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모, 기독교의 동양적 이해 (p.13-37)
― 다석 선생 탄생 101주기, 서거 10주기 기념 강연
김흥호金興浩 ◆ 이화여대 교육/감리교신학대 종교철학과 교수 역임
선생의 도는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좌식一坐食 일언인一言仁이다. 일좌一坐라는 것은 언제나 무릎을 굽히고 앉는 것이다. 이를 위좌危坐라고도 하고 정좌正坐라고도 한다. 일식一食은 일일일식一日一食이다. 일언一言은 남녀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일인一仁은 언제나 걸어 다니는 것이다. 선생은 댁에서 YMCA까지 20리 길을 언제나 걸어다니셨다. 선생은 우리에게 남녀 관계를 끊으라 말씀하셨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는 진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자며 희로애락을 넘어서야 진리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욕을 초월하는 데서 진리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선생은 또 일식을 권면하셨다. 식욕은 모든 욕심의 근원이다. 욕심의 근원이 식욕이요 죄의 근원이 성욕이다. 일식의 일一은 끊는다는 뜻이다. 일식으로 식욕을 끊고, 일언으로 성욕을 끊고, 일인으로 명예욕을 끊는다. 도라는 것은 욕을 끊어 버리는 것이다. 무욕이다. 욕심이 없는 상태를 무無라 한다. 무가 되어야 진리의 세계를 살 수 있다. 진리의 세계를 사는 것이 도덕이다. 선생은 현실적으로 진리의 세계를 사는 사람을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였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고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참사람이라 하였다. 참사람이 되어야 예수를 믿는다 할 수 있다. 믿을 신信 자는 말과 사람이 하나가 되었다는 뜻이다. 말을 실천하는 것이 믿음이다. 그래서 선생은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는 모든 것을 실천하였다.