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해철 신해철은 누구보다 자존감이 컸다. 말과 행동이 일치했기에 그는 늘 당당했다. 생전 인터뷰에서 그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을 때 남들이 느끼는 것보다 두 배 이상 화가 나고 상처를 받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런데 그가 어려울 때 세상은 모멸 찼다. 음악인 ㄱ씨는 "절친했던 이조차 한때 그를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었다"고 씁쓸해 했다. 그럼에도 그는 관대했다. 사람은 누구나 선한 마음이 있다고 믿었다. "해철 형이 외로웠던 건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상처가 컸어요. 사업(사이렌음악원·엔터테인먼트)을 하면서 크게 믿었던 사람들에게 뒤통수를 많이 맞았죠. 믿었던 A씨가 형의 인감도장을 갖고 장난을 쳤다더라고요. 사건이 어떻게 됐는지는 형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해철 형이 그래요. 자기한테 아무리 잘못 했어도, 와서 진심인 척 사과하고 그러면 다 받아줘요. 그러고는 또 당했어요. 몇 번 그런 일을 겪고도 남들에게 그 사람 욕을 한 적이 없어요. 웃긴 건 A씨가 형 장례식장에 왔더라고요. 이제 와서 후회했겠죠. 해철 형은 참 바보 같고 여린 사람이었습니다."(넥스트 보컬 이현섭)
국정원 직원 '내가 네 담당이다'
고 신해철을 괴롭혔던 건 그뿐만이 아니다. 그의 외로움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0년 말께부터 올해 봄까지 그가 약 3년간 지하 음악작업실 혹은 자택에만 머문 이유다. 그가 절친한 사람들 곁을 잠시 떠났던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신해철 측근의 주장이긴 하지만 날실과 씨실처럼 엮이는, 석연치 않은 연결고리가 있다. "(이명박 정권 시기) 언젠가부터 갑자기 강연이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어요. 11년간 해온 MBC 라디오 프로그램도 잘리고, 활동이 끊겼죠.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었다고 했어요. '내가 네 담당이다'면서. 그 사람은 해철 오빠 대학 선배였다는데 자신의 신분을 노출했다는 이유로 나중에 담당자가 바뀌었단 이야기를 해철 오빠한테 들었어요. 실제 조사를 받으러 가기도 했었고, 흔히 말하는 개인사찰을 당했던 것 같아요. MBC 파업 당시 정찬형 국장이 일선으로 내려가 파업에 동참했던 상황이었죠. 아마 그때가. '쫑파티'를 하면서 셋이 밥을 먹었는데, 오빠가 말은 안 했지만 표정이 정말 뭐라 설명할 수 없었어요. '죽은 듯이 음악만 하자' 다짐하셨더라고요. 은둔생활이 시작된 거죠. 이후 휴대전화기 명의도 제 것으로 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도 일체 이용하지 않았어요. 사람을 기피했다고 해야 하나. 무서워서가 아니라 가족과 자기를 아는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했어요.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제 좀 잠잠해져서 다시 날개를 펴려했는데.." ('고스트네이션' 작가 겸 신해철 매니저 조 모 씨)
첫댓글 ㅠㅠㅠㅠ
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