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후기가 대회 개회식 관람 후기가 아니라 여행 후기인 건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보겠다는 게 목적이 아니고
윤호를 보겠다는 게 목적이었고, 별다른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시간의 여유가 있어
여행한다는 기분이 강했던 때문이지.
2 년 전 광주 비엔날레를 보러 간 이후로
다시 찾은 광주.
고속열차를 타고 갔더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
서너시간의 여유가 있더라구.
그래서 계획을 짠 게 윤호가 큰 일 앞두고 찾는다는
쌍암 공원을 갔다가,
윤호가 추천한 오리탕을 먹으러 가기로.
뭐 계획 나왔으니 움직이는 건 재빨리.
택시 잡아 타고 공원으로 고고.
공원이 참 아담했어.
작은 호수도 있고 나무도 많았고
옆에 병원이 있는지 환자복 입은 사람들이
운동 삼아 천천히 걷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구.
윤호가 앉아서 사색에 잠겼을 법한 벤취에 앉아있으니
눈 앞엔 고추 잠자리가 한가로이 날고 있고
이름모를 꽃들도 피어있고,
평일이라서 사람도 적은 공원
한적하니 생각하기도 좋고
마음 가라앉히기 좋은 장소 같더만.
요즘 가뭄이라서 호수에 물이 많이 차지 않은 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았어.
우리는 공원에서,
맛있다고 소문 난 오리탕 집을 검색해서 예약했지.
빨리 가고 싶었는데
그 가게는 준비하는 시간을 갖느라
5시 이전엔 식사가 안된다고,
그래서 시간 맞춰 가려고
공원에서 시간을 좀 더 보냈거든.
근데 기왕 먹을거면 윤호가 자주 먹는데가 없을까
싶더라고.
윤호는 광주가 집이니까 엄마가 해 주는 집밥 먹겠지
싶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고 트윗을 열어 봤더니
전 날 윤호가 들렀다는 오리탕집,
윤호 아버지가 단골이라는 오리탕집이 뙁.
당장 가자 하고 전에 예약한 집은 취소 하고
우리는 풍년 오리탕집으로 택시타고 고고.ㅎㅎㅎ
광주가 떡갈비랑 오리탕이 유명한가뵈.
그 골목에 오리탕집만 모여있더라고.
풍년 오리탕집에 갔더니 하마 척 보기에도
윤호팬처럼 보이는 처자들 한 팀 먹고 있었심.
그때가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식당에 사람이 있을 시간은 아니거든.
우린 들어가자마자 윤호 싸인부터 찾았지.
찍어야 될거 아니여.
근데 거기 이쁜 이모님 말쌈이
아들이 가져가서 현재는 없고
폰으로 찍어 놓은 사진만 있다고.ㅠㅠㅠ
윤호가 벽에 싸인 해 주기로 했는데
사장님이 말려서 못했다고.
사장님 할아버지 왠지 후회하는 눈치.ㅎㅎㅎ
광주 사람 유노윤호 하면 다 알거 같은데,
또 그렇지도 않더라고.
아는 사람은 아는데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관심 없으니 몰라.
광주에서 동방이들 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해서
외지 사람 몰려오고 숙박 업소 동 나고
시내 택시 종일 동방팬들 실어 나르고
오밤중에 통닭 맥주 동 나 봐야
어 이것이 동방신기 효과이구만 할 것이고
야가 광주의 아들 유노윤호여 할 것인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공연 환경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지가 않지.
동방신기 팬 되고 참 그런 것들이 아쉽더라고,
딴나라에서는 동방신기 콘서트 하면 지역 축제가
된다는데 정작 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한 번 데려다 티켓 장사나 해볼까 하지
키우고 띄워서 전반적인 공연문화를 발전시켜 볼까하는 생각 따우는 없어보여.
그런 걸 보면 쫌 많이 답답함.
어쨌든 거기 이모님 미모도 미모지만
또 싹싹하니 성격도 좋아보이시더라고.
윤호에 대해서 물어보니
윤호는 그냥 그대로 광주사람이었다고.
이모 나 여기 살잖어.
그러면서 하나도 연예인 같지 않았다고.
정말 잘생긴 평범한 오리지날 광주 총각이었다고.
리허설하고 왔다면서 오리탕 잔뜩 먹고
그자리에 누워서 핸드폰 가지고 놀다가 갔다고.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순수총각 윤호가 그려지는지.
우리가 상상하는 윤호의 모습 그대로였어.
무대위의 카리스마와 정 반대되는 소탈한 젊은 총각,
우리 뒤로도 또 중국윤호팬 등장.
근데 그 사람을 안내한 우리 뒷자리가
바로 윤호가 앉았던 자리.
우리가 물어봤음 우리를 안내해 줬을테데.ㅠㅠㅠ
또 한차례 윤호의 사인 이야기부터 윤호가 앉았던 자리, 누워서 폰 가지고 놀던 자세며.ㅎㅎㅎㅎㅎ
할머니 사장님 트윗의 힘을 느끼셨는지
자꾸 사진 찍으라며 블로그에 올리라고.ㅎㅎㅎ
거기서 주물럭과 탕을 배불리 먹고
이제 배 두드리며 월드컵 경기장으로 택시타고 고고.
국제경기이다 보니 검사를 철저히 하더라고.
그래서 제법 오래 기다렸다 들어갔지.
줄 서 있는데 주위엔 온통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향연.
지들끼리 별 일 아닌걸로 낄낄 거리는 개구진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윤호도 저랬겠거니 싶어서
웃음이 났어.^^
들어가보니 식전 행사 하고 있더라고.
상암이니 돔이니 워낙에 먼 거리에서
봤던 기억들이 많아서인지 생각보다
무대가 가깝게 보이더라고.
아직 해 지기 전이니 선명하게 잘 보이고.
저 정도면 윤호 보는데 지장 없겠다 싶었는데.ㅠㅠㅠ
첫 무대로 사물놀이.
역시 사물놀인 흥 돋우는데는 최고여.
사물놀이와 함께 분장한 친구들 잔득 나와서
다 두들겨 대는데 신나더라고.
가슴이 박자 맞춰 두근대는 느낌.
그게 타악기의 힘이 아닌가 싶었어.
브아걸 나와서 노래하며 춤추는데 잘하데.
브아걸의 노래에 맞춰서 사물놀이할 때
나왔던 친구들 열 맞춰 함께 엉덩이 흔들며
춤추는데 쒼나.ㅎㅎㅎ
우리 동방이들도 저렇게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선 보이면 즐거울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어.
동방이들이 기본적으로 무대에 서는 가수라서
딴 사람들 노래하는 무대가 좋으면
자연적으로 울동방이들이 저기에 서면
이럴텐데 싶은 상상.
다들 그럴것이여.^^
생각보다 행사가 짜임새 있고 좋더라고.
내가 사람 많이 모이고 복작거리는 걸 싫어해서
개회식이니 뭐니 한 번도 안 갔었는데
무대가 크고 멋지구나 싶은 게,
전에 큰 행사에 가지 않은게 후회 될 정도였어.
내가 아시는 분께 생각보다 좋았다 했더니
자신은 티비로 봤는데 몰입해서 볼 만큼 좋았다고.
광주가 비엔날레 같은 큰 행사를 꾸준히 해서 그런지
진행도 깔끔하고 공연 자체도 상당히 좋았어.
근데 선수단 입장이 무지 길더만.
그게 메인인가벼.
야 나라 많구나 언제 다 들어오나 싶었는데
드디에 코리아가 들어오고
또 다시 공연.
이제 곧 윤호 나올 것 같아서
가슴이 두근두근.ㅎㅎㅎ
근데 윤호가 나온거 같은데
안 보여.
운동장 중앙으로 나온게 아니고 반대편 앞 무대에
있었나벼. 암 것도 안 보여.ㅠㅠㅠ
그래도 불굴의 의지로 영상을 찍었지.
한컷만이라도 제대로 건지자 하는 맘으로.
근데 중앙으로 나와도 멀고 불을 밝혀 놨어도
햇님이 숨어버린 운동장은 어두워.
윤호가 안보여.ㅠㅠㅠ
전광판으로 한 순간 윤호가 비치는데
숨막히게 멋져.
근데 안 보여.ㅠㅠㅠㅠㅠ
보통의 무대도 생눈으로야 안 보이지만
그래도 보통 화면은 동방이들 쫒아다니며
보여주잖아.
근데 여기는 안그려.ㅠㅠㅠ
순간순간 비추고 넘어가.ㅠㅠㅠㅠㅠㅠ
티비로 볼 걸 싶은 생각이 절로 나.
티비에서는 더 잘 잡아 보여 줄 텐데 싶고,
본전 생각도 나고,
윤호를 많이 못 봤더니 왠지 억울.ㅠㅠㅠ
찍힌 영상 아무리 돌려봐도 옷 색깔 빼고는
윤호를 알아보기 어려워.ㅠㅠㅠㅠㅠ
덜 멋졌으면 덜 억울 했을지 모르는데
순간 순간 잡히는 화면 속의 윤호는
을매나 멋진지.ㅠㅠㅠㅠㅠ
어찌 되었건 그 무대가 마지막 이었으니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개회식은 끝나고
(이거 성화대인데 흔들렸음이여.ㅠㅠㅠ)
이제 고속터미널로 가야하는데...
힘이 빠짐.
보통은 진 다 빼고 기다렸다가도
동방이들 나오면 그 때 부터
에너지 만땅으로 차서
생닌리치고 응원하다 그 흥분으로 힘든 줄 모르고
씩씩하게 움직이는 게 맞는데,
윤호를 쪼끔 봐서 에너지가 안 찼어.ㅠㅠㅠ
동서남북 길도 몰라서 한 40분 이상 헤매다
겨우 택시 잡고 고속터미널로 고고.
검색해 보니 빨리 가면 바로 타고 가겠어.
우리 사정을 아신 기사님 날아가시더만.
보통은 기사님들 길 모르는 타지 사람 태우면
절대 빠른 길로 가지 않을텐데
기사님 길 막히니 골목길로 빠져 나가심.
너무 애써 주셨는데 결국 그 차는 놓치고
심야우등 12시 타고 서울 오니 3시 반쯤.
그렇게 번갯불에 콩굽 듯 다녀온 광주 유니버시아드.
결론은 좋았음이야.
윤호 보러 가서 윤호는 많이 보지 못했지만
윤호의 자취를 따라가며 낯선 도시에서
낮익음을 발견 하는 기분 색달랐어.
윤호 창민이 자취찾아 한국여행 오는 일본 팬분들
그런가부다 하면서도 깊이 이해는 못했었는데,
내가 해보니 재밌더라구.
이런게 테마 여행이 아닌가 싶어.
한류한류 하며 한류 스타들 데리고 외국나가
자국 시상식 할 게 아니고,
바쁜 친구들 해외 데리고 나갈 필요 없이
그 친구들 데리고 대한민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맛난거 먹이고 좋은 추억 쌓아주면
한류 효과 제대로 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특히나 광주는 도로도 잘 되어 있고
사람들도 참 친절하더라고.
광주 시민들은 자신들이 광주시민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아.
어쨌든 그 고장의 젊은 청춘들의 희생으로
이 나라 민주화가 정착 된 것도 사실이고
그들의 힘으로 만든 대통령이
이 나라를 아엠에프로 부터 구한 대통령인 것도
사실이지.
그 자부심이 광주를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연결 되는 거 같아.
내가 여행을 많이 다녀 보지는 않았지만
윤호와의 인연으로 알게 된 광주는
가 볼 수록 좋은 이미지로 남는 것 같아.
윤호의 자취를 따라 갔던
광주 윤호 여행은 참 좋았어.^^
동방이들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 한 번씩
공연하며 맛난 거 먹고 다녀야 된다고 생각해.
그래야 우리들도 갈 곳이 많아지지.ㅎㅎㅎㅎㅎ
첫댓글 윤호랑 같이 여행다녀온 기분이네요~ 애들 군대간 후에도 테마여행처럼 팬들끼리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아요~ 윤호 창민이 생각하면서 두애들 다녀온 곳 순례가듯이~~~^ ^
나두 딱 그 생각 들더만
그러기엔 울 동방이들이 돌아 다닌 한국 땅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아쉽.ㅠㅠㅠㅠㅠ
잘써주셨네요~~다녀오면 데미지 많아도 그래도 잘갔다는생각...ㅎㅎ 윤호밥먹은집 찾라 밥먹은거에 할일 다 끝난듯한 기쁨이었죠...오리탕도 맛났구..나도 써야하는디...
기억 까먹기 전에 얼릉 쓰시오.
윤호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은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나.ㅠㅠㅠ
아ㅠ 하루만 늦게 했어도 나두 갈수 있었는데
이런 여행이 완전 잼날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