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는
국가관에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에
미국의 개념미술가
부르스 나우만(Bruce Nauman·1941~ )을 선정했으며
본 전시 참여작가에게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은
독일 조각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1966~ )에게,
젊은 작가에게 수여되는 은사자상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을 출품한
스웨덴의 나탈리 뒤르버그(Nathalie Djurberg·1976~ )가 수상했다.
또한, 평생 업적부문 황금사자상은
개념미술가인 미국의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1931~ )와
오노 요코(小野洋子·1933~ )가 선정되었다.
물질로 작품을 찾기보다는 현상만이 존재한다
비엔날레는 한 시기의 미술의 양상을 펼쳐 보이는 곳이다. 한 시기의 화두와 관심이 이곳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비엔날레를 비롯한 각종 국제전이란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보여준 다고 할 수 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6.17-11.22)에선 두드러진 화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소 맥빠진 인상마저 준다. 그러나 한동안 지속되었던 매체예술 -미디어아트, 사진 등- 이 급속하게 쇠락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과격한 정치문제, 사회문제의 범람도 찾을 수 없다. 맥빠진다는 인상은 아마 이런 현상에도 원인되는 것 같다. 대신 그렇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생태, 자연, 환경 같은 문제가 전반적으로 많은 관심 속에 떠올라 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보다 근원적인 인간문제이기도 함은 결코 지나칠 수 없다. 인간을 에워싼 자연과 환경, 그것의 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파괴와 재앙이 밀물처럼 서서히 밀려오고 있음을 예감시킨다고 할까. 새삼스럽게 글로벌시대라는, 또는 지구촌시대라는 구호가 실감을 더해간다. 인간은 혼자만이 살수 없고 서로 연대되지 않으면 안되며, 자연,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지 않으면 안되며, 글로벌, 지구촌으로써 인류전체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있다는 사실을 실감시킨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하찮은 풀 한포기, 가는 들꽃 한 송이에도 관심을 쏟는 것은 그것이 바로 인간의 몸과 정신일 수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작품들은 심각한 의식의 산물이 아닌 극히 상식적인 선택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평범속에 놀라운 기적을 내장하고 있는 일상의 광휘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임을 가만히 속삭여준다고 할까. 그래서 부담감이 없으면서도 무언가를 생각게 하는 여운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시장에 온 사람들이 지나치게 어떤 구체적인 작품을 찾으려는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작품의 전면과 후면을 가로지르는 현상이 무엇인지를 보지 않고 구체적인 물질로써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문제의 작품일수록 구체적인 물질로써 드러나는 결과물이 아니라 어떤 현상일 뿐이란 점을 부단히 간과한다. 작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현상만이 존재할 뿐이다. 국가관상을 수상한 미국의 부르스 나우만은 물질로써의 작품과 미술현상 중간쯤에 위치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Bruce Nauman
"One Hundred Live and Die"
1984
Neon tubing mounted on four metal monoliths, 118 x 132 1/4 x 21 inches
"I'm surprised when the work appears beautiful, and very pleased. And I think work can be very good and very successful without being able to call it beautiful, although I'm not clear about that. The work is good when it has a certain completeness, and when it's got a certain completeness, then it's beautiful."
- Bruce Nauman

"Violins Violence Silence"
1981-1982
Neon tubing with clear glass tubing suspension frame, 60 1/2 x 66 1/2 x 6 inches
첫댓글 ~ 표현이 참 아름답다라고 말하고 싶네여..사랑니님 방끄읏 ~~**
진짜,,, 개념있네...ㅎㅎㅎ~~
미술현상만이 존재할따름이다...라는말..먼말일까..ㅎㅎ.. 미술을하자는건지..철학을 하자는건지..나원참~^^
~ 아무생각이 없다가 "미술현상만이 존재할따름이다" 사랑니님 덕분에 생각할수록 이야기가 많을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말이..개구장이유진님의 발찍한?(발랄+깜찍ㅎㅎ) 상상력을 건드렸다봅니다..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많은 우리나라젊은작가들이..열심히 그런작업을 하고있답니다..^^..그리고 각자 자기나라의 언어에 긍지를 갖고산다는건 좋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