:23
군복무 면제를 혜택으로 여기면 군복무를 벌칙으로 여기는거 아닌가. 군복무 면제는 예외없이 없어져야한다.
답글작성
4
0
박우석
2023.10.16 08:22:03
전면 폐지하는게 맞다 각종 예외규정을 두지말고 폐지해라...
답글작성
3
0
제규어
2023.10.16 08:43:27
군인들에 대우도 최고로 신경 써야 되지만 대한민국에 적이 누구인지 확실이 인식 시켜야된다 전교조 놈들에게 교육받은 세대는 일본만 적으로 교육받고 북한은 한민족으로 포장해 마치 적이 아닌것으로 포장해서 혼돈이 발생하는거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한거다
답글작성
1
0
해탈001
2023.10.16 08:41:50
군입대에 특혜를준다? 체육특기자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건 없에야한다. 운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것이 아니라 지가좋아서 하는것이다 이들은이미 프로구단이나 공기업. 등에서 이미 충분한 대우를 받고있다 비인기 종목도 각기업. 시청등에서 이들을 채용해서 운동할수 있는길을 열어주고 있지않은가 지금처럼 국위선양을 했다는 이유로 특혜를 준다면 어디 국우선양을 한사람이 운동선수 뿐인가 체육은 지금처럼 엘리트 체육은 후진국에서나 시행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다 다른 선진국처럼 생활체육으로 바꿔야한다.
답글작성
1
0
바우네
2023.10.16 08:41:19
'상병이 이등병에게 존대말을 쓰고 일병이 병장에게 하대하는 장면'(?) '상병-이등병-일병'이 아니라 '상병-이병-일병'이라 하든지 '상등병-이등병-일등병'이라 하기 바란다. <군인사법>제3조(계급)④병은 병장, 상등병, 일등병 및 이등병으로 한다.
답글작성
1
0
월참 고도
2023.10.16 08:21:32
미쳤어 제대로 잡아라 군은 군이다 무슨 훈련도 안받는 군인이있나 전쟁나면 운동선수출신은 외국으로 피신 나가나
답글작성
1
0
코러스타이
2023.10.16 08:03:16
인구 절반 이상이 군면제를 받고 있는데…열심히 훈련하고 우승한 선수들에게 이 정도 혜택은 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대가 되서 금메달 따는것이 쉬우면 직접 해보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