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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The End of Evangelion
안녕여시들 뭔가 두근두근 떨린다
일단 제목에 나와있듯 나와 내 친구는 성범죄피해자야.
그러기에 올바른 평가가 될수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하는 여시들중
아픈경험이 있는 여시들 또 성범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여시들이
참고해줬으면 싶어서 횡설수설 글을 써봐.
난 첫 시작부터 놀랐어.
이 영화의 연출이 너무나도 뛰어났거든.
바로 피해자의 시점에서말야.
호치케스 소리 사람들의 시선등 공주가 불안해하는 포인트를 임팩트있게 잡아내.
그것은 이윽고 후반부에 '왜' 공주가 저걸 두려워하는 느낌을 받았을까 라는것을 알려줬지.
어떤면에선 무척 친절한데 어떤면에선 너무나도 적나라했기에 불친절한 영화가 아닐까싶어.
공주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 사회에 대한 이질감.
그리고 조각 조각 꼬리처럼 얼룩처럼 져있는 악몽의 흔적들.
이것들을 정말 공주의 시점에서 잘 풀어낸것같아
이 점은 이 영화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 아닌가싶어.
다른 영화들은 늘 말해,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분인데
내 딸이 성폭행을 당해서 분노했다.
성폭행을 당한 내 어린학생들을 보고 분노했다.
즉 타인의 시점으로 이루어진게 많아 그러면서 사람들은 화를 낼때
만약 내 딸이 그랬다면 난 저새끼들을 죽여버릴거야!
라고 외치게 만드는거지.
한공주는 이 점을 확실하게 짚었어.
이야기를 다른이의 , 분노해줄이의 초점이 아닌 지극히 공주위주로 돌아가거든.
한공주는 공주를 대신해 분노해줄 엄마의 입장을 보여주지않아
한공주는 공주의 사건을 접했을때 오는 감정들을 다른이가 표출해주지않아
이젠 무기력해진 공주에게 나타날뿐이지.
또 무기력할수밖에없는.
그리고 사람들에게 내 딸이아닌,
나라면.
내가.
마치 나 자신이 저 상황에 있는듯한 느낌을 최대한 잘 살렸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부분이 영화전체에 너무나도 힘이 들어가있기에 시도는 좋았지만
단점이 될수있는 또 불친절한 부분이아닐까싶어.
표현이 잘 안되지만 좀 설명하자면
뭐랄까 감독님 장편작이 이게 처음이라 들었던것같은데
딱 단편영화를 많이 만든 느낌이였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감독이 주고자하는 메세지들을 너무나도 보이게 했거든...
강약이 조절이 안된다고해야하나? 강약중강약 이런게 없고
강!강! 강!!!!!!강!강! 이런느낌이였어..
그렇기때문에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때 얼마나 신경썼는지도 다가왔지만
좀더 버리고 가고, 어떤면은 살짝 더 숨겨놔서 관객들이 찾아보는 재미들을 '더' 많이 주는
또 편집에서도 그런것들을 좀 버리고 갈수있는 여유로움이 부족했던것같아.
이 장면을 조금 불투명하게 가려놓으면 관객들이 이 메세지를 못보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이 깔려있지않나싶어
하지만 중요한건 잘만든영화에서는 꽁꽁숨겨놓고 관객들이 더욱더 파고들고 공부하고 각자의 해석을 가질수있게끔
한다는거야.
이건 이 영화의 단점이라 생각해.
또 이 영화에서 주목하는 점은
한공주란 아이는 누구의 딸도. 어느사건의 특별한 피해자도 아닌
그저 한공주란 아이를 최대한 보여주려했단거야.
이 아이의 인생의 지독한 얼룩이 묻은걸 보여주는거지
얼룩에만 집중하지않았다는점이 꽤 좋았어.
공주는 그저 여고생이였어. 음악을 좋아하고 단짝친구도있고
설레이는 남자애도있고.
그 사건이 생겼다고해서 공주가 별에서 떨어진 낯선애가 되는것도 아니였어.
사람들에게 인터넷돼? 라고 물어보는 여고생다운면도있었고 <이유가 있었지만>
뭔가 푼수끼도 있어보이는 행동도. 또 여전히 예전 모습이 남아있는것들.
그 사건이 공주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걸 잘보여주는것같아.
다만 그것이 그 사건이 너무 컸던것 뿐이지
공주에게도 공주의 삶은 있어.
이부분이 공주를 단순한 피해자로만 보는것이 아니란걸 말해줘서 좋았어.
왜 한공주가 제목인지
밀양사건피해자나 도가니같은 제목이 아닌
왜 한공주인지 알려주는 부분이라 생각해
그리고 힘있게 연출해서 가장 좋았던것중 한부분은
그 사건에 대해서 공주는 너무나도 흠잡을데없이 잘대처했다는것
그러기에 우리는 더욱더 그 사건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이 아이의 고통이 있는 그대로 너무나도 잔인하게 다가왔지.
불량한 친구들을 집에 끌어들인것도 공주가 아니고.<친구가아니라 개새끼들>
공주는 나가라고 아주 강하게 얘기도했고,
친구를 괴롭히는 애들한테도 아주 정의롭게 괴롭히지말라고 얘기했어.
위협적이게 구는것같아서 바로 경찰에게 신고도 했지.
그래서 더 비극적이게 다가왔어.
공주는 너무나도 잘했어. 아니 오히려 조금만 덜 착했다면 조금만 더 나빴다면
맞고있는걸 눈감는 비겁함이라도 있었다면.
문제의 노골적인 장면말야.
나는 도가니를 볼때 아주 많이 울었지만
이 영화가 끝날때에는 그렇게 많이 울지않았어.
내 친구도 그랬지.
우리는 손에 입을 막고
아무것도 못했어
그러면서 급속도로 진행돼가는 그 사건들이
그 악몽들이
우리는 꺽꺽거리며 볼수밖에없었어.
도가니는 울수라도있었어.
왜냐하면 화를 내줄 분노를 느끼고 슬퍼해줄 누군가의 시점이 보이거든.
그 이야기를 듣고 그아이가 어땠을까 하는 공유의 심정.
여기선 그런 필터링이 없어.
그대로 다가오는거야
성기가 나온다거나 엉덩이가 노골적으로 나온다거나 그런건 없어
그렇지만 그러기에 더 잔인했지.
너무나도 큰 충격이였어.
우리는 영화가 끝나고도 아무말하지못한채 멍하니있었어. 엔딩크레딧이 올라간후 사람들이 다 나가고 난 후
그 뒤에야 많이 오래 울었지.
나같은경우는 상담치료도 받고 어느정도 케어가 잘 된 상태라 이 영화를 보고
보게돼서 다행이라고 했는데.
아직 상처가 큰 언니들은 이 영화를 감당하기 힘들것같다는 생각이들어
내 친구는 아직도 많이 힘들어하거든.
그 노골적인 장면과
그 감정표현들이 악몽을 넘쳐흐르고, 밀려들어오게 만드나봐.
난 정말 이런 연출에 있어 조금 힘이 들어갔지만 아주 잘만든 영화라고 얘기할수있던것같아.
또 공주의 심리상태.
내가 보기엔 공주는 자살을 강요받은것과 다름이 없다 생각해.
그건 공주가 자살을 '선택' 한것이 아니라, 살려고 늘 발악하는 잘해보려고 하는 공주에게
사람들의 시선 하나하나가, 무심한 태도 하나하나가 공주를 밟고 또 밟아 죽이고있단 생각이들었어.
사실 별것아니지,
그 사람들에겐 몰랐어. 실수였어. 일하다보면 그럴수도있지뭐.
알았다면 안그랬어. 라고 충분히 얘기할수있는것들이야
맞아 그 사람들이 절대적인 악은 아니야 그치만 중요한건 공주에게 어떻게 다가오느냐인거지.
수영할때의 공주는 처절할정도로 열심히 발악하고 또 가라앉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숨을쉬려고 물장구를쳐.
그러나 애석하게도 가라앉고말아. 그건 공주가 원하던게 절대 아닌데.
그 사소한것들 하나하나는 공주를 물밑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요소들이 되는것같았어.
수영과 공주의 인생.심리가 오버랩되는것도 무척 좋은 연출중 하나라고 생각해
그치만 가장 거슬렸던 단점.
그건 바로 친구들이야.
이 친구들은 공주에게 있어서 사회로 나갈수있는 발돋움할수있는 희망을 줬던친구들이야<물론 마지막엔 주저하지만>
이 친구들 중 은희라는 캐릭터가 가장 의아했는데
동성애,퀴어코드가 아닌 노골적인 gl코드가 느껴졌기때문이야.
물론 공주입장에서 느껴지는 은희의 낯설음을 표현하려했을수도있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과한. 또 사춘기의 오묘한 감정이라 하기에도 과하고 섬세하지못한..
또 이것을 남성으로 둔다면.
남성과 남성으로 둔다면 더할나위없이 흔히말하는 보이즈러브의 아주 정석중 정석
클리셰가 돼버리고 말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픈과거를 가지고있는 남자애가 알수없는 차가운말로 쏘아붙이는데
그래도 좋다며 따라오고 심지어 우유를 놔두고 어쩔줄몰라하며 도망가거나
키스몇번해봤어?라고 묻고선 그 남자애에게 뽀뽀하려는 장난을 치는장면등
어떤느낌인지 알겠어...??????ㅋㅋㅋㅋㅋ
은희의 감정선들은 단순히 동성애 코드나 또 여고생다운 행동이라고 보기엔
GL이라고 보는게 가장 적합한수준인것같아
나는 사실 섬세한 동성애코드를 넣는것을 좋아하는데<특히 여고괴담두번째이야기>
이건 그냥 GL같았어.
또 공주가 가진 재능으로부터 친구를 사귀는것.
이것또한 낯설게다가왔어 그것은 너무나도 반짝반짝 빛이나는거였거든. 회사에서 직접 만나자고 할정도로.
이게 후반부에 빛을 발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처음부터 그것을 공주가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건 조금..
은희라는 친구와 가수뺨치게 잘부르는 노래. 이 두가지가 합쳐지니 너무 이상적인것처럼 느껴지는거지.
친해질 계기도. 발돋움할 계기도 낯선것들이니까.
보통 그런 재능이나 그런 친구를 만나기는 쉽지 않잖아?
그런 재능. 그런 친구를 가지고도 마음을 못연다 라는 것을 말하고싶었다면 후반부에 힘을실었어야한다 생각해..
역시 이것도 좀 힘을줘서 전개했던부분인듯..
그래서 사회에대한 공포심을 갖던 공주가 , 사회에 조금 미련을 갖게되는 그 과정이 난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 생각했어.
다른건 너무나도 현실적인데 이것만큼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였거든.
또 이 영화에서 주목할점은 다들 한번씩 이야기를 꺼내는 마지막장면인데
나는 이것이 열린결말이라 생각했어
앞을 나아가는 공주지만 물위로 전혀 떠오르지 않고있거든
수많은 사람들이 단 한사람 한공주를 응원하고있어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큰데,
아무도 대신 해줄수는 없지
그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도 일어서는것은, 다시 물밖으로 나오는것은 공주 혼자서 해야하는 일인거야
난 이점이 너무나도 흥미롭게 다가왔어.
엔딩이 그런 생각할 여지를 줬단것이 영화를 더욱더 완성도있게 만들었지않았나싶어.
그리고 나 또한 이 영화가 조금 서툰부분이 있을지몰라도
너무나도 잘만든 영화임에는 높은 평을 받을만한 영화임에는 충분하단 생각이든다.
그래서 여시들에게 조심스럽지만 추천해주고싶어
또 다음에 이영화를 다시보거나, 새로 보게된다면
이런 시점에서 보는것은 어떨까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해주고싶었어
너무 횡설수설하고 길기만하지?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긴글 끝까지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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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시 잘봤어!!!!
한공주 아직 못봤는데 여시가 이렇게 섬세하게 설명해주니까 보고싶으네ㅠㅠㅠ
아직 우리영화관도 상영하려나!
아무튼 후기 넘 고맙구 여시 사랑해 뿅뿅♡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5.08 09:22
나 지금 여시가 쓴글을 보는데 한공주란 영화한편을 정말 제대로 본 느낌이야.. 홀린듯이 읽었어!! 오늘뭐할까 생각했었는데 한공주 당첨이다!! 잘보고올께~~~~
이걸 보고 나서 진짜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 여시글 잘 읽구가 ㅎㅎ
나는... 못보겠다.. 아직..ㅠㅠ
여시! 잘읽고가 사랑해~~ㅎㅎㅎㅎㅎ!!!! 오늘도 홧팅해요!!
나도 봤는데 딱 내생각이여... 은희 캐릭터 너무 ..별로였엉
나는 오히려 은희캐릭터를 일부러튀게한건 아닌가싶었어! 마지막에 손을뿌리치는 부분을 극대화하기위해서가 아니었을까싶기두했구...! 나역시 피해자였기에 숨이 멎는듯했어. 타인의 시선과 그 무심함들이 아파서..그런 점을 잘캐치해낸것같아
오... 진짜 보고싶게 만드는 후기다. 잘 봤어용
나는 솔직히 피해자도 아니고 진짜 무심했었는데 이거보고 진짜 충격 개충격에 말도 못했어..온갖 잔인한 영화 다 잘 보고 다니지만 역대급 멘탈크리티컬이었음...ㅠㅠ 언니 용기내어 후기 적어줘서 고마워 ♡
언니글에 공감해! gl코드나 공주의 뛰어난 가창력이 이질감?들더라. 나 영화보는내내 숨막히고 나가고싶었는데 감독이 공주입장에서 잘 표현한거구나..좋은 글잘봤어 언니!
와...정독했어...여시말에 공감 되는부분도 있고 새롭게 느껴지는부분도있는데 여시 말 듣고 다시 그 장면을 되짚어 보니까 내가 모르고 지나갔던 내용을 알수있게됐어 글써줘서 고마워!
정독했어 보면 마음아플까봐 고민했었는데 꼭 봐야겠다 언니 좋은 후기 너무너무 고마워~!!
여시 글잘읽었어용기내어 글 적어줘서 고마워^^
정독했어.......진짜 영화끝나고도 몇시간동안은 정말 머리에서 떠나지가 않더라.....공주가느낀 심리 나랑똑같다.....나는 아무것도모르는 새로운학교친구들도 미웠어...하지말라면 하지말아야지 왜 자꾸하는지ㅠㅠㅠㅠㅠ어찌보면 그아이들때문이다 라는 생각도했어.......
더도말고덜도말고딱언니후기에공감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5.08 23:57
방금 보고나왔는데 여시 글 보고 조금 더 생각해보고싶어졌어. 여시 글에 하나부터 열까지 공감. 나는 공주와 같은 경험은 없지만 너무 숨막히고 안타깝고 단순히 슬픔이라고 표현하기엔 복잡스러운 감정이 들더라ㅠ 나에겐 오히려 공주가 타인으로 보이면서 토닥여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게했어ㅠ
망설여졌었는데 봐야겠다 글 고마워 언니~
따뜻한 말들 해주는 여시들 너무고마워....ㅋㅋㅋㅋ 많이 부끄러워서 어케해야할지모르겠다☞☜ 인터넷인데도 쭈뻣거리는 기분이야 정말 진심이 와닿을정도로 이쁜말들 이쁜마음전해줘서 고마워 ㅎㅎ
언니말진짜하나하마다맞는거같다....난이유도모르고그냥엄청무기력해지고한없이우울해지는느낌만받앗어ㅠㅠ너무너무너무사실적으러보여줘서그묘사장면을직접보여주는것보다도더마음아팟어너무미안하거불쌍햇음.....아ㅠㅠㅠㅠㅜㅠㅜㅜㅜ마지막에친구가전화만받아주지하고존나ㅜㅜㅜㅜㅜㅜㅜ존나안아주고같이울어주고싶엇음
한공주 평점이 너무 좋아서 보고 싶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
언니 글 정말 잘 썼어! 나도 한공주 본지 몇 일 됐는데 아직까지 생각나고 여운이 남더라구 충격적인 부분도 있고.. 이렇게 영화보고 후유증 심한거 처음인거같아ㅜㅜ 언니 글 보는데 또 생각나서 눈물나네ㅠ.ㅠ 난 한공주 줄거리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봤는데 막.. 초반에 나오는 일상적인 것들이 뭔가했어 좀 지겹기도 하고.. 근데 그런것들이 다 나중에 한번에 모여서 빵 터지듯이? 확 이해되는데 소름돋고 먹먹하고.... 언니 설명 글도 공감되고ㅜㅜ 무튼 이 영화 진짜 짱인거같아
글잘읽엇어~연출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비평하는구나! 내공이 대단해!
영화에서 초반과 마지막에 오래된 선풍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의미가 뭐라고 생각해?
화장실에서 양변기앉아잇는데 친구가와서 쳐다보는장면도 잘이해가 안돼..;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0.25 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